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뉴스1

카카오에 ‘혹독한 겨울’이 닥쳤다. 작년 11월 3일 처음으로 그룹 통합시가총액 100조 원 시대를 고하며 ‘뜨거운 겨울’을 예고했지만 불과 2개월 만에 100조 원대가 붕괴됐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증권사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악재의 서막이었다. 이어 계열 상장사 경영진의 이른바 ‘먹튀 논란’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그룹 통합시총은 93조8674억 원으로 마감됐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4일 기준, 그룹 통합시총 113조8228억 원보다 17.53% 감소한 수치다. 

카카오는 작년 11월 3일에 처음으로 그룹 통합시총 100조 원 시대를 열면서 시총 기준으로 ‘5대 그룹’ 반열에 오른 바 있다. 특히 기존 4대 그룹이 삼성, SK, 현대차, LG 등 재벌가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카카오는 창업기업에서 시작해 시총 100조 원 시대를 열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주가 하락이 가팔라지면서 2개월 만인 이날 시총 10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카카오는 전날보다 3.4% 하락한 9만6600원으로 마감했다. 작년 4월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종가 기준 10만 원이 붕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총은 43조745억 원으로 내려갔다. 삼성증권은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한 1774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15.6% 밑돌 것이라고 내다보며, 목표 주가를 18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11.1%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도 7.09% 급락했고 카카오페이는 3.26% 떨어졌다. 시총은 각각 24조2806억 원과 19조5846억 원으로 줄었다. 약보합(-0.13%)로 마감한 카카오게임즈 시총도 5조7417억 원에 그쳤다.  

정부의 규제 리스크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상장 자회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 성향이 강화되면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양당 대선후보들도 ‘빅테크’에 대한 규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최근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를 통한 주식 매도로 경영 책임을 버린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 논란을 빚고 있다. 카카오페이를 성공적으로 상장시키면서 경영 역량을 인정받아 카카오의 신임 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대표는 자회사와의 이해관계 상충 등을 이유로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도했다고 해명했지만, 금융시장에선 류 대표뿐 아니라 경영진이 일제히 주식을 매도하면서 ‘신뢰’를 저버렸다고 보고 있다. 류 대표 이날 카카오 대표에서 자진 사퇴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을 발표한데 이어 여당 대선 후보 역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최소 대선까지 카카오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카카오 역시 국내 규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해외 신사업 투자를 늘리고 있어 규제 이슈가 전환되기 전까지 대폭적인 이익 성장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