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0월 14일 오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민간 사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씨 측이 10일 재판에서 제기된 배임 혐의와 관련 “대장동 사업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지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정영학 회계사·정민용 변호사 등의 첫 공판에서 “‘7개 독소 조항(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 민간에 개발 이익을 몰아준 증거)’이라는 것은 대장동 개발 사업의 기본 구조로, 당시 정책 방향에 따라 성남시의 지시·방침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4~2016년 대장동 사업과 관련, 최소 10차례 이상 결재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행 상황을 직접 보고받았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 후보는 작년 9월 국회에서 “사실 이 설계는 제가 한 겁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변호인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성남시 방침에 따라) 확정적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기본 방향을 정한 것이고, 민간 사업자의 이익은 고위험을 감수한 투자의 결과지 배임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검찰의 주장은 전형적인 사후 확증편향이다. 우리 모두 지나간 일의 전문가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 동석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역시 공모(共謀) 사실이 없고 배임이 성립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정 회계사는 “공소사실에 대해 실질적으로 다 인정하고, 물의를 일으켜 너무 죄송하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 측은 “피고인이 어떤 식으로 4인방과 공모했는지 전혀 특정돼 있지 않고, 공모 지침서 역시 공사의 이익을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은 이 사안이 나올 때까진 제게 대단히 자랑스러운 업적 중 하나였다. 변질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슬프고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는 같은 날 서울 동작구에서 ‘일하는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재판이 있었나. 제가 내용을 잘 몰라서 지금 말씀드리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에서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사적 지시가 아닌 ‘성남시 공식 방침’이었다. ‘이재명 지시’라는 표현은 틀리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7일 대장동 개발 사업 실무를 담당한 한모 공사 개발 사업 2팀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심리를 이어간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김씨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 원가량의 택지 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176억 원 상당의 이익을 몰아줘 공사 측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