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페이스북 캡처

김태규 전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12일 《문화일보》 칼럼 '與 경선 무효표 처리의 4대 문제점'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정세균, 김두관 등 중도 사퇴한 후보들의 득표를 무효 처리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판사는 "이재명은 승리했지만, 왠지 찜찜하고 석연치 못한 느낌을 남기게 됐다. 이재명은 과반에서 0.29%포인트를 간신히 넘기며 득표해 결선투표는 피했다"며 "그러나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낙연 캠프의 태도는 충분히 이유가 있어 보인다. 만약에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전 지사의 득표를 무효로 처리하지 않고 전체 투표수에 포함해 계산하면, 이재명의 득표율은 49.32%에 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전 판사는 "첫째, 사퇴한 후보의 득표를 무효로 처리하는 것은 선거인단의 투표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시각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투표를 오로지 후보를 선택하는 수단으로만 바라보면 무효로 처리하는 것도 나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투표를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의 선택이라고 보면 무효로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 판사는 "당원과 국민은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가 그 투표를 통해 반영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것을 무효로 만든 것이다. 무효로 처리하면 그들은 애초에 투표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며 "투표자의 총합에서조차 배제됨으로써 그들의 투표행위는 유령놀음이 된 것이다. 투표를 후보 결정 수단으로만 보고 국민의 정치적 자유권의 행사라는 의미를 소홀히 했다"고 분석했다.

김 전 판사는 이어 "둘째, 사퇴한 후보와 최종 개표에서 패배한 후보를 달리 볼 명분이 애매하다. 도중에 사퇴한 후보든, 최종 집계에서 패배한 후보든, 그들이 얻은 표는 궁극에는 사표가 된다"며 "그런데 사퇴한 후보의 표는 분모에서 제외하고, 최종 집계에서 패배한 후보의 표는 분모에 포함하면 같은 성격의 득표를 다르게 처리하는 논리적 모순에 빠진다"고 부연했다.

김 전 판사는 "셋째, 법학에서 무효로 한다는 것은 그 행위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시각에서 접근하면,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은 투표 당시에 장래에 그 후보가 사퇴할 것을 예견하지 못한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는 비난을 받는 결과가 된다"며 "당선된 후보든, 패배한 후보든, 더해 사퇴한 후보든 상관없이 투표자는 지지 정당이나 국가를 위한 충심에서 투표한 것이다. 그런 당원과 국민의 의중을 무시하는 형태로 집계하는 경선은 옳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김 전 판사는 "이래저래 사퇴 후보의 득표를 무효로 처리하고 전체 투표수에서 제외하는 경선 규정 해석은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민주당의 당내 경선이니 민주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양대 정당이 굳건한 정치지형에서 여당의 경선 방식이 국민 일반의 정치적 선택과 무관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민주당에서 나오는 '사사오입 선거'라는 비판이 충분히 이유 있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