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 캡처

비자금 조성·횡령 등 의혹으로 김원웅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수장 공백' 상태에 놓인 광복회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통해 조직 정상화에 나선다. 새 회장은 오는 5월 선출할 방침이다.

광복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대강당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비대위 구성 안건을 참석 인원 51명의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광복회는 비대위의 구체적인 형태와 구성원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으나, 그간 '비리대책위원회'를 이끌며 김 전 회장 비리 규명에 앞장서온 전용복 대의원이 주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비대위원 역시 '반(反)김원웅파'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대거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임시총회에선 5월 정기총회를 계기로 새 회장을 선출하는 방안도 합의됐다. 전날 이사회에서 회장 직무대행에 지명된 허현 부회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이지만 1년 이상 회장직을 '공석'으로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 상당수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 전 회장 사퇴와 관련한 현 집행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총회 참석자들은 이날 '임원진 전원 사퇴 권고안'도 현장에서 즉석 상정해 재석 51명 중 47명 찬성으로 가결 처리했다.

총회에 참석했던 한 대의원은 "결의안에 강제성이 없어 현 집행부가 당장 받아들이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비대위가 집행부를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현 집행부도 곧 사퇴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현재 광복회 집행부는 허현 회장 직무대행과 이사 6명 등이 남아 있다.

이해석 대의원은 "지금까지 김 전 회장 비리를 알고도 아부하고 편승했던 집행부를 비판한다"며 "나였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사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허 대행은 임시총회 개의 전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모든 책임은 분명히 우리(집행부)에게 있어 부끄럽고 죄송하다. 오늘 나올 의견을 적극 수렴해 광복회를 쇄신하겠다"며 큰 절을 올렸으나 일부 회원들은 "쇼 하지 말라"라고 외치며 야유를 보냈다.

광복회 등 보훈 공법단체를 관리·감독하는 국가보훈처의 최근 감사결과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광복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경내에서 운영해 온 야외 카페 '헤리티지 815' 수익금으로 수천만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옷 구입, 불법 마사지 업소 출입 등 사적 용도로 썼다.

김 전 회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회원들이 회장 불신임안 투표를 위한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광복회관 점거농성을 예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자 16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만 김 회장은 사퇴 입장문에서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 관리를 잘못해 불상사가 생긴 것"이라며 비리를 제보한 전직 광복회 직원에게 이번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광복회는 전날 이사회에서 김 전 회장 사퇴 안건을 의결했으나, 일부 회원들은 "탄핵 망신을 피하게 해줬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도 한 대의원은 "회장 불신임안 표결을 통해 내보내야 하는데 자진 사퇴와는 의미가 크게 다르다"며 "김 전 회장은 법적 처벌도 받아야 한다"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