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YTN 사이언스 캡처

최근 발간된 산업연구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될 전망인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주요 반도체 기업의 투자 계획 등을 종합하면, 대략 2025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2021년에 TSMC의 미국 반도체 생산공장이 착공돼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고, 주요국과 기업들이 발표한 투자 계획도 순조롭게 이어질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에서 반도체 생산이 늘어나면 반도체 수요 기업은 대만,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자연스럽게 재편되고 다각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면, 메모리 반도체의 경쟁 우위 유지 등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위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승한다. 현재 주요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은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전망이지만, 파운드리가 공급 과잉이 되면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파운드리 설립 붐은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단가 경쟁이 심화하고 메모리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것도 예상이 가능하다.

메모리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와는 달리 대량 생산을 통해 단가를 낮추는 것도 경쟁력의 원천 중 하나인데, 파운드리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메모리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면 우리 기업의 경쟁 우위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주요국의 반도체 제조 기반 강화 움직임뿐만 아니라 자연재해, 전쟁 등 예기치 못한 불확실성 요인들도 반도체 생산 기업의 입지 선택 및 공급망 재편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메모리 반도체를 대체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없어, 각국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된 이후에는 애매모호한 중립 유지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왜냐하면 미국은 다수의 반도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자국 기술 통제로 외국의 반도체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미국의 반도체 동맹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는 최악의 경우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의 탈(脫)중국화로 재편되는 생산기지가 대체 수요를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중 분쟁이 극적으로 해소된다면 또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므로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 신중하게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현재 강점인 반도체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시스템 반도체 역량을 확보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이후 중심국이 되기 위해서는 2021년 K-반도체 전략에서 제시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통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여기에는 기업의 과감한 혁신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해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서, 자금 혹은 세제 지원이 경쟁국에 비해 뒤처지지 않도록 관련 정책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