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원희룡에 이어 홍준표 캠프까지 들어설 것으로 점쳐지는 서울 여의도 용산빌딩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 경선 캠프로 활용했던 곳이다. 사진=조선펍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광화문 이마빌딩에 대선 캠프를 차린 것과 달리, 여야의 잠룡(潛龍) 대부분은 정치의 본산(本山)인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국회 등 정치권과 가깝고 역대 대통령 및 당 대표 등 유력 정치인이 배출된 명당(明堂) 빌딩이 많기 때문이다. 최재형 캠프가 10층을 쓰고 있는 ‘대하빌딩’은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캠프가 입주했던 곳이고, 정세균·원희룡에 이어 홍준표 캠프까지 들어설 것으로 점쳐지는 용산빌딩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 경선 캠프로 활용했던 곳이다. 

이 밖에 여권의 유력 주자 이재명 캠프는 극동VIP빌딩 8층을 쓰고 있고, 이낙연 캠프는 대산빌딩 4·7층에, 유승민 캠프는 태흥빌딩 6층에 입주했다. 모두가 소위 ‘여의도 대권 맛집’으로 불리는 핫플레이스를 대선의 전진기지(前進基地)로 쓰고 있는 것이다. 6일 오전 《조선펍》이 여야 대선 캠프가 들어선 빌딩들을 차례대로 취재했다. 아직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이어서 캠프들은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전략 기획 등 직원들의 조용한 준비 태세에서 폭풍전야(暴風前夜)의 긴장감이 느껴졌다.

1. 별도 기자실까지 조성한 최재형의 ‘열린캠프’

먼저 방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캠프는 대하빌딩 10층에 입주해 있었다. ‘열린캠프’라는 명칭답게 빌딩 로비에 큼직한 안내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빌딩 입구에 안내판을 내걸지 않고 은밀하게 캠프를 가동시키는 타 주자들과 달리, 기자들 및 정치권 인사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캠프 사무실 구성도 눈에 띄었다. 통합 관리 사무실 외에 별도의 기자실을 설치, 취재진이 활용할 수 있도록 장소를 내어줬다. 방문자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 문구를 작성해 공간마다 붙여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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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캠프가 들어선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사진=조선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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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빌딩에 입주한 최재형 캠프는 별도 기자실을 구성, 언론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이른바 '열린캠프'를 지향했다. 사진=조선펍

2. 여야 잠룡들을 불러 모으는 ‘용산빌딩’의 王氣?

대하빌딩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용산빌딩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 캠프가 입주해 있었다. 정세균 캠프는 11·13층을, 원희룡 캠프는 10층을 쓰고 있었다. 정세균 캠프 직원들이 특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원희룡 캠프의 경우, 원 전 지사의 지사직 사퇴와 관련한 행정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곧 활성화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용산빌딩에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 캠프의 입주까지 거론되고 있다. 소식을 접한 일부 몇몇 언론들은 관련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6층과 8층에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 캠프의 입주가 확정되면, 하나의 빌딩에 여야 대선주자 3명의 캠프가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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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원희룡 후보 캠프가 입주한 서울 여의도 용산빌딩 내부. 사진=조선펍

3. ‘소수정예’ 이재명 캠프, ‘文의 둥지’ 이낙연 캠프

극동VIP빌딩 8층에 마련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캠프는 생각 외로 소박했다. 유력 주자의 캠프치고는 다른 후보에 비해 규모가 작은 느낌이었다. 원활한 운영을 위해 ‘소수정예’ 조직으로 구성한 듯 보였다. 실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지사의 대선 캠프는 ‘규모는 간소화하되 중량감 있게 운영하는 방향’으로 구성됐다고 전해진다. 극동VIP빌딩은 1990년 당시 민주정의당(노태우), 통일민주당(김영삼), 신민주공화당(김종필)의 삼당합당(三黨合黨)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 당사(黨舍)가 종로에서 이전한 곳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1992년 대선에서 승리한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캠프는 대산빌딩 2개층(4·7층)을 사용하는 등 규모가 제법 컸다. 무게감 있고 진중한 분위기를 지닌 이 전 대표의 캠프답게 조직 운영도 치밀하고 정교했다. 각 층의 공간을 안내하는 직원이나, 방역 수칙에 따라 체온 체크 및 출입 관리를 하는 직원들의 자세가 반듯했다. 대산빌딩은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캠프가 입주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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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캠프가 입주한 서울 여의도의 극동VIP빌딩, 이낙연 후보 캠프가 입주한 대산빌딩. 사진=조선펍

4. 카페 같은 젊은 감각의 유승민 캠프

유승민 전 의원 캠프는 타 주자들과 달리 길 건너편 건물(9호선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인근), 태흥빌딩 6층에 입주해 있었다. 2030 젊은 세대의 유 전 의원 지지 모임인 ‘희망22’ 사무실을 캠프로 운영하고 있었다. 태흥빌딩은 유 전 의원이 당 대표로 있었던 구(舊) 바른정당 당사가 입주했던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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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 캠프는 타 주자들과 달리 길 건너편 건물(9호선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인근), 태흥빌딩 6층에 입주해 있었다. 사진=조선펍

캠프 사무실 내부는 딱딱하지 않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2030 중심의 공간답게 인테리어도 젊은 감각을 지향해 마치 특색 있는 카페를 연상케 했다. 접객(接客) 공간에는 작은 원탁과 알록달록한 의자를 배치했고, 한 편에 내부가 투명하게 보이는 업소용 냉장고를 설치해 다양한 음료를 넣어놓고 있었다. 이날 유 전 의원은 오신환 전 의원 등 측근 인사들과 함께 회의를 마치고 나와 기자와 잠시 대화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를 비롯해 캠프를 방문한 여러 손님을 직접 안내하고 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