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TJWG

북한 김정은 정권의 처형 정보를 기록한 매핑(mapping) 자료가 발표됐다. 지난 15일 북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이 공개한 '김정은 시기의 처형 매핑: 국제적 압력에 대한 북한의 반응' 보고서.

TJWG는 보고서에서 "올해 12월로서 김정은의 북한 통치 10년이 됐고,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가 기념비적 보고서로 인권 침해 책임추궁 행동을 촉구한 지 거의 8년이 됐다"며 "북한에 대한 전환기 정의 구상의 하나인 책임 추궁을 강화하고자 TJWG은 인권 침해를 매핑 프로젝트로 기록하고 국제 사회에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이 권력을 다져온 10년은 동시에 국제 사회가 북한인권상황 감시와 기록을 강화해온 기간이기도 하므로 이 보고서는 우리가 북한의 어떤 변화를 포착할 수 있었는지 설명한다"며 "이번 보고서에서는 지난 6년간 북한 내 처형 장소와 암매장 등 시체 처리장소, 인권 침해 관련 문서나 증거가 있을만한 장소들을 파악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TJWG에 따르면 2015년 시작된  북한인권 침해 매핑 프로젝트에는 김정일 사망과 김정은으로의 세습이 이뤄진 2011년 12월 이후부터 2019년까지 탈북한 200명을 포함해 탈북민 683명이 참여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김정은 통치 10년 간에 주목했고, 북한 북동부의 양강도 혜산시를 선정해 심층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국제적 압력과 조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김정은 시기 전과 후를 비교해 공개처형과 공개재판이 어떤 곳에서 어떻게 계속되는지 분석했다.

이 매핑 프로젝트는 탈북민 인터뷰를 통해 처형에 관한 442건, 암매장과 소각 등 시체 처리 장소에 관한 30개의 진술을 기록했다. 김정은 시기 처형장소에 관해서는 27건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중 공개처형에 관한 진술은 23건이었다. 23건의 공개처형 진술에서 21건은 총살, 2건은 교수형에 관한 내용이었다. 공개처형은 주로 개활지와 들판, 비행장 일대, 강둑, 언덕·산에서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처형된 사람들에게 부과된 혐의를 언급된 빈도순으로 나열하면, 남한 영상 시청·배포 혐의(7건), 마약 관련 혐의(5건), 성매매 혐의(5건), 인신매매 혐의(4건), 살인·살인미수 혐의(3건), 음란행위 혐의(3건) 순이었다.

인포.jpg
▲인포그래픽=TJWG

처형 집행 직전에 피고인을 비인도적으로 취급해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주려고 하는 방법은 김정은 통치 아래 계속되고 있었다. 피고인들을 용서한다고 하면서 김정은을 자비로운 지도자로 선전하려고 한 사례도 있었다.

김정은 시기 혜산시에서 진행된 처형 10건에 관한 진술을 담았다. 공개처형은 중국과의 국경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혜산시 중심부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혜산비행장 주변 언덕이나 개활지에서 주로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재판에 관해서는 26건의 진술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 공개재판으로 피고인에게 사형이 선고됐으나 현장에서 즉각 처형되지 않은 경우는 4건이었다. 공개재판에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동원해 참관하도록 했다는 진술들을 확보했다. 공개처형은 줄어든 것 같다는 진술들이 있었고, 비밀처형은 계속되는 것으로 보였다.

TJWG는 결론에서 "북한 당국은 처형 장소를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곳들로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밖으로 공개처형에 대한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참석자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해온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들은 인권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국제 사회의 감시가 강화되고 우려가 고조되면서 김정은 정권이 인권 문제에 더욱 신경쓰게 되었음을 시사한다"며 "국제적으로 책임 추궁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것 못지 않게 북한 내 인권 상황이 개선되도록 영향력을 미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