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7)   
使 命
* 부릴 사(人-8, 6급)
* 명할 명(口-8, 7급)


일반 국어사전에서 ‘맡겨진 임무’라 정의한 ‘사명’은? ➊社命, ➋社名, ➌師命, ➍使命. 답은 ➍번. 오늘은 ‘使命’의 속뜻을 속 시원히 알아보자.

使(사)․事(사)․吏(리), 이 세 글자가 갑골문시기(14c-11c BC)에는 모두 같은 글자였으며, 붓을 들고 하는 일, 즉 ‘사무’(clerical work)와 관련이 있다. 후에 使자는 주로 ‘부리다’(employ) ‘심부름하다’(go on an errand) ‘하여금’(let) 등의 뜻을 나타내는 데 쓰였다.

命자는 무릎을 꿇고 앉은 사람[卩]에게 입[口]으로 큰 소리를 내며 명령을 하는 모습을 통하여 ‘명령하다’(order)는 뜻을 나타낸 것이었다. ‘운명’(destiny) ‘목숨’(life)이란 뜻도 따로 글자를 만들지 않고 이것으로 나타냈다.

使命은 ‘사신(使臣)으로서 받은 명령(命令)’이 속뜻인데, ‘맡겨진 임무’를 통칭하기도 한다. 고등학생 때 이야기다. 아침에 스스로 벌떡 일어나면 되는데, “일어나라!”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떨어져야 일어나곤 했다. “Control your destiny, or someone else will”이란 영국 속담을 일찍이 알았더라면 그런 일이 없었을 텐데... 이런 경우 중국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명령을 들어라!
그렇지 않으면
남의 명령을 들을 것이다.”
聽命于己 청명우기
否則 부즉
聽命于人 청명우인

(1278)  
共 同
* 함께 공(八-6, 7급)
* 같을 동(口-6, 7급)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여러 단체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에서...’의 ‘공동’은? ➊公同, ➋共同, ➌空同, ➍共動. 답이 되는 ‘共同’에 대해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이해보자. 올해 수능 국어가 특히 어려웠던 것은 지문에 한자어가 많이 등장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소에 한자어 속뜻 풀이를 많이 해 두면 ‘불’수능이 ‘물’수능 된다.

共자는 漢(한) 나라 때 자형이 크게 변모됨에 따라 두 손으로 ‘받들다’(hold up)라는 본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되었다. 후에 ‘함께’(together)라는 의미로 쓰이는 예가 많아지자, ‘받들다’는 의미를 위하여 다시 ‘손 수’(手=扌)를 첨가한 拱(공)자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同자는 ‘모두 범’(凡)과 ‘입 구’(口)가 합쳐진 것으로, ‘여럿이 회합(會合)하다’(gather)가 본뜻이다. 대개는 같은 사람들이 함께 모이기에 십상이었기에 ‘같다’(same) 또는 ‘함께’(together)라는 뜻도 이 글자로 나타냈다.

共同(공:동)은 ‘두 사람 이상이 함께[共] 같이함[同]’이 속뜻이기에 ‘두 사람 이상이 동등한 자격으로 결합함’을 이르기도 한다. 어린이들에게 용돈보다 더 값진 선물은 뭘까? 다음 명언을 보면 답을 찾아낼 수 있을 듯!

“자식에게 금덩이를 주는 것이,
책 한 권 사주는 것만 못하다.”
遺子黃金滿籯 유자황금만영
不如一經 불여일경
- ‘漢書’ 韋賢傳

(1279)   
區 間
* 나눌 구(匸-11, 6급)
* 사이 간(門-12, 7급)


‘마라톤 선수는 42.195km의 구간을 달려야 한다’의 ‘구간’을 읽을 줄 안다고 뜻을 아는 것은 아니다. 속에 담긴 뜻을 알자면 ‘區間’이라 쓴 다음에 차근차근 속속들이 풀이해봐야 한다. 한글로 쓰인 한자어는 수박 같아서 겉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區자 안에 있는 세 개의 口는 器(그릇 기)의 것과 같이 질그릇을 가리키며, 匸(혜)는 ‘간직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區는 일정한 곳에 잘 간직해둔 ‘질그릇’(pottery ware)이 본뜻인데, 후에 이것이 ‘나누다’(divide into)는 뜻으로 쓰이는 예가 많아지자 본뜻은 甌(사발 구)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間자는 閒(간/한)의 속자였다. 閒은 밤에 대문짝(門) 틈으로 비치는 달(月)빛을 본뜬 것이니, ‘틈’(an opening)이 본뜻이다. 후에 閒(한)은 주로 ‘틈’ ‘짬’을 가리키는 것으로, 間(간)은 ‘사이’를 뜻하는 것으로 각각 분리 독립되었다.

區間은 ‘일정 거리로 나뉜[區] 곳의 사이[間]’를 이른다. 삶의 구간은 얼마나 될까? 중국 당나라 때 27세에 요절하였지만 ‘등왕각서’(滕王閣序)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긴 시인 왕발(650-676)은 이런 말을 남겼다.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한들,
눈 깜짝할 사이로세!”
人之百年 인지백년
猶如一瞬 유여일순
- 王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