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통일부가 이인영 장관 취임 후 현행법에 명시된 유일한 장관 자문기구인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운영을 중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지성호 의원실(국민의힘)은 현 정부가 겉으로는 북한인권을 중시한다고 하면서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방치하고 법령상 자문위원회 운영도 중단해 이중적인 행보라고 비판했다.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는 '북한인권법' 제5조에 따라 북한인권증진 관련 정책에 관해 통일부 장관의 자문에 응하는 법정 공식 자문기구이다. 2016년 9월 북한인권법 시행으로 2017년 1월부터 제1기 자문위원 임기가 시작됐고, 북한인권증진기본계획은 3년마다, 북한인권증진집행계획은 매년 통일부 장관과 협의해 수립해 왔다. 

또 북한인권재단 운영에 관한 사항,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운영에 관한 사항, 북한인권분야 국제협력에 관한 사항, 북한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제고에 관한 사항 등을 장관과 함께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자문위원 임기가 2년인 관계로 통일부는 2019년 1월 있을 1기 위원 임기 만료를 앞두고 2018년 11월 2기 자문위원 추천 요청 공문을 국회에 보냈고, 이후 2020년 3월까지 5회의 공문을 보내 자문위원 추천을 요청했다.

특히, 통일부는 자체적으로 2019년 11월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운영 규정을 개정해 위원의 임기가 만료된 경우라도 북한인권증진기본계획과 북한인권증진집행계획에 대해선 통일부 장관의 자문에 응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 결과 가장 최근인 2020년 1월과 5월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가 열렸다. 회의 결과 보고서에는 북한인권증진기본계획 및 집행계획에 대한 의견 수렴, 북한주민의 인권 및 인도적 상황 개선 등에 관한 논의가 담겨있다.

지성호 의원실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2020년 7월 현 장관 취임 이후 통일부는 2기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 추천 요청 공문을 한번도 국회에 보내지 않았으며, 북한인권증진자문회의도 열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통일부는 21대 국회 출범 이후 새로운 국회 원 구성에 부합하는 2기 자문위원회 구성이 필요한 상황이나 추천이 지연돼 자문위원회를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21대 국회 출범 상황 존중, 외교통일위원회의 자문위원운영 규정 관련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성호 의원실은 "통일부 답변 자료에는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구성이 되지 않은 경우를 대비해 2019년 11월 통일부 훈령을 개정하여 국회 상황과 무관하게 자문위원 활동을 할 수 있게 해 놓았다"며 "특히 21대 국회는 여당이 다수당이 돼, 의지만 있다면 자문위원회 구성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상황이고, 법률이 아닌 통일부 훈령에 따라 장관 주도로 회의 개최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반영하듯, 11일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그렇게 된 것이라고 답변한 바, 결국 법령상 통일부가 21대 국회에서도 자문회의를 운영할 수 있었지만 정치적 상황을 고려했을 뿐임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나아가 외교통일위원회의 자문위 운영 규정 의견이 나온 시점도 2021년 6월 북한인권법 전면개정안 검토 보고서에 적시된 내용으로 장관 취임 후 1년 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통일부의 답변은 궁색하다"고 비판했다.

지성호 의원은 "통일부가 국회 미협의 핑계로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미루는 것은 차치하고 장관 소관의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운영까지 중단하면 북한인권법 사문화한다는 비난을 면할수 없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법이 정한 일은 마땅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