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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변호사의 문화예술과 법

특수직 형태 근로자 보호 위한 입법 필요하다

민법이나 노동조합법과는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판단함에 있어서 대법원이 "사용종속관계"에 관하여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일반 상식과 괴리가 발생할 뿐만이 아니라 특수직 형태의 근로자를 의도치 않게 법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현실적 문제점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어 이의 재정비가 시급하다.

글 | 김승열 변호사,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4-09 09:53

▲ 특수직 형태의 근로자 들을 더 이상 법의 사각지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이를 기존의 법체계에서 보호하거나 아니면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하여 보호의 실효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최근 회사의 홈페이지 개편업무를 단기간 프리랜서로 일해 온 특수직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하급심 판결이 내려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근로자는 회사 사원들과 직무, 근무장소 등이 분리되지 않았고 회사로부터 근태나 업무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휘감독을 받았기 때문에 근로자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구두 합의가 해석상 용역계약이라는 점을 들어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시한 것이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판시내용은 해당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자 했다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했다라고 판시한 부분이다. 물론 이 부분은 신문 보도자료에 기초한 내용이어서 좀더 정확한 사실관계의 확인이 필요한 점이 있다. 더 놀라운 점은 '근태나 업무에 관한 카카오톡 메시지는 단지 성실하게 업무를 해달라는 요청이지 회사가 직접적으로 업무를 지휘감독한 것으로 볼수 없다'라는 내용이다. 이 부분에 대한 법원의 해석은 다소 충격적이고 많은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의 작성의무를 사용자에게 강제하고 불이익을 주는 것은 모르나 근로자에게 강요하는 것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를 해태한 것에 대한 불이익을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더욱 더 곤란하다. 대법원은 계약서의 명칭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양자 사이에 “사용종속관계”인지 여부에 따라 근로자성이 인정여부가 결정된다고 판시하고 있어 근로계약서 작성여부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시적인 계약서의 작성여부가 문제가 된다고 하니 비현실적이고 관념적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근로자가 요구하여도 사용자가 이를 지체하거나 이를 거부할 개연성이 높다. 특히 중소기업 내지 개인기업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사용자의 협조 없이 단지 근로자의 요구에 의한 근로계약서 체결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모든 업무는 카카오톡 등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다반사이고 거의 정착되어가는 새로운 업무 지시 내지 의사소통의 방향이다. 이와 같은 현실을 도외시할 수 없다. 이 판결에 의하면 업무지시는 반드시 구태의연한 아날로그 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인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아니한 것으로 보여 실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어떻게 이와 같은 형식논리적인 접근이 가능할지 당혹스럽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을의 입장에 있는 해당 근로자가 카카오 톡상의 메시지를 업무지시가 아닌 단순한 요청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이는 현실상황에 맞지 아니한 다른 세상의 극히 형식적이고 피상적인 판결로 보여진다. 차제에 이와 같은 피상적인 형식논리에 의하여 법의 사각지대에 내몰려져(?) 있는 특수한 형태의 근로자에 대한 관련법 내지 판결 전반에 대하여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대법원의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은 명확하다. 그 계약의 명칭에 관계 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특히 종속관계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업무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는지 여부, 인사규정의 적용여부,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가 사용자에 의하여 지정되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는지 여부 등 사용자와 근로자의 경제.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조합법상으로 근로자로 보는 기준 역시 거의 유사하다. 대법원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란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 등을 받아 생활하는 자"라고 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 다 근로자 판단의 주된 요소는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여부"이다. 이러한 표현만을 보면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의 판단 기준은 거의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실에서 일부 특수직 근로자의 경우에 근로기준법상으로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로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서 다소 혼란스럽다. 대표적인 경우가 골프장 경기 보조원(캐디)과 학습지 교사 등이 그 예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와 같이 법에 따라 근로자 성을 다르게 판단하는 것에 대하여는 필자와 같은 법률직 종사자가 보기에도 헛갈린다. 그 판단 기준은 둘 다 “사용종속”관계인데 어느 법상으로는 근로자로만 인정되고 나머지 법상으로는 안되는 이유를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판단하기 쉽지 아니하다. 

예를 들어 캐디의 경우는 노무계약이 없고, 경기보조업무는 골프장측의 원래 용역업무가 아니고,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한 대가를 내장객으로부터 직접 수령한다는 점, 순번은 있으나 근로시간의 정함이 없고, 내장객의 감소로 수입 감소의 경우에도 달리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점, 골프자의 시설운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한다는 점,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아니하고, 업무 해태 시에도 순번의 불이익은 있지만 달리 징계처분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캐디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라고 대법원은 판시하였다. 

형식적인 법리상으로만 접근한다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캐디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는 아니지만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성은 인정된다고 판시하고 있으니 조금 당혹스럽다. 일반 상식에 비추어 언뜻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굳이 이해를 하자고 한다면 사용종속관계가 있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호는 받지 못하지만 골프장 시설 운용자들과 대항을 하기 위하여 노동쟁의 등은 허용한다는 일종의 정책적 타협안(?)처럼 보인다. 

그런데 법리나 논리적으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에 대한 판단기준이 “사용종속관계여부”인데 왜 이와 같이 다른 결론이 가능할까? 굳이 대법원의 입장에서 해석하자면 "사용종속관계"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은 이를 좀 더 엄격하게 해석하고 노동조합법은 사회정책상 좀 더 유연하게 판단한 것일까?  

이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민법상의 불법행위 책임에 있어서는 또 다른 접근을 하고 있어 그 궁금증을 더 높혀준다. 즉 민법상으로는 캐디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골프장 시설운영자의 사용자 책임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골프장에서의 캐디의 부주의에 대한 골프장 운영자의 사용자 책임은 그간 일관되게 인정되어 왔다. 그렇다면 캐디의 경우에 노동조합법이나 민법의 불법행위법 상으로는 근로자와 사용자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굳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인정을 하지 아니하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대법원의 이와 같이 다소 혼란스러운 법해석 때문에 현실적으로 캐디의 직업군을 어중간한 법적 지위로 내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법률직 종사자에게조차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쉽게 말하면 캐디는 근로자라고 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법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달리 보호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고 시에도 해고수당을 받지 못하고 나아가 직업적인 안정성보장이 되지 못하고 나아가 퇴직금 등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된다. 물론 근로소득세를 징구하지 않고 3.3%의 원천징수를 공제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급여가 많게 느껴지는 등 단기간에는 캐디 입장에서 불리한 것이 없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에 따라 4대 보험 등의 혜택이 없게 되는 등 여러 면에서 불이익이 결코 적지 않다. 

그리고 매년 사업 소득 신고를 게을리하게 되면 이에 따른 세금탈루의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실제로 캐디의 경우에 자신들이 매년 사업소득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와 같이 무의식적 탈세 등 위법행위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수직 근로자에 대한 별도의 특별법이 없는 상태에서 이와 같이 이들을 제도권 밖으로 내몰고 이를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 그자체이다.  

캐디와 같은 특수 형태의 근로자의 경우는 일반 근로자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골프장 시설운용자로 부터의 사용종속관계가 현실적으로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현실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개별법에 따라 근로자로 보기도 하고 또 다른 개별법상으로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는 등 너무 복잡하고 산만한 법 체계는 차제에 정비되어야 한다. 

이를 통일적으로 정비하는 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일반적 의미의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된다면 근로기준법상으로도 근로자로 인정하여 열악한 위치에 있는 특수직 근로자를 보호하여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지금과 같이 형식논리적인 판단 하에 이와 같은 특수직 근로자들을 의도하지 않게 법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앞으로 디지털화가 가속화됨으로써 평생 고용형태의 근로계약은 점차 없어질 것이다. 우버앱처럼 과거의 근로자가 이제는 사업자 형태로 그 외형을 바꾸어 동일 내지 유사한 노무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급여와 유사한 대가를 받는 형태로 급속도로 전환될 것임이 명백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내지 영세한 사업자에 대한 불공정에 대한 규제 필요성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의 판단 부분은 너무 협의로 해석되어져서는 아니될 것이다. 

가능하면 무엇보다도 특수직 형태의 근로자 내지 근로자 유사한 직업군에 대한 별도의 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잠정적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유연하게 해석하여 열악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 내지 유사근로자의 보호에 만전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향후 근로자 형태가 아닌 사업자 형태의 노무제공이 좀 더 일반화되어 가면 이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불공정이슈는 상상 이상으로 더욱 더 증가될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비하여 근로자에 준하는 사업자 형태의 새로운 성격의 노무제공에 따른 불공정성 해소 및 형평성 보장 등을 위한 법제도적 구제책을 모색하고 이를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도 시급한 당면 과제라고 할 것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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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변호사,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등록일 : 2019-04-09 09:53   |  수정일 : 2019-04-0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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