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陵 蔑
*깔볼 릉(阜-10, 3급)
*업신여길 멸(艸-15, 2급)

‘태임이의 야멸 찰 정도의 능멸에도 산식이는 그다지 노여운 기색 없이 자초지종을 얘기했다’(박완서, ‘미망’)의 ‘능멸’의 속뜻을 한글로는 분석이 불가능하니 ‘陵蔑’이라 쓴 다음에 하나하나 뜯어보자.

陵자는 큰 흙산, 즉 ‘언덕’(a hill)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언덕 부’(阝=阜)가 의미 요소로 쓰였다. 夌(언덕 릉)은 발음과 의미를 겸하는 요소다. 큰 ‘무덤’(a grave; a tomb), ‘깔보다’(despise; slight) 등으로도 쓰인다. ‘깔보다’는 뜻은 凌자로 쓰기도 한다.

蔑자는 ‘풀 초’(艸)가 의미 요소로 쓰였다. ‘艹 + 罒’은 눈썹이 치켜 올라가도록 부릅뜬 눈 모양이 잘못 바뀐 것이다. 戍(지킬 수)는 도끼나 창 같은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즉 무기를 들고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모습을 통하여 ‘업신여기다’(despise; slight)는 뜻을 나타냈다.

陵蔑(=凌蔑)은 ‘깔보며[陵] 업신여김[蔑]’을 이른다. 당나라 시인으로 가장 유명한 이태백(701-762)이 남긴 명언이 많다. 그 가운데 하나를 소개해본다.

“맨손으로는 장사가 될 수 없고,
가난하면 남들이 업신여긴다.”
空手無壯士,
窮居使人低 - 李白.

▶[첨언]
한글 전용으로 표기된 한자어는
수박과 같아서 겉으로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