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최근 영국 사우샘프턴대학병원 등 국제 연구팀이 사람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행동경제학 관점으로 소비자 심리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에서 대형 마트 매장의 어느 위치에, 어떤 식료품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달라지는 사실을 확인했다.
행동경제학이란 인간의 경제활동을 사회적·심리적으로 해석하는 학문이다. 보통 경제학에서 인간은 손익(損益)을 정교하게 따지는 체계적인 사고를 통해 합리적 결정을 한다고 본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에서는 순간의 감정적 기복과 상황의 자극적 변화에 따라 때로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여긴다. '부자들의 독특한 투자 방식' '군중심리에 의한 소비 패턴' '충동 구매' 등이 이에 해당된다. 다시 말해 예측 불가능한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는 것이 행동경제학이다.
행동경제학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경제학·행동과학 교수는 지난 3월 책 '행동경제학'을 출간했다. 책은 와인 수집가인 동료 경제학자를 예로 들어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설명했다.
동료 학자는 오래전 10달러에 사놓은 와인을 100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 수 있음에도 보관하지 않고 기념일에 꺼내 마신다. 금전적 이익만 따진다면 손해 보는 일이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뜻깊은 날에 와인을 마시는 만족감이 100달러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세일러 교수는 이를 '소유 이론'의 근거로 삼았다. 무언가를 가져 누린다는 충족감이 인간의 경제 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선 사람이 이성보다 감정에 이끌려 소비할 수 있다고 본다. 충동 구매도 감정적 소비의 일환이다. 에이드리언 펀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에 따르면, 인간은 주로 ▲불안할 때 ▲우울할 때 ▲화가 날 때 충동 구매를 한다.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과도한 소비를 한다.
요즘 청년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조건의 우수성)'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를 추구하는 소비를 한다고 한다. 가격이 비싸도 마음에 들면 무리해서라도 갖고야 만다는 것. 유행어가 된 '지름신(충동 구매를 일으키는 가상의 신)' '플렉스(돈 자랑을 하다)' 또한 '가심비 소비'의 또 다른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