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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유치’ 추진 중 ‘직무유기’로 고발

“박원순, 사전 타당성 조사 의도적 불이행… 서울시의회는 ‘판단 자료’ 없이 ‘올림픽 유치’ 동의”(자유연대 등 6개 시민단체)

⊙ 박원순의 ‘2022년 대선 출마 발판’이 될 수도 있는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 박원순, ‘유치동의안’에서 ‘서울·평양 하계올림픽’의 ‘경제효과’ 주장… 근거는 불분명
⊙ 개·폐회식, 경기장 개·보수, 선수촌·경기 운영비만 3조8570억원으로 추정
⊙ ‘서울·평양올림픽’ 위한 사회간접자본 구축 비용과 대북 지원 규모는 추정치조차 제시 안 해
⊙ 市의회의 ‘올림픽 유치 동의안’ 관련 논의 기록은 A4용지 6장에 불과… 본회의에서는 토론 없이 가결
⊙ “남북관계 경색 시 대책 있느냐?”(시의원) 對 “그걸 막기 위해 남북·미북 관계 좋아질 것이란 희망 가져”(서울시 관광체육국장)
⊙ “사전 타당성 조사 완료 후 다시 시의회 의결 거치면 돼 법적 문제없다”(서울시 체육정책과 주무관)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2019-04-30 10:37

 
사진=뉴시스
  
‘박원순 서울시’가 2032년 하계올림픽을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개최하려고 한다. 지난 2월 11일, ‘국제종합경기대회 국내 유치 신청 도시’를 선정하는 대한체육회가 대의원총회를 열어 서울시를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신청 도시’로 정했다. 이후 박 시장은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이 ‘평화의 종착점’이 되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개최’의 저작권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2018년 4월 27일, 북한 김정은과 만나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같은 해 8월 30일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가능하다면 서울과 평양에서 올림픽을 공동개최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로부터 20일 뒤, 문 대통령은 이른바 ‘평양선언’에서 북한 김정은과 ‘남북올림픽 공동개최’에 뜻을 모았다. 당시 이들은 “남과 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 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한다(‘평양선언’ 제4조 2항)”고 밝혔다.
  
이전까지 우리 내부에선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에 대한 ‘사회적 논의’ 과정이 없었다.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고, 대규모 대북 지원이 필수적인 사업인데 공론화 과정도 없었다.
  
그렇다고 당시 북한이 예전 북한과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북한은 대남 적화 야욕을 포기하거나, 실질적인 비핵화 조처를 한 사실이 없다.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북한 인권 문제도 개선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에 합의했다.
 
당시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문 대통령 방북에 동행한 박원순 시장은 귀환 후 “서울과 평양이 공동으로 개최한다면 올림픽 정신에 가장 맞고 유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국내 유치 신청 도시 경쟁전’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서울시가 ‘국내 유치 신청 도시’로 선정됐다. 이후 박 시장의 ‘올림픽 유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최근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지난 3월 28일, 자유연대 등 6개 시민단체는 박 시장이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개최 유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무유기’를 했다면서 검찰에 고발했다.
  
형법 제122조에 따르면,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의도적으로 그 직무수행을 거부한 경우 적용되는 직무유기는 1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형을 받는다.
  
  
2021년에 ‘서울’이 개최지로 선정되면 박원순 대권가도에 ‘호재’로 작용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8월 30일, 토마스 바흐(오른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가능하다면 서울과 평양에서 올림픽을 공동개최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진=뉴시스
박원순 시장은 현재 자신의 공약에서 비롯된 ‘제로페이’와 함께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개최’를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도 같은 분위기다. 지난 3월 7일,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에 나온 ‘박원순 최측근’인 오성규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개최를) 우리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반드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개최’를 ‘서울시정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내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 시장과 서울시는 ‘올림픽 공동개최를 통한 남북교류협력 증진과 한반도 평화 정착’ 등을 내세운다. 박 시장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박원순 개인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계획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비록 지지율은 5% 안팎에 불과하지만, 박 시장이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과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해당 올림픽 개최 7년 전에 열리는 총회에서 개최 도시를 결정해왔다. 1988년 하계올림픽의 경우에도 1981년 9월, 서독 바덴바덴에서 열린 IOC 제84차 총회에서 서울시를 개최지로 선정했다. 전례대로라면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2025년에 결정되는 셈이지만, 최근 IOC 행태를 보면 이를 단정할 수 없다.
  
IOC는 2017년 총회에서 프랑스 파리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각각 2024년,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도시로 선정했다. 2028년 하계올림픽의 경우 11년 먼저 개최지를 결정한 셈이다. 이에 따르면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역시 빠르면 2021년에 판가름날 수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선거일이 2022년 3월 2일이므로 IOC가 2021년에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서울을 택한다면, 실제 기여도를 떠나 이는 서울시장 박원순의 대권 가도에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무분별한 국제대회 유치 막으려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정됐지만…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경기대회 지원에 대한 근거 법률은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이다. 해당 법률은 무분별한 국제경기대회 유치를 방지하고, 대회 지원 기준에 대한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2012년 제정됐다. 
  
2017년 3월 개정된, 현행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6조 1항은 “대회를 유치하고자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대회 개최계획서를 제출하기 전에 대회 유치 여부에 관하여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다. 동조 제3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1항 후단에 따른 지방의회의 의결 전에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하여야 한다”고 밝힌다. 다시 말하면 올림픽과 같은 국제경기대회를 유치하려는 지자체장은 ‘사전 타당성 조사(①)’를 실시하고 나서, 지방의회의 동의(②)를 받은 다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대회 개최계획서’를 제출(③)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12월 12일, 서울시의회에 ‘2032년 제35회 하계올림픽대회 서울·평양 공동개회 유치 동의안’(이하 유치동의안)을 제출했다. 박 시장은 유치동의안의 ‘제안 이유’에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6조에 따라 2032년 제35회 하계올림픽대회 서울·평양 공동개최 유치를 위해 서울특별시의회의 동의를 구하고자 한다”고 명백하게 밝혔다. 뒤이은 ‘참고사항’에는 ‘관계법령’으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6조 1항을 명기했다. 문맥상 이는 박 시장이 앞서 얘기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이 규정한 ‘절차’를 밟기 위한 목적으로 유치동의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박 시장은 “지방의회 의결 전에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한다”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6조 3항에 따라 사전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유치동의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해야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4월 11일 현재, 서울시와 관내 25개 자치구 등의 계약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울계약마당’(서울시 재무과 운영)에서는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내역을 찾을 수 없다. 서울시가 그런 용역을 진행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자유연대 등 6개 시민단체는 “국제경기대회 유치의 정책적 타당성, 경제성, 그 파급 효과 등에 대한 정량·정성 분석을 하는 데 사전 타당성 조사가 필수적인데도 피고발인 박원순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사전 타당성 조사 안 해 서울시가 ‘올림픽 유치 추진’ 결정한 근거 알 수 없어”
  
자유연대 등 고발인들은 또 “박원순 시장이 사전 타당성 조사를 이행하지 않아 서울특별시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정책적 판단과 경제성 분석을 통해 유치 추진을 결정했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박 시장은 2018년 12월 12일, 서울시의회에 유치동의안을 내면서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개최의 ‘기대 효과’를 다음과 같이 낙관적으로 제시했지만, 해당 주장의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가. 경제적 효과
-국제경기대회는 투자 및 소비 지출의 증가에 의한 국내 경기 활성화 등 직접적인 경제효과 외에도, 국가 홍보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 등의 유·무형의 간접적인 경제효과를 가져옴
  
나. 한반도 평화 및 국민 화합 도모
-올림픽 개최 과정에서 남북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하고, 전 세계에 평화 분위기 조성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 파급효과 유발〉
  
박 시장이 제출한 유치동의안에는 이처럼 올림픽 공동개최의 기대효과는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만, ‘편익/비용(B/C) 분석’처럼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한 내용은 없다. 그런 탓에 박 시장이 주장한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에 따른 직간접적 경제효과의 규모는 불분명하다. 
  
소요예산도 일부만 밝혔을 뿐이다. 박 시장은 유치동의안에서 올림픽 개최 비용의 대부분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사회간접자본 건설비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개·폐회식, 경기장 개·보수, 선수촌·경기 운영 등에 들어가는 비용만 추정해서 ‘3조8570억원(서울시 부담액 1조1571억원)’이라고 문건에 명기했다. 세금 14조원이 투입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 고속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구축에 12조원이 지출된 사실을 감안하면, 박 시장이 추정한 소요예산을 놓고 서울시의회가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해 유의미한 논의를 하는 건 어렵다.
  
이런 이유로 박 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자유연대 등 6개 시민단체는 “피고발인 박원순이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아 서울시의회가 유치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의원들은 타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실제 서울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박원순 시장이 제출한 유치동의안과 관련해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동의안을 검토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수석전문위원조차 ‘검토 보고서’에서 “남북 간 도로 및 철도 구축 등 북측의 사회 인프라(SOC) 구축 투자비를 제외하고도 총 3조8570억원 중 서울시는 1조1571억원의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되어 비용절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만 했다.
  
올림픽 유치 후 북한이 ‘변심’하면 되돌릴 방법은 있는가
  
서울시의회의 논의 내용도 이와 수준이 같다. ‘올림픽 개최의 경제성과 그 타당성에 대해 깊이 있는 토의를 했다고 표현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사회간접자본 구축, 대북 지원 금액을 빼더라도 박 시장 주장처럼 총 3조8570억원이 투입되고, 이 중 서울시가 1조1571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도 유치동의안에 대해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논의한 내용은 그 분량이 A4용지 6장(글자 크기 10포인트 기준)이 채 안 된다. 다음은 2018년 12월 19일,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서울시의원들과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 사이에 오간 주요 문답을 정리한 것이다.
  
〈박기재 위원: 기간(기반시설)적인 그런 것에 대한 예산이 산출되어 있나요?
  
주용태 관광체육국장: 산출은 되어 있는데요, 이게 워낙 추정치라서 속기록에 남기기에는 좀 그럴 것 같습니다. (중략) 저희는 인프라가 어느 정도 거의 다 갖춰졌지만, 북한 쪽에는 SOC가 굉장히 많이 투자되어야 될 것 같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저희가 산출한 이 금액보다 몇 배 이상 서울시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중략)
  
김소영 위원: 남북관계에 어떤 문제가 생기거나 이럴 때는 개최지로 결정되고 나서 들어갔던 이런 많은 비용들에 대한 것은 어떻게 다시 되돌릴 수 없잖아요. 그러면 그것에 대한 대책은 혹시 있을까요?
  
주용태 관광체육국장: (전략) 그런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겠습니다만, 오히려 그것을 막기 위해서 남북관계가 더 좋아지고 미북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다 그런 희망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중략)
  
김창원 위원장: ‘2032년 제35회 하계올림픽대회 서울·평양 공동개최 유치동의안’을 원안대로 의결하고자 하는데 위원님 여러분, 이의 없으십니까? (‘없습니다’ 하는 위원 있음.) 이의가 없다 하시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시의회 심의·의결 과정에서도 ‘경제성’은 논의되지 않아
  
2018년 12월 20일, 박원순 시장이 제출한 유치동의안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가결 다음 날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그 의결 과정에서도 경제성에 대해서는 검토 보고서에서 지적된 것처럼 ‘비용 절감 방안 모색’만 언급됐을 뿐이다.
  
당시 본회의 표결 전 심사보고에 나선 노승재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평양선언’ 등의 국제법적 효력 부재 ▲정치적 민감성 ▲서울시의 재정적 부담 등 우려를 언급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원안 가결’을 촉구했다.
  
그는 “한반도가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고, 교류를 통해 평화 담론 구축이 가능하므로 대승적 견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심사한 바와 같이 가결하여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이 “2032년 제35회 하계올림픽대회 서울·평양 공동개최 유치동의안을 의결하고자 하는데 의원 여러분, 이의 없습니까?(‘없습니다’ 하는 의원 있음.) 이의가 없으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상의 과정을 정리하면, 박 시장은 서울시의회에 유치동의안을 내기 전에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에 관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았다.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유치동의안에 구체적인 ‘경제성 분석’을 담지 않았다.
  
서울시의회는 항목별 소요예산 내역과 그 경제적 타당성에 대해 논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개최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동의했다.
  
서울시, “시의회가 의결한 유치동의안은 대한체육회 제출용”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8년 12월 12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2032년 제35회 하계올림픽대회 서울·평양 공동개회 유치 동의안’에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6조에 따라 2032년 제35회 하계올림픽대회 서울·평양 공동개최 유치를 위해 서울특별시의회의 동의를 구하고자 한다”고 ‘제안 이유’를 명백하게 밝혔다. 자료=서울시의회
이런 이유로 자유연대 등 6개 시민단체는 “박원순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의도적으로 방기하였으므로 그 법적 책임을 묻고자 형사고발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박원순 시장은 실제로 직무를 유기한 것일까. 이 같은 ‘위법 논란’에 대해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담당하는 서울시 체육정책과 관계자는 《월간조선》과의 문답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해당 관계자는 박 시장이 지난해 12월 12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유치동의안은 대한체육회로부터 ‘국내 유치 신청 도시’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에 따라 ‘유치 여부에 대한 시의회 의결’을 구한 게 아니란 게 입장인 셈이다.
  
그는 지금부터 사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그 조사 결과를 첨부해 시의회의 유치 동의를 받은 다음, 문화체육관광부에 ‘개최계획서’를 내면 된다고 했다. 다음은 이와 관련해서 35분가량 서울시 관계자와 나눈 문답을 정리한 것이다.
  
―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6조 3항에 따라서 시의회에 유치 여부에 대한 의결을 구하기 전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하는 전문기관에 대회 개최에 관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의뢰하여 그 결과를 첨부해야 했는데, 그 과정이 없었죠.
  
“지금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제까지 한 거는 대한체육회가 국내 유치 희망 도시를 선정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었고요.”
  
― 사전 타당성 조사 없이 서울시가 유치동의안을 제출했고, 서울시의회는 그걸 가결했지 않습니까.
  
“아, 대한체육회에 제출하는 데 대한 동의를 (시의회로부터) 받은 거죠. 대한체육회에 반드시 유치 관련 회의록을 제출하게끔 돼 있어서, 의회에 이 동의안을 낸 거죠. 지금 문체부 승인을 받으려고 타당성 조사를 하는 중입니다. 공고를 하고 있고, 그 타당성 조사를 하고 나서 시의회 의결을 받은 다음, 문체부에 제출하는 걸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거죠.”
  
― 박원순 서울시장은 유치동의안의 ‘제안 이유’에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6조에 따라 유치를 위해 동의를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고, ‘관계법령’이라면서 해당 법률 제6조 1항(유치 여부에 대한 지방의회 의결)을 유치동의안에 명기했습니다.
  
“저희는….”
  
― 이게 유치동의안이잖아요.
  
“예.”
  
이미 ‘유치 동의’를 받았는데 추후 다시 ‘시의회 동의’ 구하겠다는 서울시
  
― 이미 시의회에서 유치동의안을 가결했는데, 문체부에 개최계획서를 제출하기 전에 또 유치 동의를 받겠다는 겁니까.
  
“당연하죠. 이거(유치동의안)는 지금 문체부에 제출하기 위한 게 아니었고요.”
  
― 박원순 시장이 2018년 12월 12일에 제출한 유치동의안과 시의회 의결은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6조에 따른 절차가 아니었다는 말입니까.
  
“현재로서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서 진행된 거고, 종국에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6조에 따라 또 한 번의 의결이 있고….”
  
― 올림픽 공동 유치·개최를 위해 동의를 구한다고 해서 제출했고, 시의회 의결까지 받았지 않습니까? 유치 여부에 대한 시의회 의결을 거쳤는데, 나중에 동의를 구하겠다는 건 뭡니까.
  
“…”
  
― 나중에 어떤 내용을 가지고 시의회 동의를 구하겠다는 거죠.
  
“지금 저희가 동의를 구할 때는 대회 유치의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하는 전문 기관의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를 첨부할 거잖아요? 그럼 대회 유치에 대한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야죠.”
  
― 대회 유치 여부에 대한 시의회 의결을 거쳤다는 건 인정합니까.
  
“아니요, 저희는 그 국내 유치에 관한 규정에 따라서 한 거고요.”
  
― 서울시가 시의회에 유치동의안을 제출했기 때문에 시의회 상임위나 본회의에서 논의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저희가 그것을 문체부에 제출한 게 아니잖아요.”
  
― 이미 대회 유치 여부에 관한 시의회의 의결은 끝난 거죠.
  
“유치를 할 거냐에 대한 동의를 받은 거죠.”
  
― 그럼 다음에 유치 여부에 대한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는 거죠.
  
“왜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어요? 타당성 조사 결과를 첨부해서 의결을 거쳐야 한다면, 또 받아야죠. 아직 법적 절차가 끝난 게 아니거든요.”
  
― 유치동의안에 있는 소요 예산은 어떻게 추정한 겁니까.
  
“내부적으로 우리가 이제 용역을 진행했죠.”
  
― 용역을 주었습니까.
  
“…”
  
― 용역을 진행했습니까.
  
“그렇죠. 일부 용역을 진행했습니다.”
  
― 일부 용역이요.
  
“예.”
  
― 언제 실시했습니까.
  
“이 기간에 됐죠.”
  
― 그게 언제입니까.
  
“작년….”
  
― 용역명이 뭡니까.
  
“일단 용역 제목은 기본계획서 작성을 위한 용역이었고요, 정확하게 날짜는 확인해봐야 할 거 같아요. 일단 성함하고 연락처를 다시 한 번 알려주시겠어요?”
  
― 용역명이라도 알려주셔야죠.
  
“확인하고 알려드린다고요, 정확하게….”
  
― 제가 알아볼 테니까 핵심 단어라도 말해주십시오.
  
“하계올림픽 기본계획서 용역인데요, 이거는 서울시에서 검색이 안 될 겁니다.”
  
사전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현재 ‘공고 중’
  
앞의 서울시 체육정책과 관계자는 작년에 서울시가 진행했다고 주장한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관련 기본계획 수립 용역 계약의 상세내역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에게 회신을 촉구하는 메모까지 남겼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예상한 결과였다. ‘서울계약마당’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는 ‘하계올림픽 기본계획 수립’이란 용역 관련 계약을 체결한 일이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해당 관계자의 “서울계약마당에서 확인할 수 없는 계약 내역이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현행 관계법령 규정과 서울시 재무과 측의 설명에 따르면 그렇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 제43조 1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입찰, 계약, 계약 이행과 관련된 사항을 공개해야 한다. 만일 서울시가 지난해 4/4분기에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면, 서울계약마당에서 관련 정보를 살필 수 있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계약 내역 자체가 없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재무과 관계자는 “2032년 하계올림픽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계약마당에서 확인할 수 없다. 이 용역은 현재 ‘공고 중’이며, 오는 4월16일자로 ‘제안서 접수 마감’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 ‘나라장터’ 검색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의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지난 3월 11일에 최초 입찰, 같은 달 14일에 재입찰에 부쳤지만 유찰됐다. 현재는 앞선 서울시 재무과 관계자의 설명처럼 ‘4월 16일 17시 입찰 마감’ 조건으로 다시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
  
요약하면, 앞의 서울시 체육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계약 체결조차 안 된 용역의 ‘결과’를 박 시장이 지난해 12월 12일에 내놓은 유치동의안에서 제시한 ‘소요예산 근거’라고 주장했다는 얘기가 된다. 
  
참고로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유치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도 지난 3월 11일에 최초 공고됐고, 같은 달 22일에 재공고 입찰에 나섰지만 유찰됐다. 이럴 경우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6조 1항에 따라 박원순 시장이나 서울시 계약 담당자는 적법하게 임의로 적당한 상대자를 선정하여 체결하는 ‘수의계약’으로 해당 용역들을 진행할 수 있다. 
  
문체부ㆍ기재부가 ‘文 관심사’ 서울·평양 올림픽에 엄격한 기준 적용할 수 있을까
  
앞서 밝힌 ‘절차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는 대목은 ‘국민적 공감대’ 없이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서울시가 서울·평양 올림픽을 추진하더라도 이를 견제할 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올림픽 유치 업무를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제체육과 관계자에 따르면, 국제경기대회 유치는 전적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권한이다.
  
그 유치 절차는 이렇다. 지자체가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를 포함한 개최계획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유치심사위원회를 구성해서 개최계획서의 타당성을 심사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심사 과정을 통과한 개최계획서에 대해 예산 편성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국제행사 유치 심사에 관한 규정’에 따라 다시 심사한다. 이런 과정을 감안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합의한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계획을 문재인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나 기획재정부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심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등록일 : 2019-04-30 10:37   |  수정일 : 2019-04-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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