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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변호사의 문화예술과 법

'김영란법'의 의미와 그 과제

여러 가지로 논란이 되어왔던 김영란법이 제정된 지 횟수로 4년을 맞이하게 됐다. 이 법이 끼친 영향은 실로 상당하다. 사회 전반에 걸쳐 접대 문화가 어느 정도 불식되고 나아가 ‘갑질’ 관행도 상당 부분 해소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이 법의 핵심 조항중의 하나인 이해관계충돌방지조항이 입법과정에서 누락되어 많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이해관계충돌방지법의 조속한 입법화가 시급한 현안과제로 남아 있다.

글 | 김승열 변호사,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4-19 09:48

▲ 김영란법은 가족들의 저녁시간을 제공해주고 일과 가족사이에서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 주었다.
 
많은 논란 끝에 2016년 5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김영란법")이 제정되어 6개월의 적응 기간을 거쳐 마침내 시행되었다. 참고로 이 법의 명칭을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청탁 등 금지법"이라는 명칭의 사용을 권하고 있는데 이는 필자가 보기에는 두가지 이유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먼저 이 법의 핵심은 '청탁 방지'라는 다소 애매한 위법행위보다는 일체의 금품수수를 금지하는 측면에 좀더 촛점이 맞추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즉 기존의 형법상 뇌물죄는 '대가관계'의 입증이 없으면 달리 형사처벌할 수가 없는 맹점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와 같은 맹점을 활용하여 많은 위법행위가 형사처벌에서 면제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굳이 이법의 명칭을 정한다면 "금품 수수 금지법"이라고 하는 것이 좀 더 이 법의 핵심에 부합하다고 본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의 이유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이 법은 탄생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 법에 대한 저항세력이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시 국민권익위원회의 김영란 위원장이 소신을 가지고 이를 추진하여 그 퇴임 후에 비로소 입법화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핵심내용은 빠지고 그 적용대상자도 너무 확대되는 등 그 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정도로 상처투성인 상태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법을 추진한 선각자적인 국민 지도자의 의지와 노력은 역사적으로 칭송되어야 한다. 실제로 미국 등의 법의 명칭도 이의 입법에 기여한 사람의 명칭으로 불리우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도 이와 같이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노력하는 선각자 들이 많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불리워 지는 "김영란법"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본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의도적으로 "김영란법"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김영란 법은 시행 초기부터 적용 대상자가 지나치게 많고 나아가 특정 조항 들의 내용이 불명확하다는 등의 이유로 위헌소송까지 제기당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시행초기에는 이 법의 실효성 있는 집행에 대하여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시행이 되자 그 영향과 반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기존의 접대 문화와 '갑질'관행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공무원 등이 민원인 등로부터 식사 대접을 받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로 여겨져 왔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접대가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불필요한 오해를 받아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문제가 생길 경우 징계부가금 등 처벌을 염려한 것이다.
 
일부는 이와 같이 사회가 맑아지는 분위기를 오히려 폄훼하기도 하였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있다는 등 다소 황당한 이유를 들면서 거부반응을 표시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김영란법 시행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가족들과 같이 하는 저녁 문화가 새로이 싹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접대 문화로부터 탈출한 직장인들이 근무시간 이외에 자기발전을 위한 여가활동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통계에 의하면 지금까지 도합 1만 4,100건의 김영란법 위반신고가 들어 왔다. 527건이 제재 절차 진행 중에 있으며 이중 181건은 위반으로 판명되어 형사처벌 내지 징계부가금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위반 신고 건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다만 신고 건수가 줄어든 이유에 대하여는 의견이 분분하다. 사회가 그간 청렴해져서 위반 신고건 수가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국민들의 관심이 적어져서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특히 시행 도중 농·수산물에 한하여 10만 원까지도 허용하는 예외조항을 둠으로써 당초의 취지가 바래진 탓인지도 알 수가 없다.
 
다만 예외조항을 설정한 이후 김영란법에 대한 관심이 과거보다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이 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본 사람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틈새를 이용하여 김영란법을 무력화하려는 나쁜 시도도 어느 정도 느껴진다.
 
사실 김영란법은 진정으로 '을을 위한 법'이다. 그간 '갑'의 일방적인 ‘갑질’과 접대문화에 젖어온 ‘을’에게 일종의 해방의 기쁨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도 있다. 과거와 같이 여전히 ‘갑질’을 하는 갑을 을이 신고하게 되면 갑이 입을 타격은 심각하다. ‘갑질’이 확인되면 갑은 직장에서 쫓겨나고 나아가 형사처벌을 받거나 징계부가금 등을 받게 될 것이다. 이제는 갑이 오히려 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사회로 반전된 것이다. 무기력하기만 하였던 을에게 이 법이 강력한 논거와 무기를 제공하여 이제는 갑과도 당당하게 논의할 수 있는 기초 토양을 만들어 준 셈이다.
 
김영란법은 건전한 사회 의식을 정립하고 나아가 모범 사회 규범을 새로이 정비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하였다. 무엇보다도 모든 업무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여 원칙적인 처리로 나아갈 법제도적 명분과 동기를 제공하였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일체의 부당한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규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로지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고자 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그리고 원칙적인 업무처리에서 오는 당당하고 떳떳한 즐거움에 새로이 눈을 띄게 만들었다. 과거 접대의 정도에 따라 업무처리 방향이나 속도 등이 달라지는 등 변칙적인 업무관행에서 오는 그 어떤 찝찝함(?)으로 부터 모두를 해방시켜 준 것이다. 
 
다만 아직도 접대와 ‘갑질’에 대한 향수(?)를 가진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남아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김영란법은 더욱 더 엄격하게 집행되어 당초 의도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되도록 더욱 더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서는 무엇보다도 이 법의 집행이 더욱 더 엄정하게 지속되어야 한다. 가능한 한 더욱 더 고삐를 조여 청렴하며 맑고 밝으며 당당한 정의 민주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하여서는 김영란법 입법 과정에서 황당하게(?) 누락된 이해관계충돌방지조항이 새로운 별도의 법으로 새로 제정되거나, 기존 김영란 법에 추가하는 등 조속한 입법화작업이 필요하다. 최근 국회의원이나 공무원 등의 공무 수행과정에서 개인 이익을 도모한 의혹 등이 불거지고 있어서 이해충돌방지법의 제정문제가 더욱 더  절실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방 법률 타이틀 12의 11장(12 USC Chapter 11: 뇌물과 이해관계충돌) 규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11장에서는 제201조부터 제227조에 걸쳐 공무원에 대한 뇌물과 이해관계충돌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이 자신의 업무를 함에 있어서 본인이나 배우자 등의 사적인 이익에 관여하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된다.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이 부과된다. 벌금액수는 위반행위 1건당 5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위반이 악의적인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다.
 
현재 공직자의 이해관계 충돌 부분은 생각보다 상당히 심각하다. 이를 근절하기 위하여서는 이해관계 충돌을 법으로 명시하여 금지하고 나아가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엄중한 형사처벌이 요구된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올 연말까지 입법을 서두르겠다고 하니 일단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 볼 일이다. 이해관계충돌방지법이야말로 부패방지법의 근간을 이루는 점에 대하여는 그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이해충돌방지법이야 말로 앞으로 한국을 선진 경제강국에 맞추어 좀더 청렴하고 평등한 사회로 인도하는 가장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상기하고 나아가 이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김영란법의 입법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이유로 누락된 이해관계충돌방지법이 차제에 보완.보충되어야만 명실공히 부패방지법 체계의 위상을 제대로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 법들이 좀 더 엄정하게 집행됨으로써 더 이상 접대문화나 ‘갑질’의 횡포가 없는 청렴하고 평등한 민주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부터 김영란법과 조만간 입법화될 이해관계충돌방지법의 입법 취지를 살려 모든 국민이 이들 법들의 보호자이면서 또한 감시자로서 적극적으로 그 역할을 다하여 청렴하고 평등함이 온 사회에 가득 정착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런 과정 등을 통하여 우리 사회는 좀 더 맑아지고 개인의 행복 역시 더불어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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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변호사,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등록일 : 2019-04-19 09:48   |  수정일 : 2019-04-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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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래  ( 2019-04-19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공감합니다. 입법 당시 면밀하게 연구하고 토의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 반석으로 삼아서 보완이 잘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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