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공사와의 도급계약서 자체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월곡1구역 조합은 지난해 12월 관할구청에 관리처분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유효한 시공사 계약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들 사이에 ‘계약서 공개’ 의견도 나온다.

서울 성북구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이 새 조합장 선출과 관리처분인가를 앞둔 가운데 기존 조합장의 불법 차입금 논란, 도급계약서 부존재 등으로 구성원들 사이에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조합장 후보 중 한 명이 조합원 결의 없이 사용한 차입금 약 200억 원을 무효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월곡1구역 조합은 오는 3월 3일 기존 조합장 임기 만료에 따른 새 조합장 선출이 이뤄진다. 현 조합장인 김모 조합장 이외에도 조합원 김모씨, 황모씨 등 총 3인의 후보가 출마한다.

새로운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심정은 답답하다. 일반 분양 가구수가 2000세대가 넘고 사업비도 2조 원에 달하는 ‘대어’라 업계에서도 관심이 많은 사업지이지만 각종 의혹과 잡음으로 조합과 사업에 대한 추진 동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

과거 신월곡1구역은 2008년 5월 추진위원회 당시 시공사인 롯데건설·한화건설 컨소시엄과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후 도시정비법이 바뀌면서 조합설립인가 이후 시공사 선정이 가능해지면서 2009년 12월 시공사 추인이 이뤄졌다. 

문제는 추인총회 당시 자금의 차입과 실행 방법, 이율 및 상환 방법 결의에 대한 안건 등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시공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겠다는 내용만 포함됐다는 점이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재개발 조합에서 사업시행을 위한 자금을 차입하기 위해서는 차입의 목적과 차입금의 액수, 이율, 차입 기간, 대상, 상환 방법 등의 내용을 상세히 밝혀서 주민총회 의결을 받도록 돼있다.

이에 대해 한 조합원은 “차입금 관련 안건 자체가 대의원회에서 다룰 수 있는 건이 아니라 총회 의결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대의원회에서 밀실 통과가 이뤄졌다”며 “법적으로 유효한 총회결의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 차입이 계속됐다”고 털어놨다.

조합원 불만이 커지자 집행부는 2015년 4월 추진위 당시 체결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승인 및 대여금을 기존 169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상향시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나오면서 사실상 불법으로 결론이 났다. 

또 다른 조합원은 “2015년 총회에서 안건이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동의로 표결해 문제없다고 조합은 설명하지만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는 조합에게 중요한 결정인 만큼 3분의 2 이상 참석해야 한다고 판결(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가합2229)했다”며 “2019년 1월 31일 대법원 판결에서 상고 기각으로 무효가 확정됐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조합의 자금차입결의와 금전소비대차계약 모두가 위법하다는 것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대법원 무효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1월 조합장 취임 이후 50억여 원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로 차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입한 현금을 유효한 총회 결의 없이 임의로 선정한 협력업체에 용역대금 명목으로 넘겼다는 의혹도 나온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애초 시공사와의 도급계약서 자체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월곡1구역 조합은 지난해 12월 관할구청인 성북구청에 관리처분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유효한 시공사 계약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달 김 조합장이 주재한 마지막 이사회 속기록을 보면 김 조합장이 조합의 한 이사와 언쟁을 벌였고 그 와중에 김 조합장은 ‘계약서는 지금 협의하고 있다. 그럼 그냥 계약서를 쓸까’라고 언급한 내용이 있다”면서 “한국부동산원도 신월곡1구역 조합이 제출한 관리처분계획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계약서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피드백을 주지 않고 있어 의혹이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조합원들은 “현재까지 우리 조합에 확정된 설계도면이 없어 공사도급금액을 산출할 수 없고, 롯데건설 사업단과의 공사계약서도 없을 것”이라면서 “2개월 전 성북구청에 관리처분계획서를 제출했음에도 시공사 계약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관리처분인가가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새롭게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김모 후보의 경우 시공사 차입금 200억 원을 무효화하는 공약을 내세워 조합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조합원은 “도급계약서가 없다는 사실과 금전소비대차 계약서가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음에도 차입금을 받았다는 사실에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도정법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될 경우 조합장 선거를 또 다시 해야 하냐”고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