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 캡처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의 대미(對美) 전략에 대해 분석하며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생존 전략에 대해 밝힌 논문이 나왔다. 지난 6월 한석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국제정치 학술지 '신아세아' 여름호에 게재한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중국의 대미전략'. 

저자는 한국이 미중(美中)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헤징(hedging) 전략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실행해왔던 안미경중(安美經中) 중심의 헤징이 아니라 선진기술 도입을 원활하게 하는 안미경미(安美經美) 중심의 헤징을 구사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논문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미중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의 대중(對中) 정책은 트럼프 정부에 비해 악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효율적으로 중국을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가치관 중시' '동맹 강화' '인권 강조'에 초점을 맞춰 대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논문은 향후 미국 정부가 갈등의 범위를 무역 불공정에서 시작해 화폐, 기술, 체제, 이념 등의 영역으로 확대하면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저자는 이런 미국의 대중 강경 정책에 대해 중국은 거시적으로는 2035년까지 미국을 초월해 세계 최강대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구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주석은 "세계는 백 년 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대변혁의 시기에 처해있으며, 시(時)와 세(勢)는 우리 쪽에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석희 교수는 미중 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이 발언은 장기적으로 미중 간 세력(패권)전이(Power Transition)의 발생을 전망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중국은 미국 패권이 점진적으로 쇠퇴할 것이라는 판단을 '중대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부르며 이에 근거해 대미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중국은 패권 전이에 필수적인 경제성장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마지노선 사고'를 강조하고 '자력갱생(自力更生)'의 기치를 높이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노선 사고란 미중 관계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국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경제 발전 동력을 지속하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자력갱생은 미국의 디커플링(decoupling) 전략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구상하는 전략으로서 그 골자는 미국과의 경제·기술교류 없이도 중국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경제적 고립을 극복하는데에 맞춰져 있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은 점차 악화하고 있는 미중관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0년 상반기부터는 자력갱생이란 용어 대신 '쌍순환(雙循環)'이라는 전략적 개념을 새롭게 등장시키고 있다. 쌍순환이란 국제대순환과 국내대순환의 두 가지 대순환을 지칭하며, 국제대순환이란 국제 사회와의 경제 교류를 일컫는 용어이고 국내대순환이란 중국 국내에서 진행되는 경제 활동을 뜻한다. 쌍순환 전략과 관련해 핵심 포인트는 미국과의 장기전 상황에서 중국이 최소한의 생존과 경제 발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대순환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의 패권 의지와 현실은 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논문은 밝혔다. 미국의 디커플링으로 반도체 수급에 문제가 생기고 있으며, 중국의 자체적인 기술 혁신은 아직도 요원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국면에서 한국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의 지속적인 대중 압박과 중국의 버티기가 단시일 내에 끝날 것 같지 않고 그 승부도 아직까지는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석희 교수는 국제 정세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미중 전략적 경쟁 및 갈등이 지속·심화하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헤징은 안미(安美)가 더욱 강화된 상태에서 경중(經中)이 경미(經美)로 전환되는, 즉 한미동맹이 훨씬 더 강화된 바탕 위에서 한중 관계의 발전을 도모하는 한국의 헤징 전략 본연의 취지에 더욱 부합하는 헤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