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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변호사의 문화예술과 법

혼인에서의 법의 역할

재판상 이혼은 유책주의와 파탄주의로 나뉜다. 유책주의는 이혼에서 책임있는 사유를 요구한다. 반면에 파탄주의는 혼인자체의 파탄이 있으면 이를 허용한다. 한국 현행 가족법은 유책주의이다. 따라서 유책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 이는 실제 현실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정한다. 최근 유명인들의 이혼소송에서도 이 쟁점이 관건이다. 물론 이혼이 남발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파탄 난 가정에서 그대로 허우적거리도록 그 출구를 제한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 상처는 도래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갱생을 도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열악한 위치의 여성의 보호 문제는 달리 강구될 별도의 문제이디.

글 | 김승열 변호사,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6-10 09:28

▲ 혼인전 계약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이혼사유도 서로 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혼시의 각자의 재산에 권리 및 이에 따른 배분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혼인전 계약서의 유용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물론 그는 재벌이어서 더욱 더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서민의 경우는 혼인전 계약서가 의미가 없을 것인가? 당연히 의미를 가진다. 결혼전에 각자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리고 미래 여러 경우가 발생시 합리적인 이해관계조정을 미리 대비하는 의미가 있다.
최근 유명인들의 이혼소송이 화두이다. 영화감독이고 재벌 총수이다. 진행 중 이혼소송의 공통점은 간단하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권의 인정여부이다. 현행 민법상 재판상 이혼은 원칙적으로 유책주의다. 즉 이혼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이를 인정한다. 그리고 이혼의 원인제공자의 이혼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물론 민법의 해석과 관련하여서 논란이 있다.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의 해석문제이다. 일견 보기에는 파탄주의의 해석의 여지도 있다. 현행 대법원은 유책주의를 유지하여 왔다.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7대6으로 이를 유지하였다.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인용되는 경우를 제시하였다. 유책배우자뿐만이 아니라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 경우,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있는 경우, 세월의 경과로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등이다. 여전히 추상적이다. 결과의 예측이 애매하다. 그만큼 현행 이혼법 제도 하에서는 유책배우자가 이혼청구를 할 경우 그 인용가능성이 극히 낮다. 
 
혼인이 파경에 이르면 해소가 답일 수 있다. 그래야 그간의 고통을 정리하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기 떄문이다. 다만 여성계에서 이를 반대한다. 즉 여성의 열악한 사회적 지위와 적은 위자료 금액이다. 그 주장도 일리는 있다. 혼인의 지속과 종료는 각자 개인의 자기 결정권 영역이다. 국가 등이 이에 개입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 따라서 유책주의에 의한 자기 결정권의 제한은 좀 시대착오적인 면이 있다. 동성애 결혼까지 합법화되는 마당에 더욱 이를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경제적 약자인 여성에 대한 배려는 다른 측면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이혼시 상호 정리할 사항에 대하여 살펴보자. 먼저 미성년자 자녀가 있다면 양육권과 접견교섭권의 문제가 있다. 상호 적정한 선의 타협이 필요하다. 그 다음은 재산분할과 위자료이다. 특히 재산분할은 유용한 수단이 된다. 다만 유책배우자가 재산이 거의 없는 경우가 문제이다. 그렇다고 혼인을 유지한다고 달리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 국민연금 수급권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리고 역시 재산분할 대상이 되어 유용하다. 적은 위자료 금액 부분은 현행 제도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혼인 전 계약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이혼사유도 서로 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혼 시의 각자의 재산에 권리 및 이에 따른 배분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혼인 전 계약서의 유용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물론 그는 재벌이어서 더욱 더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서민의 경우는 혼인전 계약서가 의미가 없을 것인가? 당연히 의미를 가진다. 결혼 전에 각자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리고 미래 여러 경우가 발생시 합리적인 이해관계 조정을 미리 대비하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극단적으로는 이혼을 저지하는 효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적어도 결혼 전에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의미가 있어 유용하다. 혼인의 종료 시에 대한 스스로의 대책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다. 혼인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혼인의 종료에 대비한 준비와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 오히려 혼인의 종료를 생각하는 순간 혼인생활에 긴장감을 줄 수 있다. 이는 혼인의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상대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아니하고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로 요구만 하는 것은 곤란하다.
 
한국사회에서 결혼은 너무 긴장되지 않아 보인다. 이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상대방을 투명인간으로 보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이 정도면 심각하다. 차라리 혼인을 해소하고 각자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혼인을 했지만 서로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언제든지 상대방이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상대방 배우자에 대하여 좀 더 관심을 표현하게 될 것이다. 

서로가 긴장하여 상대방의 생각 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만연히 배우자로서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언제 배우자가 달아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염려를 하는 배우자는 거의 없다. 이런 현실이 사실상의 혼인 파탄을 초래한 원인일지 모른다. 그리고 파탄 상황에서 벗어나 각자의 멋지고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데에 방해가 될 것이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권의 부정도 동일선상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법원의 의도적인 보호막이 오히려 혼인의 본질을 깨뜨릴 수 있다.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곤란하다. 개인의 기본적인 자기 결정권의 영역에 국가의 개입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가 마치 보호자 행세를 하는 것 역시 자제되어야 한다. 이는 혼인이 혼인 본연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즉 당사자의 혼인메 임하는 기본 마음자세를 왜곡시킬 수 있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지속하기 위하여서는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상호 이를 게을리하여 발생한 혼인의 파탄에서 누가 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결코 쉽지 않다. 이의 판단을 법원이 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현행 유책주의는 시대착오적이다. 또한 혼인의 본질을 훼손하는 악법일 수도 있다. 물론 각자의 견해가 다를 것이다.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법원이나 국가가 다소 애매한 보호자 행세는 지양되어야 한다. 문제의 본질에 의한 해결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집단지성을 활용하여 미래의 바람직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김승열 법률큐레이터,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등록일 : 2019-06-10 09:28   |  수정일 : 2019-06-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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