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 캡처

영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과거 바이킹을 비롯한 외세의 침략에 얼마나 철저하게 농락당했는지 알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왕이나 왕비를 파견하는 건 다반사였다. 수백 년간 로마의 지배를 받았고, 프랑스의 눈치를 봤던 영국이었다. 그랬던 영국이 근대에 들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다. 주변국에 그렇게 당했던 영국이 어떻게 국제 사회에서 우뚝 설 수 있게 됐을까? 

나는 영국이 국제 사회에서 우뚝 설 수 있게 된 계기는 '교육의 힘'이라고 단언한다.  

1096년에 개교해 올해 926년을 맞이한 옥스퍼드대와 1231년에 개교해 올해 813년을 맞이한 케임브리지대는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의 초일류 명문대학이다. 미국에 아이비리그가 있다면, 영국에는 러셀그룹이 있다.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를 포함, 런던정경대, 임페리얼칼리지, 워릭대, 버밍엄대 등 1994년 17개 주요 명문대가 모여 결성한 기관이다. 2022년 세계대학순위 30위권에 들어가 있는 대학 중 6개 영국 대학이 러셀그룹 소속이다.  

우리나라 교육부 영어 명칭이 Ministry of Education(MOE)이다. 영국 교육부 영어 명칭은 Department for Education(DFE)이다. 둘 다 교육부인데, 우리나라는 전치사 of를 썼고, 영국은 전치사 for를 썼다. 영국은 Ministry of Defence(국방부), Ministry of Justice(법무부)를 제외한 부처는 Department를 사용하며 대부분 전치사 for를 사용한다. Department for Education(교육부), Department for Transport(교통부)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대한민국 중앙행정조직 영어 명칭은 전부 전치사 of를 사용한다. 교육부 이외에도 Ministry of National Defence(국방부), Ministry of Justice(법무부), Ministry of Science and ICT(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 부처에 전치사 of를 쓰든지 for를 쓰든지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뉘앙스에서 미묘한 차이가 느껴진다. Ministry for Education으로 쓰면 느낌이 온다. 교육을 위한 조직. 조직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는 얘기다. 

영국 교육부는 2010년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Department for Children, Schools and Families(아동, 학교 및 가족부)에서 Department for Education(교육부)으로 명칭변경을 전격 단행했다. 다소 느슨해진 교육을 다잡고 교육에 초점을 맞춰 17개 교육부 산하 기관과 기구에서 유아교육, 초중등교육, 평생교육과 가족 관련 정부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한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교육부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영국을 보면 교육은 천년지대계다. 영국 교육부의 기원은 영국 추밀원, 즉 영국 군주의 자문 기관에서부터 내려온다. 교육부를 없애자는 건 한 나라의 교육 컨트롤 타워를 없애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서양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1차 산업혁명이 있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도 있는 것이다. 

단순히 교육부를 없앨 것이 아니라, 교육부가 진짜 우리나라 ‘교육’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