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YTN, 책 표지 캡처

이종훈 정치평론가(현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가 신간(新刊) 《진보정권 왜 또 실패했나?》를 펴냈다. 주·월간지에 기고한 정치 칼럼을 엮은 내용으로, 문재인 정권 5년의 실정(失政)을 분석·평가하는 책이다. 성균관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평론가는 1988년부터 2003년까지 국회도서관 입법조사분석실(현 국회입법조사처 前身) 연구관을 역임했다. 2004년부터 뉴스 등에 출연해 정치·시사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개인 블로그 및 유튜브 채널 ‘이종훈정치TV’도 운영하고 있다.

이 평론가는 책에서 “문재인 정부도 끝나간다. 노무현 정부 이후 두 차례나 보수 정권에 권력을 내준 뒤, 어렵게 집권한 정부”라며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했다. 개혁 방식도 그때보다 세련되길 바랐다”고 했다. 그는 “결과는 참담하다. 성과도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방식도 더 거칠었다”며 “진보의 이중성이 연이어 드러나며 개혁 가치도 크게 손상됐다. 향후 진보 정권의 집권 명분을 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언젠가 한 정권을 통으로 평가할 계기를 찾고 싶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문재인 정권에 와서야 기회가 생겼다”며 “이 책은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신동아》와 《주간동아》 그리고 《월간중앙》 등에 수록했던 논평을 모은 것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더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쓴 글”이라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책은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 현재까지 일어난 각종 정치 사건·현상에 대한 논평을 기승전결(起承轉結)의 연대기 순으로 구성했다. 총 4장으로 기는 ‘과유불급(過猶不及)’, 승은 ‘각주구검(刻舟求劍)’, 전은 ‘방약무인(傍若無人)’, 결은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이 평론가는 “문재인 정권은 진보 정권으로서 노무현 정권의 가치를 계승해 이른바 개혁을 완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앞서의 평가 기준 가운데 정치적 성과와 경제적 성과에만 한정하더라도, 문재인 정권은 실패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권 동안 국민의 자유권적 기본권은 위축됐다. 특히,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가 심대하게 침해받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이뤄진 국민의 알 권리 제한이 대표적 사례”라며 “기업의 경제 활동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된 것은 물론, 빈부격차 해소라는 목표도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자산 불평등 심화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그나마 국민경제를 지탱해준 것은 기업의 경쟁력이었다, 진보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하 책의 마지막 칼럼인 ‘문재인 정권 5년 자기부정의 결정판은 이재명 후보 선출이다’의 핵심 내용을 옮긴다.

〈한때는 서자 취급하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 것도 따지고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다. 경선 초반 친노친문계 좌장인 이해찬 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아무런 공감 없이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지사가 당선될 때를 대비해 보험을 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전 대표가 움직이면서 비로소 이 지사는 당내에 조직 기반이 생겼다. 무엇보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문계는 이 전 대표의 행보를 행동지침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친노친문 적자 제3후보를 내세울 조건이 아니라면 차라리 이 지사를 도와주고 에워싸는 방식으로 다음 정권에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연장해나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함께 내렸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친노친문계는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을 당시의 초심을 잃었다. 특히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자기부정의 악선례를 차곡차곡 쌓은 결과, 그것을 덮기 위해 급기야 공정이라는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대선후보와 전략적 제휴를 하는 지경으로까지 몰린 파우스트적 상황, 그것은 그 결정판에 해당한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장동 사업에서 기회는 평등했고 과정은 공정했으며 결과는 정의로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