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모습. 사진=조선일보DB

북한 김정은이 우선 남북관계를 풀고 미북대화는 뒤로 미루겠다는 선남후미 전술을 시행 중이고, 통신연락선 복원을 둘러싸고 남북한이 동상이몽에 빠져있다는 한반도 정세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가 18일 동아시아연구원 Global NK 논평으로 발표한 '김정은의 양면 전략: 선남후미 전술' 보고서.

남성욱 교수는 북한이 9월 한 달 새 미사일 시험 발사를 4번이나 실시하며 '강온양면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남 교수는 노동신문을 인용해 지난달 30일 김정은이 전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이틀째날 시정 연설에서 우선 남북관계를 풀고 미북대화는 뒤로 미루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당시 김정은은 남한 측에 북한 도발에 대한 위기 의식과 피해 의식을 버릴 것을 요구하면서 향후 남북관계 전망은 한국 정부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서 남 교수는 향후 한반도 정세의 관전 포인트로 '남북정상회담 개최', '한미동맹의 균열', 한중 밀착 여부' 등을 꼽았다. 이하는 보고서의 관련 대목. 

<첫째, 청와대의 희망인 화상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맞춰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다. 이어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자화자찬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불가역적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차기에 여당은 물론 야당이 집권하더라도 4·27합의는 물론 평양공동선언 및 9·19남북군사합의가 지속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둘째, 한미동맹의 균열과 한중 밀착 여부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용도 폐기'됐던 종전 선언의 개념을 다시 화두로 꺼내는 것은 다분히 북한을 향한 메시지로 평가된다. 남북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을 명분 삼아 국제 사회를 움직여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최종 목적지는 정상회담이다. 종전 선언은 귀납적으로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의 존재 근거를 약화한다.>

남성욱 교수는 남북이 지난 4일 55일 만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했지만 향후 남북관계 방향에 대해선 '동상이몽' 상태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남북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한반도 평화정착 문제를 논의하자고 화답한 한국 정부와 달리, 북한 정권은 여전히 적대 정책 철회 등의 '중대 과제'를 한국 정부가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한동안 끊겼던 남북 채널이 김정은의 의지에 따라 재가동되면서 관계 복원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지만, 남북이 서로 다른 지점에 좌표를 찍고 있는 만큼 향후 갈 길이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후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