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무역협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면서 내년에는 미국 중심의 동맹국 간 공급망 재편, 이른바 '깐부쇼어링(Friendshoring)'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하 연구원)은 24일 '오징어 게임으로 풀어본 2022 통상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내년에 주목해야할 통상이슈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편가르기 본격화 ▲미중의 '관리된 전략경쟁' 장기화 ▲자국내 조치의 일방적인 초국경적 적용 확대 ▲호주-중국의 무역갈등으로 본 상호의존 시대의 무역분쟁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둘러싼 통상갈등 증폭 등 5가지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코로나 팬데믹 발생, 미중 패권경쟁 지속, 기상이변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자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국가와 기업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며 "주요국들은 각자도생의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은 동맹국 위주로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깐부쇼어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인도태평양 경제협력체제 구상을 언급했고, 최근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내년 초에 협력체 구성을 위한 공식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경제협력체제의 핵심 의제는 기술패권과 관련된 디지털 신기술 표준 및 관련 규범 제정,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은 각각 내년 가을 중간선거와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통상갈등 국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되, 남용하지는 않는 '관리된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미중경쟁은 기술경쟁, 핵심물자 공급망 재편, 동맹국 동원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 등 한층 복합적인 전략경쟁의 양상으로 장기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간 경쟁이 지속되면서 다자무역체제가 약화되자 개별 국가가 자국의 법률과 조치를 일방적으로 타국에 적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미국의 통상법 301조, 수출통제규정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포함해 환경, 디지털 등 새로운 통상분야에서 자국법의 일방주의적 시행이 국가 간 정책 충돌과 통상 마찰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는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입법안 공개 이후, 많은 국가들이 탄소국경조정세, 탄소세, 기후클럽,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 탄소 글로벌 협정 추진 등 환경과 무역이 연계된 다양한 정책의 논의를 본격화했다"며 "무역을 저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방향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아울러 최근 호주-중국 간 무역갈등 사례를 분석하고 "미-중의 편가르기가 심화되면서 중국 경제제재의 빈도가 높아지고 대상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며 "미국의 편에서 총대를 멘 호주가 중국의 보복에 맞닥뜨렸듯, 반중 국가연합이 확대될 경우 중국을 둘러싼 통상분쟁 역시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천일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중 패권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가별 공급망 안정화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이 난립하면서 통상갈등과 분쟁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무역협회는 우리 기업들이 국제정치, 공급망, 환경, 인권 등 다양한 이슈가 맞물려 돌아가는 복잡한 통상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