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북한 협동농장 주민들이 당국의 군량미 조달 독촉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 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황해남도 강령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요즘 강령군의 (협동)농장들에서 올해 군량미 2차총화(수납)를 앞두고 농장원들을 다그치고 있다"며 "올해 할당된 군량미 계획은 무조건 완수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농장원들에 대한 사상 교양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강령군 읍농장관리위원회는 작업반별 회의를 열고 '나는 굶어도 군대에는 식량을 바치자'는 내용의 사상 교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대에 식량을 보내야 나라가 강해지고, 군대가 제대로 먹지 못하면 나라가 위태롭다는 선전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농장원들은 군량미를 우선 바치라는 당국의 선전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농장원들이 땀 흘려 농사지은 군량미가 군대에 간 자신들의 자녀(병사)들에게 온전히 돌아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군량미 탈곡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몸이 아픈 농장원들도 빠짐없이 탈곡장으로 출근하는 데 다 이유가 있다. 군량미를 탈곡하면서 농장원들은 작업복에 만들어 붙인 깊숙한 주머니에 탈곡한 곡식을 넣어 빼돌려 자신들의 식량에 보태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아챈 농장 간부들은 군량미 총화(수납)를 앞두고 탈곡장에서 일하는 농장원들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아직 농장원들에 대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농장원들이 알곡을 훔쳐가면 남는 알곡이 턱없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감시조까지 조직해 농장원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해남도 태탄군의 한 주민 소식통 또한 "모든 협동농장들은 할당된 군량미 계획을 늦어도 올해 말까지 무조건 완수하라며 불같이 독촉하고 있다"며 "당국의 군량미 계획에 대한 현지 농장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군량미 계획이 실제 수확고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데다, 정작 농장에서 걷어간 군량미가 군인들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많은 병사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농장원들은 한 해 동안 피땀 흘려 지은 곡식을 거의 군량미로 바치는데, 군대에 간 그들의 자녀(병사)들은 영양실조에 걸려 집으로 돌아오는 비참한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며 "농장원 가족들이 먹을 식량도 부족한데 입대한 아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집에 돌아오게 되니 얼마나 분통이 터질 일인가"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