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 전경.

지난달 조합장 및 대부분 임원들의 해임에 따라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오는 3월 임원 보선(補選)을 예고하며 새 시작을 알렸다. 조합 측은 곧 임원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모집 공고를 내걸 예정이다.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과 업계에서는 조합 임원 선출로 재건축 사업이 다시 순항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조합장 선거에는 앞서 부당 해임을 주장하고 있는 전(前) 조합장 및 일부 임원들도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앞서 조합원들은 △불투명한 임원 선출 과정 △특정 시공사와 유착 △독단적 조합 운영 △과다한 비용 지출 등을 주장하며 조합 임원 해임총회를 열었다. 총회에서 조합장, 감사 2인, 이사 8명이 해임됐고, 이들의 직무정지 안건도 통과됐다.

총회 직후 해임 임원들은 해임총회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총회 자료에 대한 증거보전신청, 총회효력정지가처분, 총회무효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로 인해 조합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기존 임원과 해임을 주장하는 세력 간 갈등이 길어지면 사업이 지연되고, 이에 따라 분담금 등 조합원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 등 크고 작은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작년 10월 공고를 통해 개시(開始)된 ‘시공자 선정 입찰’은 집행부 해임총회와 무관하게, 현재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 하에서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시공사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찰 마감일인 지난달 24일 나란히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입찰 후 양사(兩社)는 자사(自社)의 사업 조건 홍보에 주력하는 한편, 경쟁사의 설계 불법 도용, 관계 법령 위반, 입찰 지침 위반 의혹을 제기하는 등 시공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편 해임된 기존 임원진들은 조합원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과 관련, 《정경조선》에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전하며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밝혀져 ‘해임 무효 소송’이 인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조합장 김모씨는 10일 오후 《정경조선》과의 통화에서 “법적 판결이 완료되기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것만 판결 나면 (현 대행체제의 재건축 추진 사항들을) 순응할 건 순응하고, 나중에 저쪽(대행 체제)에서 문제가 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 사람들은 명분이 없지 않나. (해임 과정이) 잘못된 거니까”라며 “(시공사 선정 과정이 대행 체제에서 이뤄져도) 절차상 문제는 없지만, 일단은 두고 보면서 판결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집행부 임원이었던 오모씨는 11일 오후 《정경조선》과의 통화에서 “해발위(해임 발의 추진 위원회) 측이 기존 조합 임원진들 선출한 게 ‘부정 선거’라고 해서 계속 공격을 해왔다. 그런데 두 번이나 소송을 했음에도 (혐의가 없어) 다 각하가 됐다”며 “법원에서는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거다. 결론적으로는 자기네가 임원진으로 들어가려고 공격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발위가 진행해온 일련의 모든 과정에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 해임 추진에 있어서 서명 결의도 불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해임 무효 소송 관련) 재판 심리가 곧 열리는데 조속히 인용 판결이 날 것이다. 기존 조합 임원들이 복권(復權)이 되면 모든 절차는 다 제대로 된다”며 “그래서 3월 출마를 특별히 준비하진 않는다. 법적 판결이 나면 임원들이 다시 제자리로 복귀하는 것인데 무슨 출마인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조합에 복귀할 경우, 이전 체제에서 이뤄졌던 결정들 중에서 정당한 일은 수용해야겠지만, 정당하지 않은 일들은 다 무효화시킬 것”이라며 “요즘 주민들이 너무 시공사에 휘둘리던데, 이제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조합을 제대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일부 조합원은 해임된 집행부가 특정 건설사와 연결돼 있어 해당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전임 집행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안양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평로 333(관양동) 일대 6만2557㎡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2층 공동주택 15개 동 1305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조합은 내달 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이어 3월 새 조합 임원을 선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