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금년 2021년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태동(胎動)한 지 10년이 되는 해다. 2010년부터 김씨 정권의 후계자로 지목돼온 김정은은 2011년 12월 아버지 김정일이 사망한 직후 권력을 승계해 현재까지 북한 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대북(對北)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김정은이 장기집권 체제 구축에 나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좌충우돌하며 권력을 지켜온 김정은이 앞으로 명실상부(名實相符)한 1인 독재자로 군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간 김정은이 병사(病死)하거나 실각(失脚)했다는 소문이 간혹 돌았고 최근에는 여동생 김여정이 쿠데타를 벌였다는 외신의 오보(誤報)가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 김정은은 위태로운 겉모습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절대권력을 유지해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하 전략연)은 최근 발간한 북한 정치 분석 보고서 〈2021 하반기 정세 포커스〉에서 “북한은 올 상반기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개막시키고 장기집권 체제 구축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김정은은 8차 당대회를 통해 지난 10년간의 집권 경험과 자신감을 토대로 선대(先代)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홀로서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전략연은 “김정은은 선대가 가졌던 직책인 ‘노동당 총비서’에 올랐으며, 비서국 정비와 부서들의 신설을 통해 김정은을 중심으로 하는 유일 지배 체제를 강화했다”며 “그리고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과 ‘선군(先軍)’ 등 과거를 연상시키는 용어들은 당 규약에서 삭제됐으며 김정은 시대를 의미하는 ‘인민’과 ‘애민’ 등의 용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결정적인 변화는 사회주의 기본 정치 방식으로서의 ‘선군정치’를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로 변경하고, 사라졌던 공산주의가 김정은 시대의 미래 비전으로 재등장한 것”이라며 “2019년 헌법 개정에서 시작된 김정은의 홀로서기가 8차 당대회에서의 당 규약 개정을 통해 마무리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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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략연 자료

〈북한은 유일 지배 체제 강화와 함께 노동당 중심의 국정 운영 체계를 확립했다. 노동당 회의체와 조직들의 지위와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당 기구 개편을 추진했으며, 신설 기구들인 군정지도부, 규율조사부, 법무부, 경제정책실 등은 당의 통제를 전 사회에 확산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동당 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기존 당 대회 권한인 부서 신설권 및 당 규약 수정권을 부여했으며,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회의 개최 요건을 완화했다. 정책 수요 발생 시 신속 대응을 선호하는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을 반영해 탄력적 운용이 용이하도록 변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북한의 상반기 정치 분야 활동은 코로나19와 대북 제재로 인한 위기 국면에서 체제 안정화에 방점이 두어졌다고 볼 수 있다. 체제 안정화의 두 축은 경제 발전과 정권 안정화였다. 이는 제재에 대한 ‘버티기 전략’이자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의 상황에 따른 ‘강요된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은 정치 분야에서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정책을 추진했다. 첫째는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 성과 도출을 위한 정치적 지원이며, 둘째는 정권 안정화를 위한 김정은 유일 지배 체제 강화와 노동당 중심의 국정운영 체계 확립이었다.

전략연은 하반기 북한 정세에 대해 “북한은 하반기에도 노동당 관련 각종 회의를 개최해 ‘5개년 계획’의 성과 독려와 함께 코로나19 방역 및 인민 생활 향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와 대북 제재 등 대내외 환경의 개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성과 창출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간부들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과 주민 총동원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략연은 “코로나19 방역과 5개년 계획의 수행과정에서 성과 창출에 실패하거나 과오를 저지른 간부들에 대한 책임 추궁 차원에서 빈번한 인사 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김정은의 통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그동안 미뤄뒀던 국가기구 개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북한은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투쟁을 통해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