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최근 발간된 통일연구원 '우크라이나 사태 평가와 국제질서 변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 전격 침공에도 불구하고 대대적 저항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동북아 정세 불안'으로 북한의 핵 집착 야욕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푸틴 대통령은 시계추를 다시 과거로 되돌리려 했다는 점에서 큰 정치적 오판을 한 셈이다. 우선 독립국가인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강제합병은 국제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며 "만일 러시아가 승리한다고 해도 우크라이나 전역을 장기간 점령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우크라이나에 친러 괴뢰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우크라이나인들이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러시아 군사력은 세계 2위지만 경제력은 11위에 불과하다. 탈냉전 이후 러시아는 산업구조 재편과 국방력 현대화 양자 모두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며 "러시아는 개전 직후 압도적 화력 투사에 실패했으며, 우크라이나의 지휘·통신·방공망은 아직도 건재하다. 국제 제재는 가히 ‘경제 핵폭탄’ 수준으로 러시아 경제를 직격하고 있으며, 완전 철군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제재 완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사실상 푸틴 대통령과 전 세계가 싸우는 형국이며, 러시아는 명분 없는 전쟁, 준비 안 된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영웅적 저항에 직면해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각국의 자국중심주의가 강화될 수 있으며, 글로벌 보수·우경화의 개연성도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의 둔화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경제 침체가 가속화할 경우, 각국 국내 정치의 보수·우경화의 토양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푸틴 대통령은 자발적으로 비핵화를 선택한 우크라이나를 핵무기로 위협했다는 점에서 NPT 체제의 근간을 흔들었다. 잠재적 핵 위협에 직면해있는 국가들은 새로운 대응책을 고심하게 될 것이다"라며 "NPT 체제의 안정화는 포스트 우크라이나 국제 정치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반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발적 비핵화를 선택한 우크라이나가 침공당한 상황에서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집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행 과정에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및 서해 인공위성 발사장 증·개축에 돌입했으며, 지난달 24일에는 화성-17형 ICBM을 발사해 자발적 모라토리엄을 공개적으로 파기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당분간 북한은 비핵화 협상보다 핵 능력 고도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러시아 규탄 성명에 반대한 5개국 중 하나인 북한은 공개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다"며 "강력한 국제 제재라는 동병상련을 기반으로 북·러 연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고립무원의 러시아로서 북한의 편들기를 마다할 이유가 없으며, 판로가 제한된 에너지 자원을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중 관계를 강화해온 북한이 향후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북·중·러 연대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냉전기와 다르다는 점에서 북·중·러 간 연대의 시너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라며 "윤석열 새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원칙적 대응과 아울러 한미동맹 강화 및 한·일 협력 체제의 복원을 지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교훈을 찾고 대전환기의 도전을 기회로 삼아,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국가전략을 모색할 시점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