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7)   
形 言
* 모양 형(彡-7, 6급)
* 말씀 언(言-7, 6급)


‘그때의 벅찬 감정은 형언조차 하기 어려웠다’의 ‘형언’을 읽을 줄 안다고 뜻을 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해야 발전이 있다. 먼저 ‘形言’이라 쓴 다음에 한 글자씩 차근차근 풀어보자.

形자는 ‘모양’(a shape)이란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으로, 彡(터럭 삼)이 의미 요소로 쓰였다. 다만, 이 경우의 彡은 ‘터럭’이 아니라 ‘장식용 무늬’를 일컫는다. 왼쪽의 것이 발음 요소임은 刑(형벌 형)과 邢(나라 이름 형)도 마찬가지다. 후에 ‘나타내다’(show) ‘상태’(an aspect)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言자는 ‘말’(speech)을 뜻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으로, 최초 자형은 혀가 입(口) 밖으로 길게 튀어나온 모습을 하고 있다. 이 글자는 ‘길고도 세차게 잘하는 말’을 뜻하는 長廣舌(장광설)이란 단어를 연상시킨다.

形言은 ‘형용(形容)하여 말함[言]’을 뜻한다. 대선을 앞두고 말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예가 비일비재하다. 말을 조심해야 함을 16세기 중국 저명 소설가는 는 이렇게 갈파했다.

“입은 화근이 드나드는 문이고,
혀는 육신을 동강내는 칼이다.”
口是禍之門, 구시화지문
舌是斬身刀. 설시참신도
- 馮夢龍(1574-1646).

(1288)   
急 速
* 급할 급(心-9, 6급)
* 빠를 속(辶-11, 6급)


‘선거 관계 재판은 급속을 요한다’의 ‘급속’이란 한글 표기 한자어는 수박 같다. 겉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표의문자로 ‘急速’이라 써서 속을 파헤쳐 봐야 그 뜻이 손에 잡힐 듯 명확해진다.

急자가 원래는 ‘及 + 心’의 구조였는데, 약 2000년 전에 지금의 모양으로 변화되어 본래의 구조를 알기 힘들게 됐다. 급할 때는 마음부터 두근거리기 때문인지 ‘마음 심’(心)이 의미 요소로 쓰였고, 나머지 즉 及(미칠 급)은 발음 요소다. ‘급하다’(impatient) ‘급히’(immediately) 등으로도 쓰인다.

速자는 길을 가는 것이 ‘빠름’(quick)을 뜻하는 것이었으니, ‘길갈 착’(辶=辵)이 의미 요소로 쓰였고, 束(묶을 속)은 발음 요소다. ‘빨리’(quickly)라는 부사적 의미로도 많이 쓰인다.

急速은 ‘몹시 급(急)하고 빠름[速]’을 이른다. 이렇듯 낱낱 한자의 뜻을 알면 낱말 뜻은 식은 죽 먹기요, 땅 짚고 헤엄치기다. 그런데 세월의 급속함은 찬탄하기보다 한탄하는 이가 많았다. 일찍이 도연명이 지은 ‘음주’(飮酒)란 제목의 시 세 수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다.

“남은 삶이 이제 얼마나 되랴,
번개인 듯 번쩍 흘러가겠구나!”
一生復能幾, 일생부능기
倏如流電驚. 숙여류전경
- 陶淵明(365-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