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문협이 순회 전시 중인 북한 미술품 '백두산 천지'. 사진=지성호 의원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최근 자신들이 소유한 북한 미술품으로 지방 순회 전시회를 열며 경기도 수원시와 광주광역시로부터 억대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지 명확한 검증 없이 전시회를 진행해 논란이 예상된다.

경문협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표로 있는 단체로 북한 선전매체의 저작권료를 대신 받아 북한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4일 지성호 의원실(국민의힘)은 "경문협이 북한의 공훈·인민예술가의 미술품 십여 점(강훈영·정현일·박동걸 등)을 중국에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문협은 이를 활용해 지자체의 남북협력기금을 받아 가며 순회 전시 중"이라고 밝혔다. 

경문협과 경기도 수원시는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18일까지 남북미술사진 기획전 '약속'을 열었고, 광주시는 7월 27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지 의원실은 "문제는 경문협이 주최하는 북한 미술품 전시회에 수원시와 광주시가 각각 2억3000만원과 1억9000만원, 총 4억2000만원 가량의 협력 기금을 집행한 것"이라며 "경문협이 중국에서 구매한 북한 미술품을 가지고 지자체를 순회하며 전시하는 행사인데, 회당 2억 원가량의 지자체 기금 지원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했다. 

또한 "북한 미술품이 중국에 수출된 것인지, 남북교류협력법 승인 대상인 제3국을 단순 경유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검증 조차하지 않은 채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은 촘촘한 대북제재 감시망에도 불구, 이를 다양한 편법으로 회피하고 있다"며 "유엔 대북제재위(委)는 북한이 제3국을 경유하거나 제3국인의 이름을 이용해 신분을 숨기는 등의 교묘한 수법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엔 결의는 제재 대상을 상대로 하는 자산 동결(1718호 8항 d, 2094호 8항), 이롭게 하는 행위 금지(1718호 8항 d, 2087호 9항, 2094호 8항), 제재 대상의 재원 이전(2094호 11항)을 금지하는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북한 미술품의 유통 및 구매 등에 있어 제재 대상의 자산에 경제적 이득과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는 포괄적인 규정이다. 

지 의원실은 유엔 대북제재 조항을 설명하며 "경문협이 중국에서 사들인 북한 미술품은 결국 유엔 1718 위원회의 검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국정 감사에서 지성호 의원이 지적한 통일부·통일교육원의 오두산 통일전망대 전시회의 북한미술품을 대북제재 패널 보고서와 미국 재무부까지 지적하면서 국제적인 문제가 된 바 있다. 

외교부 또한 지난 5월 문체부에 협조를 요청해 국내 미술계가 북한 미술품 거래·유통·전시와 관련해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지성호 의원은 "작년 국정 감사에서 지적한 북한 미술품 문제가 국제적으로 문제가 된 지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았다"며, "유엔 결의는 북한의 핵무기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재원 이전과 그들을 이롭게 하는 행위 전반을 금지하는 것인데, 우리 정부의 안일한 태도로 현장에선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경문협이 소유한 북한 미술품 또한 문제가 없는지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