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내용’이 오는 16일 MBC의 모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13일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내며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방송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유권 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11시부터 가처분 신청 심문을 열었다. 국민의힘 측 법률 대리인은 법원 출석에 앞서 “음성이 그대로 나가는 것은 불법이라는 판례가 있는데다,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법원이 인용할 확률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MBC 측은 “법원의 판단을 현명하게 기다리고 있겠다”고 밝히며 법정으로 들어섰다.

김씨의 소위 ‘7시간 통화내용’이란 김씨가 ‘서울의 소리’ 모 기자와 지난 6개월간 20여 차례에 걸쳐 총 7시간가량 통화한 내용을 뜻한다. 현재 해당 기자의 스마트폰에 녹음파일 형태로 저장돼 있으며, 매체 측에서 파급력 있는 보도를 위해 해당 파일을 MBC에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12일 해당 기자를 공직선거법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같은 사실은 12일 ‘오마이뉴스’를 통해 최초로 보도됐다. 이 매체는 관련 기사에서 “김건희 통화녹음에는 문재인 정부 비판, 조국 전 법무장관 검찰수사, 정대택씨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함께 자신과의 동거설이 나돌았던 양재택 전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 조남욱 옛 삼부토건 회장이 소개한 ‘무정스님’, ‘쥴리 의혹’을 실명 증언한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등에 관한 내용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김씨의 통화내용을 추측한 각종 설(說)들이 적힌 이른바 ‘지라시’가 여의도와 언론계에 돌았다. 해당 지라시에는 시각에 따라 민감하게 해석될 수 있는 주제들의 대화 내용이 집약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통화내용을 공개할 MBC의 관계 프로그램에서는 ‘김씨의 또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보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각종 설들에 대해 《정경조선》은 사실관계 확인 및 본부 차원의 대응 방향 취재 차 13일 오전 국민의힘 선대본부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선(先)보도 시점까지 답변이 오지 않았다. 이후 오후 시간이 돼서 선대본부의 한 핵심 관계자 A씨와 연락이 닿아 취재를 진행했다. 

A씨는 기자가 ‘지라시 내용’에 대해 언급하며 ‘선대본부 차원에서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해 묻자 “그런 지라시를 받아본 바 있다”면서 “(지라시와 관련해) 문의를 준 사람은 기자님이 처음”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런 얘기를 본 것 같기는 한데, 사실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라시에 있는 내용 중, 입에 담기 어려운 부적절한 것들은 어찌 보면 ‘대화의 내용’이었는지랑 무관하지 않나”라며 “(지라시 내용 등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닌 걸로 저희가 알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현재 후보 부인분(김건희씨)께서는 (통화내용에서)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기억을 정확히 하지 못하신다. (수개월이 지난) 지금 기억하시기가 쉽지 않다”며 “(김씨가) 녹음도 안 하셨고, 저쪽에서 녹음파일을 다시 제시하면서 입장을 내놓거나 이런 것도 아니라서 (선대본부 차원에서) 미리 전략을 짜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방송 가처분의 경우 내일(14일) 오전으로 심문 기일이 잡혔다. 특정하게 일정이 잡혀 있는 가처분의 경우, 법원이 되도록 빨리 결정을 내려주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날(심문 기일) 한참 후에 저녁 또는 밤에 결정을 하기도 하고, 아니면 하루 이틀 뒤에 하기도 한다. 저희로서는 언제 결정이 확실히 나올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A씨는 “통화내용 공개는 ‘방송윤리’에 명백히 위반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김씨와 통화한) 그분이 기자인지 여부도 조금 불분명한 걸로 알고 있다. 기자협회에도 등록이 안 돼 있고, 서울의 소리 유튜브 채널에서 촬영을 담당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며 “(통화할 때) 본인이 기자라고 밝혔다고는 하는데, 그건 후보 부인분이 명확히 기억하시진 못한다. 또 (기자가 통화내용을) 취재할 거고, ‘본인과의 대화가 보도될 것’이라는 말도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래서 지금 저쪽 매체에서 하는 주장은, 저희 쪽의 기억과는 좀 다른 것 같다. 저희는 (통화내용 공개가) 굉장히 오래전에 기획된, 악의적으로 기획된 정치 공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녹음·유포된 (음성)파일이지 않나. 저희는 그 점을 강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측은 12~13일 김씨 통화내용 공개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총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13일 오전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방송금지가처분신청 관련 공지’에서 “해당 기자가 접근한 과정, 대화 주제, 통화 횟수, 기간 및 내용을 보면 ‘사적 대화’임이 명백하고 도저히 ‘기자 인터뷰’로 볼 수 없다. 또한, 처음 접근할 때부터 마지막 통화까지 어떠한 사전 고지도 없이 몰래 녹음해 불법 녹음파일임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사적 대화’는 헌법상 음성권과 사생활침해금지 원칙에 의해 누구에게나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영역이다. 사적 대화는 상대방의 말에 마음에 없는 맞장구를 쳐주거나 상황을 과장하거나 진심과 다른 말도 할 때도 있다”며 “이런 사적 대화가 언제든지 몰래 녹음되고 이를 입수한 방송사가 편집해 방송할 수 있다면 누구나 친구, 지인들과 마음 편하게 대화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주 비열한 정치 공작 행위”라며 “오랜 기간 (통화)한 것을 조금씩 편집한 거라, (김씨) 본인도 어떤 내용인지 기억을 못 하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