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TV조선 캡처

미국의 북한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 제이컵 보글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본인의 블로그 ‘액세스 DPRK’를 통해, 2002년부터 19년간 방치돼온 북한 평안북도 소재의 ‘박천 우라늄 공장’이 재가동되는 정황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보글은 2012년 3월, 2019년 2월, 지난 9월 박천 공장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대조·분석한 결과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박천은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폐쇄를 요구한 5개 핵시설 중 하나다. 김정은 정권이 핵 원료인 우라늄 공장을 재가동함으로써 핵무기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년간 방치돼온 北 박천 우라늄 공장 재가동... 核 개발 가속화 조짐

대북(對北) 문제를 연구하는 학계에서는 우리나라의 현 안보 태세가 이처럼 고조되는 북핵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민호 육군종합행정학교장은 올해 발간된 《한국보훈논총》 제20권 제3호에 〈북핵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억제 전략과 핵 민방위 체계 연구〉라는 제하의 논문을 발표, 북핵의 위력을 분석하면서 ‘전술핵무기’ 재배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한국군의 방위 태세 강화를 강조했다. 김 교장에 따르면, 한국은 1970년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전력 증강을 추진해 재래식 무기 체계는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억제 전략, 조기 경보 및 요격 체계, 핵 민방위 체계 등은 미흡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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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조선 캡처

〈북한은 6.25전쟁 직후 전후(戰後) 복구와 동시에 원자력에 관한 기반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하여 1956년에 ‘조·소 원자력 협력 협정’을 체결 후 구소련의 핵 연구소에 과학자들을 파견하여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였다. 1963년에 구소련의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 후 1965년 핵 개발을 시작하여 1980년 평안북도 영변에 5MWe 흑연감속형 원자로 단지 조성과 우라늄 정련 시설을 건설하여 1986년부터 본격적으로 원자로를 가동하였다. 2017년 미 정보 당국에 의하면 최대 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군사 전략은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북한 헌법 제60조에 명시된 4대 군사노선을 채택하여 군사력을 유지한 가운데, 김일성의 혁명 전쟁관과 한반도에서 대남 우위 전력을 유지하고 독자적인 전쟁 수행 능력을 반영한 선군 군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선군 군사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대량 보복 전략, 속전속결 전략, 공세적 사이버 전략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대량 보복 전략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핵 및 화생무기, 미사일, 포병 등을 활용하여 한국의 전략적 중심지, 인구 밀집 지역에 타격 또는 테러를 시도할 것이다.〉

北의 3대 군사 전략: 대량 보복 전략, 속전속결 전략, 공세적 사이버 전략

김 교장은 “스웨덴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2021년 1월 기준으로 북한은 40~50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면서, 핵탄두 소형화 능력이 있다는 가정 하에 노동미사일(화성 7호)에 탑재하여 발사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평가하였다”며 “핵 폭발 시 대부분 피해는 폭풍에 의해 발생하며 이러한 폭풍은 고열과 고압에 의해 대기 중의 공기가 급격히 팽창하여 발생한 것으로, 충격파에 이어 1차 폭풍, 2차 폭풍 순으로 발생하여 인원, 장비, 시설에 직접적인 1차 피해와 비산물에 의한 2차 피해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은 “북한이 만약 한국에 핵무기를 투발한다면 실전 배치된 탄도미사일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며, 한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스커드 계열 미사일 600여 발, 노동미사일 200여 발 등 다종화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국국방연구원의 독자적인 시뮬레이션 결과, 일반적인 기상 조건에서 100kt급의 핵무기를 300m 상공에서 폭발시킬 경우, 약 180만여 명이 사망하고 100만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엄청난 북핵 위협이 존재함에도, 한국 정부와 국민은 막연히 한국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사고에 젖어 있고, 한국 정부와 한국군의 대비 수준은 매우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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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조선 캡처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북한은 초기에 전략핵무기보다는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재래식 무기의 열세를 보강하고 차후 단계에서 전략핵무기 사용 이전에 핵 위협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며, 투발 수단은 단거리 미사일, 포병, 지뢰, 핵배낭, 항공기 등 다양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한반도 전쟁 초기, 北 전술핵무기 사용... 포병, 핵배낭, 항공기, 미사일 활용

따라서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에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신중히 재검토하여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공식 발표하였고, 현존하는 무기 체계에서 절대무기인 핵무기에 대한 대응은 오직 핵무기밖에 없다는 것이 국제적인 정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더라도 확고한 ‘선제 불사용’ 원칙을 선언하고, 북한이 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기 위한 억제 전략 차원의 재배치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은 전술핵 재배치의 불가피성을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설명해 대북 핵전략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야 하며, 재배치 후에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국의 전술핵 철수를 1:1 협상 카드로 활용하여 한반도의 비핵화를 유도해야 한다.

다음으로 북한의 핵무기 사용 징후 식별 시에는 선제 타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여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 징후가 명백할 때에는 ‘전략적 타격 체계’를 활용하여 핵 시설이나 핵 발사 장치 및 핵탄두에 대한 Pin-Point 정밀 타격으로 ‘기부적 억제’를 하고 도발 시에는 김정은과 전쟁 지도부가 도발을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응징적 억제’를 강력하게 조치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전략 타격 자산의 하나인 탄도 및 순항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대폭 증대시키고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 불리는 GBU-43 공중 폭발 폭탄과 같은 강력한 폭탄을 도입 및 개발하여 실전 배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사회와 외교, 경제, 동맹, 핵우산 등 정치 외교적인 노력을 통한 ‘국제적 억제’ 전략을 병행 추진하여야 한다. 외교-경제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고려하여 대북 제재 압박 및 인도적 지원 등 채찍과 당근 정책을 병행하되, 군사적으로는 한미 연합 훈련 시 북핵 위협에 대해 미국의 전략 자산인 핵 추진항공모함, 핵 탑재 잠수함, B-52, B-1B, B-2 등을 한반도에 순환 배치하여 미국의 핵 확장 억제력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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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볼턴의 경고... 현금에 혈안 된 北, 핵무기 팔 수도

트럼프 정부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저서 《그 일이 일어난 방》(시사저널, 2020)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확보하게 될 경우에 생기는 위협은 여러모로 드러나고 있다. 첫째, 전략은 상대의 의도와 능력에 대한 분석으로 결정된다. 상대의 의도는 종종 파악하기 어렵고, 그들의 능력을 알아내기란 그보다는 조금 더 쉽다(우리 측 정보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하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습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독재자의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들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능력을 키우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들이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둘째, 핵으로 무장한 북한은 일본과 한국(이 두 나라에 대규모의 미군 병력이 주둔해 있는 상황에서)같이 근처에 있는 비핵보유국들을 협박할 수 있다. 심지어는 미국도 협박할 수 있다. 미국의 대통령이 나약하거나 무기력한 경우에 말이다. 그것은 단순히 1차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위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핵무기를 보유하고만 있어도 위험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동아시아와 다른 곳에서 지속적으로 그 세력을 키우려고 시도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고.

셋째, 북한은 현금만 받을 수 있다면 뭐든 팔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니 북한이 핵무기를 파는 아마존이 될 위험도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닌 것이다.” 

볼턴은 “부시는 김정일을 높은 의자에 앉은 어린아이에 비유했다. 아이가 계속해서 음식을 바닥에 떨어뜨리면,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언제나 그것을 주워 다시 그릇에 담아준다는 것이었다”며 “지금도 그때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그렇다면 공산주의자들은 음식이 계속 바닥에 떨어진 채로 있어야 뭔가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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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北, 국제사회가 인권 문제로 체제 흔들지 못하도록 핵무기로 위협 

북한 연구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추영현, 동서문화사, 2018)에 따르면, 북한은 1950년대부터 미국과 소련의 냉전, 중국과 소련의 대립을 배경으로 소련의 원조를 받으며 핵 개발을 시작했다. 소련의 위성국이었던 북한은 1956년 소련 핵개발연구소 설립에 참가하면서 핵 관련 기술을 습득했다. 그리고 1965년에는 소련의 지원을 받아 연구용 원자로를 가동할 수 있었다. 

“1992년에는 핵 개발 의혹이 드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를 받았다. 이때 김정일은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미국과 교섭에 성공했고, 탈퇴를 보류하는 대신 중유 제공을 받아냈다. 1986년 북한은 실험용 흑연 감속원자로 가동을 시작했고, 그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다. 참고로 사용한 핵연료를 재처리해서 플루토늄 생산을 시작한 것은 2003년 이후의 일이다.

1991년 12월 소련 붕괴와 함께 소련공산당은 당으로서의 합법성을 잃게 돼 해체되면서, 북한은 소련이라는 뒷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소련 붕괴와 함께 북한과 우호관계에 있던 동유럽 나라들도 잇달아 무너졌고, 민주화에 성공하며 한국과 국교 관계를 맺었다. 이렇게 고립된 북한은 강한 위기감을 느꼈다.

1994년 7월 8일 김일성이 세상을 떠나고 뒤를 이어 김정일 체제가 성립하자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소련을 시작으로 동유럽 많은 나라들의 사회주의 체제 붕괴와 민주화, 여기에 한국과 국교 관계를 맺으니 북한은 체제가 무너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몰렸다. 

1997년 김정일은 선군정치를 선언했다. 그리고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한꺼번에 빠르게 진행했다. 북한은 핵을 보유하면서 미국을 시작으로 서방 선진국들과 국제적으로 대등한 위치에 서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인권 문제 등으로 유럽과 미국 여러 나라가 북한을 흔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國軍, 최악의 상황 가정해 北核 대응 방안 마련해야

김 교장은 위 논문에서 “북한이 엄연히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사용 가능성이 농후함에 따라, 한국군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북한이 원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설령 사용했다 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핵 민방위 체계를 반드시 구축하여야 한다”며 “이것만이 북핵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안인 부전승(不戰勝) 전략이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