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부산 시민공원에서 열린 '2021 부산 장노년 일자리 한마당'. 사진=조선일보DB

한국은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편에 속하지만, 노후 대책이 부족해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한·일 양국의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연금 수령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최근 10년 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연평균 4.2% 증가해 고령화 속도가 일본(2.1%)보다 2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OECD 38개국 중 28위에 불과했던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15.7%)은 2024년에는 19.2%로 OECD 평균(18.8%)보다 높았고, 2045년에는 37.0%로 일본(36.8%)을 넘어 OECD에서 가장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나라가 될 전망이다.

한경연의 한·일 고령층 연금수령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소득대책은 일본에 비해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65세 고령층 중 공적연금을 수령하는 비율은 83.9%, 사적연금 수령 비율은 21.8%에 불과했다. 이는 공적연금 수령비율이 95.1%, 사적연금 수령비율이 34.8%인 일본에 비해 각각 10%p 이상 낮은 수치다.

연금 수급액도 한국이 일본에 비해 부족했다. 개인가구 기준 한국의 공적·사적연금 합산 수급액은 월 82.8만원으로 164.4만원을 받는 일본의 50.4%에 불과했다. 부부 가구의 경우에도 한국의 월 평균 합산 수급액은 138.4만원으로 일본(272.6만원)의 50.8%에 그쳤다. 

한국의 공적연금 월평균 수급액은 개인가구 66.9만원, 부부가구 118.7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본은 공적연금 월평균 수급액이 개인 135.3만원, 부부 226.8만원으로 한국보다 약 2배 많았다.

한경연은 "한국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일본의 후생연금 요율이 소득의 18.3%로 한국(9.0%)에 비해 약 2배 정도 높다"며 "일본은 한국에 비해 '더 내고 더 받는' 공적연금 체계가 구축돼 있어 노후에 안정적인 소득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사적연금 시스템 역시 일보놉다 취약했다. 한국의 사적연금 월평균 수급액은 개인가구 15.9만원, 부부가구 19.7만원으로 개인이 29.1만원, 부부가 45.8만원을 수령하는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한국의 사적연금에 대한 유인이 부족해 가입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은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지원률이 19.7%에 불과해 일본(31.0%)은 물론 OECD 평균(26.9%) 보다도 낮다. 그 결과, 15~64세 인구 중 사적연금 가입비율도 24.0%에 불과해 절반 이상이 사적연금에 가입한 일본(50.8%)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층은 개인 기준 월 172.5만원, 부부 기준 월 255.5만원을 적정 생활비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연금 수급액이 적정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연금 생활비 대체율은 개인가구가 48.0%, 부부가구가 54.2%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층의 적정 생활비 수준은 개인 243.5만원, 부부 325.6만원으로 조사됐다. 일본 고령층의 연금 생활비 대체율은 개인가구가 67.5%, 부부가구가 83.7%로 적정 생활비의 대부분을 연금 소득을 통해 조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연금소득은 부족해 노인빈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공적·사적 연금의 노후 생활보장 기능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통한 소득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추 실장은 "고령자 대상 양질의 민간 일자리 확충을 위해서는 파견·기간제 규제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화와 직무‧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 정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