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정부가 올해 4분기(10~12월) 만 12~17세 소아·청소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제하거나 유도하지는 않기로 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4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12~17세 연령층의 접종 이득이 월등히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접종을 강제하거나 유도하는 일은 하지 않도록 객관적인 과학 정보를 충실히 제공해 접종 여부를 결정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저질환을 가진 소아·청소년은 감염 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위험도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17세 미만의 코로나19 치명률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

예방접종 전문가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 특히 12~17세 정도인 아이들은 코로나19 위험도가 연령만을 기준으로 봤을 땐 위험성이 낮은 연령"이라며 "그 연령층에서 백신 접종이 보건학적인 측면에서 이득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추진하는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 한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비율 및 숫자도 훨씬 적다. 미국 보건 당국은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소아·청소년 접종 이득이 높다고 봤다.

최 교수는 다만 "개학을 하고, 아이들 사이에 대면 모임이 많아지면 어른이 접종했더라도 아이들이 모두 보호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비접종자나 아이들이 모인 상황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발생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보건학적인 이득 측면에서 평가가 쉽지는 않지만, 사회적인 측면에서 이득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많다. 다른 연령층이나 대상군에 대해 국가가 접종률 목표를 가지듯 접근해야 하는 대상은 아니다"라며 "위험과 이득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지고,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허가됐다면 접종 선택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도 청소년 백신 접종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트레이시 호그 미국 캘리포니아대 박사팀은 "건강한 청소년은 코로나19 자체로 입원하는 것보다 심근염을 유발하는 화이자 백신의 드문 부작용 때문에 입원할 가능성이 4~6배 더 높다"고 했다.

하루 확진자 숫자가 4만 명에 육박하는 영국에서도 최근 만 12~15세 청소년 대상 코로나19 백신을 1회만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2회 접종 시에 생길 수 있는 심근염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교육부와 방역 당국은 이달 중 12~17세 예방접종 시기와 대상, 종류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시행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홍 팀장은 "12세 이상 아동·청소년에게 접종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국외 사례 등을 참고해 백신 종류와 접종 횟수 등 전문가 자문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