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문맹(文盲)'이란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한글 덕분에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사실상 0%에 가깝지만, 글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한 '실질적 문맹'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국어 과목 학업 능력이 기초학력에 미치지 못하는 고등학생 비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교육 전문 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고등학교 2학년 국어 과목 우수학력 학생 비율은 23.3%였다. 전년도 28.8%보다 5.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기초학력에 미달(未達)한 학생은 같은 기간 4%에서 2.8% 늘어난 6.8%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도 국어 우수학력 학생은 2019년 39.7%에서 2020년 36.5%로 감소하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4.1%에서 6.4%로 증가하는 등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코로나 사태로 비(非)대면 수업이 늘면서 전반적인 학력 저하 현상이 나타났지만, 그 가운데 국어 과목의 하향세가 가장 두드러진 이유는 무엇일까.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스마트폰의 일상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 오 이사는 "카카오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 활동이 늘면서 아동·청소년이 단문(短文·짧은 글)을 읽고 쓰는 일에만 익숙해졌다"며 "긴 글을 읽는 능력, 독해력, 쓰기 능력, 문학을 감상하는 능력 등이 떨어지면서 국어 학력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양대학교 인문대학장(국문과 교수)인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어린이가 문해력(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려면 좋은 문장으로 이뤄진 글을 찾아서 많이 읽고 필사(筆寫)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정한 주제를 두고 산문 여러 편을 꾸준히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