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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변호사의 문화예술과 법

후쿠시마 수산물 WTO 항소심 승소 의미와 시사점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인근 해역의 일본 수산물 등에 대한 한국의 수입제한 조치에 대하여 일본정부가 WTO 분쟁조정기구에 제소하여 1심에서는 한국이 패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 극적인 승소를 이루게 되어 이는 한국의 식품안전기준이 전세계적으로도 모든 국가의 귀감이 되는 합리적 기준임을 만천하에 확인시켜 준 국제무역분쟁에서 가장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서 그 의미가 높다고 할 것이다

글 | 김승열 변호사,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4-16 09:36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는 국제무역 협정과 이와 관련한 무역 분쟁 해결을 주도하는 국제기구로서 1995년 1월 1일에 설립되었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총 164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필자가 과거 제네바에 출장을 갔을 때에 제네바중심가를 막 벗어나는 곳에 위치한 WTO 건물이 생각났다. 일견 보기에 외형상으로 동그런 모습이  다소 특이하였다. WTO 건물은 외곽으로 나가는 도로에 바로 접하면서 전면에 레만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차로 지나가면서 그 건물 모양이 주변의 다른 건물과는 아주 특이하여 무슨 건물인지 궁금하여 자세히 살펴보았다. 건물표지판을 보니 놀랍게도 WTO여서 크게 놀란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순간적으로 필자에게 떠오는 느낌은 제네바와 아름다운 레만 호수 사이에 위치한 WTO가  상당히 이국적으로 와 닿았다. 그리고 막연히 그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부럽게 느껴졌다. 멋진 레만호를 바라보면서 국제기구 업무에 몰두하는 자랑스러운 모습이 느껴졌다. 아름다운 레만호의 자연 풍광속에서 스위스의 깔끔하고도 청정한 문화와 환경을 가감없이 즐기는 모습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국제무역 분쟁이 발생하면 분쟁 당사국은 WTO의 분쟁조정기구(Dispute Settlement Body, DSB)에 제소할 수 있다. 제소가 되면 판정부가 구성되어 원칙적으로 1년 안에 판정을 내리게 된다. 이에 대한 불만이 있는 당사국은 법률적인 쟁점에 대하여 항소할 수 있다. 다만 항소심에서는 새로운 주장이나 증거를 추가적으로 제출하지는 못하고 단지 판정부의 법리상 오해내지 하자에 대한 법률적인 주장만 가능하다. 항소심은 원칙적으로 3개월 내에 마치도록 되어 있다. 항소심 판정단은 전체 인원이 다 합쳐 7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데 각 사건 별로 그중 3인으로 항소심판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그리고 항소심 판정단의 임기는 4년이다. 그런데 그간 수산물 위생검역사건에서  항소심에서 원심 판정이 파기된 것은 거의 처음이라고 한다. 이에 한국정부자체적으로 이의 사례분석을 통하여 향후 무역분쟁에서 참조할 수 있게 모범사례 분석자료로 이를 정리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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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가 자리잡고 있는 제네바는 매혹적인 레만호를 차경으로 하여 평온함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한국 정부는 2011년 인근 8개 현의 수산물에 대한 수입규제조치를 내렸다. 그리고 2013년에 와서는 추가 원전 유출로 좀 더 강화된 조치가 더해졌다. 세계 여러 나라 중 한국이 가장 강력한 수입규제조치였다. 이에 일본은 2015년 5월 이러한 수입규제조치에 대하여 WTO에 제소하였다. 그 주된 내용은 일본 식품에 대한 수입규제와 방사능 물질에 대한 추가 조사 및 증명성 요구가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무역규제이고 나아가 차별적 조치이자 투명한 절차규정 위반이라는 주장이었다.
 
2018년 2월 22일 일본 주장을 인용하는 원심 판정이 내려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대응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현재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기도 한다. 즉 추가 원전 유츨 등에 대한 조사용역절차가 일부 분야의 조사를 생략하자는 일본측의 요구를 받아 들여 제대로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나아가 급기야는 일본의 WTO제소 시점에 즈음하여 이마저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조사용역 중단 등이 원심판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도 한다. 어쩄든 이에 불복한 한국 정부는 항소를 제기하였고, 최근 4월 11일 원심 판정이 잘못되었다는 최종 결과가 나왔다. 식품위생관련 수입규제와 관련하여 피소국이 승소한 일은 거의 전무할 정도로 극히 드물다고 한다. 항소심에서 원심의 판정을 뒤집는 경우도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승소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판정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원심은 일본 식품이 현실적으로 방사능 허용 기준치를 넘지 않았으므로 한국의 수입규제가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일본 수산물이 한국정부가 정한 방사능 허용치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한국의 식품안전기준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라는 한국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즉 해당 지역이 방사능으로 오염되었기 때문에 식품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별도의 기준에 따른 검증과 이에 따른 관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한국주장의 논거를 받아들인 것이다. 한국정부는 이와 같이 국민의 식품안전을 위한 합리적인 기준의 당위성과 그 정당성에 대하여 항소심판정부를 집요하게 논리적으로 설득하였기 때문이다. 즉 식품의 안전기준은 단순한 정량적 기준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특수성에 따른 장재적 위험성 등과 같은 고유의 특성에 따른 정성적 기준도 함께 고려하여 식품안전기준이 설정되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합리적 기준은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국민의 식품안전에 충실한 한국의 식품안전기준이야 말로 주권국가로서 자국민의 안전을 위한 합리적인 기준이다. 나아가 이에 기초한 수입규제기준은 달리 필요 이상의 무역규제나 특정국에 대한 차별이 아니다. 정당한 주권국가로서의 식품안전만을 위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일 뿐이다. 이상의 쟁점을 항소심에서 집중적으로 주장하였고 이에 항소심에서 마침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반하여 일본은 현실적인 방사능 허용기준치 내라면 달리 문제가 없고 이 기준을 통과한 식품에 대한 수입규제는 WTO협정에 위반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즉 일본 식품의 방사능수치가 달리 문제가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수입규제는 과도한 무역규제이고 나아가 일본 식품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라는 주장으로 일관한 것이다. 즉 일본이 제시한 대안적 수입기준, 즉 현실적인 방사능 허용수치안에 있는지 여부만이 수입규제에서의 합리적인 기준으로 제시하고 이를 위반한 한국의 수입규제조치는 위법하다고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이와 같은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항소심에서는 한국정부의 식품안전에 대한 정량적. 정성적인 기준이 보다 합리적인 조치라고 본 것이다. 식품의 안전이라는 중대한 가치 앞에서 원전사고가 있었던 특정 지역의 잠재적 위험성을 충분히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한국의 입장에 대하여 깊은 공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한국이 설정한 수입규제는 과도한 무역 제한적이거나 이와 같은 의도를 숨긴 채 일본 식품을 자의적으로 ·차별적한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즉 한국의 이와 같은 식품안전에 관한 기준 설정이 전세계적으로도 공감이 가는 합리적인 조치임을 대외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참고로 WTO DSB 항소심판정은 최종적인 판정이어서 더이상 이의절차가 없다. WTO DSB 판정에 대한 집행은 조금 특이하다.  당사자 국가가 이에 따르도록 하는 방법과 절차에 있어서 일반적인 국내법에서의 판정의 집행과는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 절차를 간단히 살펴보자. 먼저 이와 같은 항소심판정에 대하여 패소 국가는 이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나 이에 따른 조치를 밝히도록 되어 있다. 이를 지체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기간을 두고 이의 수용의사나 이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도록 권고하고 만일 그 시한까지 의사나 조치의 표명이 없고 판정을 이행하지 않게 되면 상호 합의한 보상적인 차원의 무역보복조치를 강행하게 된다. 즉 승소 국가의 관세를 인하 등의 보상적 차원의 조치가 상호 합의에 의하여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WTO 분쟁조정기구에서는 판정의 이행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이의 이행여부를 감시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번 판정에서 승소한 한국정부로서는 다른 특별한 조치없이 현재 시행중인 수입규제조치를 그대로 진행하면 될 것이다. 

이번 WTO 무역 분쟁에서 한국의 승소는 그 의미가 크다. 그동안 WTO 분쟁해결기구에 한국 법률전문가가 판정부로 활동하였고 또한 무역 분쟁과 관련한 많은 전문지식과 경험 등이 축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민간 전문가가 한국정부의 통상교섭기구에 많이 영입되어 그 들의 전문성이 이번에 제대로 발휘된 결과로 보인다. 또한 한국의 경제적 위상도 나름 한몫을 하였다. 왜냐하면 한국의 식품안전기준은 그 어느 나라 보다도 엄격하였지만 이는 곧 한국의 경제수준 즉 세계 10대 강국으로서의 위상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모범적인 기준으로서의 정당성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즉 일본이 주장하는 바와는 달리 단지 현실적인 방사능 안전수치 범위만으로는 미흡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식품안전을 책임지는 주권국가로서는 단지 현실적인 방사능 안전수치기준뿐만이 아니라 지역 특성이 가지는 잠재적인 위험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는 정성적인 기준에 대하여 그 합리성을 깊이 공감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식품안전기준이 가지는 국제적 모범 기준으로서의 우월성과 그 합리성을 차제에 전세계에 널리 알린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 측에서 제시한 현실적인 방사능 노출 안전치만으로는 국민의 식품안전보장에 미흡하다는 한국정부의 의지와 노력에 대하여 항소심 판정부에서도 이의 합리성을 판정으로서 인정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무역분쟁에서의 승소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한국정부의 식품안전 기준이 가장 모범적인 조치로서 대외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한 사례로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법률직에 종사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에 이번 항소심에서의 소송전략은 탁월하였다고 보인다. 무엇보다도 식품안전이라는 국제적인 관심분야의 쟁점에서 미시적이고 지엽적인 법리논쟁보다는 좀더 거시적인 정책적인 접근을 통하여 WTO 항소심 판정부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었기 때문이다. 즉 항소심이 한국 정부의 주장을 배척하였을 경우에 스스로 부담을 느끼도록 만드는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즉 한국정부의 합리적인 식품안전 기준에 대하여 달리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즉 한국정부의 식품안전기준은 그것이 자국 국민의 안전을 위한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의무라는 점을 강조하여 이를 부당한 차별적 무역규제로 폄하하려는 일본정부측의 주장과 엄격하게 구분하여 차별하는 데 주력하였기 때문이다. 즉 한국의 식품안전 기준은 정책(Policy)적 차원에서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합리적이라는 점에 촛점을 둔 좀 더 거시적인 정책중심의 소송방향 접근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단기적이고 미시적인 법리 논쟁보다 국민 전체의 식품 안전을 위한 거시적인 방향성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다. 당장의 현실적인 방사능 안전치 수준을 넘어 해당 지역의 특수성에 따른 위험성까지를 감안한 세심하고 합리적인 국가 정책에 대하여 그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용납되어서는 아니된다는 점을 집중 공략하였기 때문이다. 국민의 불안과 걱정을 해소하고 잠재 위험성까지 면밀하게 살피면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야말로 개별국가의 본연의 기본자세이고 신성한 의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노력은 국제사회에서도 반드시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고 결코 폄하되거나 왜곡될 수 없다는 당위성과 정당성에 기초한 논리를 전개한 것이다. 이와 같이 당당한 명분과 설득력있는 논리앞에 항소심은 더이상 달리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안을 담당한 법률전문가의 지혜롭고 현명한 전략(?)에 깊은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번 WTO 항소심 승소는 한국의 젊은 법률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한국의 젊은 법률전문가가 국제기구를 포함하여 해외에 진출하여 현지에서 국내기업의 법률적인 조언과 자문에 집중할 시점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반드시 조만간 소기의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그간의 믿음과 신뢰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해외진출의 가장 가까운 국가로는 다소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일 수도 있다. 나아가 동남아. EU, 남미, 아프리카, 중동 등 매력적인 해외시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북한 역시 일종의 해외투자대상국의 하나로 정치적인 측면이 아닌 극히 이성적이고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더 넓은 글로벌시장으로 모두 진출하여야 한다. 가능하면 국제기구 등에 진출을 하여 간접적인 경험을 쌓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국내와 국제의 구분자체는 달리 특별한 의미가 없다. 어쩄든 국제시장에 필요한 기본적인 역량을 준비하고 해외진출하는 국내기업과 함께 전세계로 나아가면서 멋진 글로벌 삶을 즐길 시점으로 보인다. 이를 위하여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다양한 언어를 익히는 것이 필요하고 나아가 과감한 도전 정신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 스스로가 글로벌 삶에 대한 호기심과 설레임이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삶을 꿈꾸고 이 과정의 하나로 다양한 도전과 재미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재미가 더해 질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국내에만 한정된 삶이 아니라 글로벌 도전을 통하여 전세계에서의 멋진 삶도 즐기고 그에 따른 충분한 보상도 받는 그런 삶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나아가 마음껏 원없이 자유롭게 즐기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필자 스스로에게도 하는 혼자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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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김승열 법률큐레이터,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등록일 : 2019-04-16 09:36   |  수정일 : 2019-04-1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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