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은 시인의 시집 '아무도 꽃이 되지 못한 날' 표지. 사진=토담미디어 제공

유명은 시인이 시집 '아무도 꽃이 되지 못한 날'을 발간했다. 유 시인은 경기도 여주에서 향토 작가로 활동하며 동화를 통해 어린이와 학부모 팬층을 두껍게 형성해왔다.

8일 출판사 '토담미디어'에 따르면 이번 시집은 다소 의아할 수 있지만, 벌써 유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유 시인은 동화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전 이미 세 권의 시집을 내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시인이었다. 오랫동안 어린이들과 만나느라 시를 떠나 있기도 했지만, 열망은 내내 놓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유 시인은 "친정에 돌아온 기분이다. 동화가 주는 안식과 위로가 있지만, 시인으로 출발한 터라 그간 목마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시집은 유 시인은 이전에 발표한 시와 조금 결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 시인은 이에 대해 "그땐 젊었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장을 갖고 싶었다. 이번 시집은 주변과 일상에 대한 따스함을 그리고 싶었다. 어려움과 고통마저 끌어안아 보려고 했는데, 독자들께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유 시인이 겪는 삶 주변의 풍경은 현실이면서 동시에 스스로 꿈꾸는 세상이기도 하다. 현실과 이상이 겹치는 부분, 아픔과 사소함이 지닌 따스함을 기묘하게 파고드는 그의 육성을 듣노라면 언뜻, 또 다른 세상의 문이 보이기도 한다. "바람으로 흩어지는 길 끝에서 세상의 상처 따위 기막히게 말끔해질 날을 기다리는"(시 '물꼬' 中) 시인과 함께 일상의 꿈을 고요히 더듬어본다.

바람으로 흩어지는 길 끝에서 / 세상의 상처 따위/ 기막히게 말끔해질 / 날을 기다리는 / 물돌이 휘감는/ 샛말간 바람이 불 때마다/ 등 굽은 할미의 호미가 / 출렁거렸다/ 시절 없는 것들이 물컹거릴 때도 / 햇살 영그는 들판에는 / 할미의 호미가 눈부셨다 / 세월의 신음에도 마르지 않는 / 푸른 물꼬에 기대어/ 고맙다, 고맙다 / 희망의 씨알을 심는/ 등 굽은 할미의 호미 ('물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