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집권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2011년 12월 아버지 김정일이 사망한 직후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적화통일(赤化統一) 야욕을 분출하며 크고 작은 대남도발(對南挑發)을 자행해왔다. ‘핵·수소폭탄 개발’ ‘미사일·방사포 발사 시위’ ‘GPS 교란’ ‘대북전단 발원지 타격’ ‘북한군 군사분계선 침범’ ‘DMZ 목함지뢰 도발’ ‘서부전선 포격’ ‘대남 전단 살포’ ‘대통령 및 보수진영 모욕·힐난’ ‘무인기 영공 침범’ ‘청와대 타격 위협’ ‘귀순 북한군 총격’ ‘정찰총국 소속 간첩 직파’ ‘국군 GP 초소 총격’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대한민국 공무원 해상 사살 및 시신 소각’ 등 각종 도발이 이어졌다. 한미(韓美)와의 비핵화 협상 와중에도 핵무기 개발을 지속해 ‘국제사회에 사기극을 펼쳐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내부적으로는 ‘1인 독재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관련 조치들을 시행해왔다. 최근에는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이 김정은에게 할아버지 김일성에게만 허락됐던 ‘수령’ 칭호를 붙이는 등 ‘절대 존엄’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이른바 ‘3대 혁명 선구자 대회’에서는 “위대한 김정은 시대를 빛내자”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대회 이후 채택된 호소문에서 “위대한 김정은 동지에 천만이 굳게 뭉쳐 3대 혁명의 새로운 고조기,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기를 힘차게 열어나가자”고 전했다. ‘위대한’이라는 수식어 또한 선대(先代) 지도자인 김정일, 김일성에게만 허락돼온 존엄의 표현이다. ‘김정은의 1인 지배 체제가 견고해졌다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으로의 권력 집중을 위해 지난 10년간 북한 내 ‘국가 기구 체계’ 역시 변화해 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북한 정세 분석 보고서 〈김정은 시대 10년: 국가지도기구의 구성과 변화〉에 따르면, ‘수령 영도 체계’의 제도적 완성을 목표로 한 국가 기구 체계의 변화는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됐다. 첫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과도적인 ‘체제 기반 강화’ 단계. 둘째, 국무위원장의 국가 체제를 강화하는 시기가 바로 그것이다. 

〈북한의 국가 기구 체계는 당 권력 구조와 유사하게 국무위원회를 구성하는 소수의 핵심 구조와 최고인민회의를 구성하는 ‘피라미드형’ 구조로 구성된다. 북한 ‘사회주의 헌법’상 최고인민회의와 국무위원장,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사법·검찰기구를 순위로 하는 ‘국가 기구’는 곧 김정은 정점(頂點)의 국가 기구 체계다. 이중 최고인민회의와 국무위원회는 유일하게 ‘최고주권기관’과 ‘최고정책적지도기관’으로 명시된 입법 및 행정의 최고 지도 기구이자 양대 권력 기구로 분류된다.〉

보고서는 “김정은 시대에 접어들어 단계적 개편 절차를 통한 김정은의 국가 대표성 강화 및 국무위원회 중심의 국가 기구 체계로 정비됐다. 김정은 집권 10년간 국방위원회의 국무위원회로의 개편 및 최고인민회의의 지위와 역할 변화 등 헌법 개정과 제도적 정비를 추진해 왔다”며 “이 과정을 통해 김정은 시대 국가 기구 체계를 완성하고 유일 통치 구조의 지향성과 방향성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7차 당 대회 이후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국무위원회를 신설하고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로 법제화했다”며 “신설된 국무위원회는 전반적인 국가 기구 체계의 개편보다는 김정은의 최고 수위에 지향된 ‘상부 구조 중심’의 개편 절차에 한정됐다. 당-국가 체제가 공식화됐고, 결과적으로 김정은 중심의 국가 권력 체계가 완성됐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2012년부터 2019년 사이에 진행된 5차례의 헌법 개정은 주로 체제 정통성(김일성-김정일 헌법 명시)과 김정은의 유일 영도 체계를 강화하고 국가 대표성을 명문화하는 방향에 우선을 뒀다”며 “이후 수차례의 헌법 개정으로 김정은 중심의 ‘국가대표성 조명’ ‘전(全) 인민 총의에 따른 추대 절차 등 국가 수반의 지위와 권능을 명문화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당-국가 대표성에 맞게 수령 영도 체계가 한층 더 강화되는 통치 방식과 교시 중심의 체제 운영 과정이 표면화됐다. 집권 초기 ‘현장 지도’ 방식에서 ‘정책 지도’ 방식으로 변화했고, 2020년 이후 삼중고 등 정세 변화에 상응해 각급 통치 기구를 활성화했다. 당-국가 통치 시스템을 최대한 밀착시키는 방식으로 정기적인 국정운영과 위기관리를 비롯한 전반적 국가구조의 안정성을 추구했다.

국가 수반의 위상과 자격으로 최고인민회의와 국가 지도 기구들에 시기별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도 정례화하는 추이를 보였다. 종합적으로 당 대회 총화 보고,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신년사 등 다양한 공식행위로 당과 국가, 사회 전반을 포괄하는 수령 통치 방식의 포괄적인 메커니즘을 정립했다. 

당 중심의 유일 통치 구주와 지도 체계는 김일성 시대 이상 수준으로 복원됐고, 이는 10년 기간 당 지도체계의 전반적 강화로 나타났다. 강화된 당적 지도 체계를 중심으로 국가 전략 수립, 정책 결정, 인사 결정 등의 중요 영역을 철저히 김정은의 유일 통치 구조에 지향했다. 김정은과 당 중앙의 ‘수직적 관계’, 당 중앙과 당의 ‘전일적 구조’, 수령 영도 체계와 당 지도 체계의 ‘일체화’ 같은 체제 구조를 정비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김정은 체제의 정치적 경로와 방향성은 대체로 보편적인 사회주의 당-국가 체제보다는 김정은식의 유일 지배적인 당-국가 체제를 지향하고 있다”며 “2022년 4월 집권 10돌을 계기로 김정은 시대 10년대를 경축하고, 차기 국정 방향 등의 청사진을 강조하는 정치적 분위기를 활용해 국가 기구 개편 등의 제도적 절차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