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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최광 교수의 부국안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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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이 반듯하지 않은 세상··· 강의하기가 힘들고 괴롭다

글 | 최광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전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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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대학 강단에서 강의하기가 무척 간초(艱楚)하다. 힘들고 괴롭다. 정년퇴임한 후에도 계속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복에 겨운 신세에 무슨 푸념이고 무슨 불평불만이냐고 많은 분들이 반문하실 것이다.
 
사실 강의하는 자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 국내외 34년 강의에서 처음 10여 년은 남으로부터 배운 ‘지식’을 전하는데 급급했으나 20여 년 전부터 시작한 피나는 독서 덕분에 지식과 더불어 그간 인류가 쌓아온 ‘지혜’까지 가르치기에 강의 자체는 즐거움을 지나 희열을 느낀다.
 
교수로서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정말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행동거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자신이 확신하는 시(是)와 비(非)를 학생들에게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로서는 혼돈스러울 것이라는 점이다. 특별한 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기본에의 충실을 강조하고 사회와 학문의 기본을 가르치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제학은 원래 경세제민(經世濟民)의 학문이기에 인간의 본질과 사회의 기본에 대한 내용이 강의에서 빠질 수 없다. “인간은 정직해야 하고 거짓말을 하여서는 안 된다.” “인간관계의 중심은 이(利)보다 의(義)여야 한다.” “대한민국은 법치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국가는 구성원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등은 인간과 사회의 기본이고 역사적 사실이다. 이 기본과 사실을 대학생들에게 잘 이해하도록 가르쳐야 함은 물론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나갈 지성으로써 현실에서 이를 구현시키도록 진지하게 고민하게 해야 한다.
 
문제는 강의실에서의 배움이 현실에서 구현되지 않는데 있다. 이 땅의 모든 학생들이 쳐다보고 있는 나라의 지도자들이 하는 모습을 보면 강단에서 정직과 의를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를 잘 모르겠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국민들더러 법을 준수하라면서도 자신들은 정작 무법, 불법, 탈법, 편법이 일상적인 지도자들에게서 학생들은 무엇을 배워야 하나?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히 지도층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놓고 학생들을 대하기에는 정말로 면목이 없다. 전 세계를 통틀어 국회의원 가운데 전과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한민국만큼 높은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명백히 실정법을 위반한 사람들이 뇌물을 받아 국립호텔(감옥)에 다녀온 사람들이 버젓이 국회의원으로,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당선 취임하는 현상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인간이란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현실에서 듣고 보는 바를 더욱 확실하게 받아들이게 되어 있다. 특히 젊은 학생들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지도자들이 이(利)에 따라 이합집산하고 거짓말을 식은 죽 먹기처럼 하는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정직하게 살고 의를 지키라고 강단에서 외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정말 자괴를 금할 수 없다.
 
한 시대의 성공적 인물의 귀감은 윤리적 열정과 도덕적 순수함을 가지고 자신의 분야에 전문적 집념으로 무엇을 이루고 그 결과 사회에 봉사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것이다. 인품, 명예, 자존심 등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부와 권력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획득하는 것이 우리 사회 성공적 인생의 표본이 된지 오래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단에서의 강의는 무용지물이 아니면 절규일 것이다.
 
이 나라의 진보 좌파 세력은 자신들이 민주투사임을 가장 앞세운다. 상당수가 주사파로서 반정부 반미 활동을 한 것을 민주화 투쟁했다고 억지를 부린다. 민주화 투쟁했으면 됐지 그 대가로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아 챙기는 투사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그 주사파가 주축인 현 정부의 국정운영은 민주주의와는 참으로 거리가 있다. 민주주의와 촛불 혁명은 궤를 같이 할 수 없는 것인데 촛불 혁명을 앞세워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삼권분립의 정신은 훼손되고 법치주의는 말 뿐이고 개헌도 절차나 내용에서 반민주적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고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국가는 왜 존재하고 그 역할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선 국민들은 물론 지도자들도 인식이 크게 부족하다. 국가는 복지를 제공하기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북 핵의 인질로 국민 전체의 생명이 위협을 받는데도 남북 평화만 외치고 수많은 납북자 생환은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고이즈미 수상도 클린턴 대통령도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자국민 몇 사람을 꺼내오기 위해 평양에 갔다. 남북 정상회담이 세 번이나 개최 되어도 납북자 한 명도 데려오기는커녕 그 수많은 납북자의 존재 자체도 언급하지 않는가? 정부는 국민의 재산을 보호해 주기는커녕 재산권을 침해하는 정책을 수없이 양산해 내고 있다. 온갖 규제가 재산권을 침해하고 재산권의 행사를 제약하고 있다.
 
미국의 건국 초기에 대통령의 임기 제한이 없었음에도 초대 대통령 워싱턴은 왕으로의 추대를 거부하고 8년 재임 후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16대 대통령 링컨은 60만이 죽은 처절한 내전에서 승리했으나 단 한명도 전범으로 처리한 일이 없으며 패배한 남쪽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았다. 실업률이 25%에 달한 대공황이 발생했음에도 32대 대통령 루주벨트는 취임사에서 전임 후버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지 않았다. 황제 추대를 거절한 워싱턴 그리고 정적인 상대방을 비난하기는커녕 국민 모두를 보듬고 자신의 소임만 묵묵히 한 링컨과 루스벨트 이들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었다. 이들 위대한 대통령들이 다함께 추구한 것은 미국 헌법 전문과 독립선언서에서 나타난 자유의 확보를 위해서 이다. 자신들이 강단에서 가르친 것보다 더 훌륭한 현실의 많은 지도자들을 사례로 연구와 강의에 매진하는 미국 교수들이 참으로 부럽다. 사회의 기본이 현실에서 실현되고 훌륭한 지도자들을 가져 강단에서 자괴감 없이 강의하는 날이 언제 오려나?
 
새로 들어서는 정부마다 시장경제원리를 주창하면서도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그리고 시장경제를 작동시킨다는 “핑계”로 구호와는 달리 구체적 정책은 간섭과 강압의 관치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걸핏하면 국민정서를 핑계로 재벌을 윽박지르며, 중산층을 육성하고 서민을 호한다는 명분으로 시장의 구석구석에 개입한다.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원칙에 맞지 않는 일을 추진하다가 돌출변수가 불거지면 또 다른 무원칙으로 일을 처리하고 정치논리까지 개입시켜 일을 뒤죽박죽 만드는 현실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기에는 필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자화자찬에 도치되기가 일쑤이다. 일부 외국인들이 칭찬하는 것이 열등생만을 모아 놓은 학급에서 1등 하는 학생을 칭찬하는 것에 비유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만 생각하는 대학생들이라면 교수의 설명 없이도 인지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다. 지지자만의 대통령이 아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상호협력과 화합을 가르친다. 최근 적폐청산을 빌미로 온통 패 가르기 일색이고 상대에 대한 치도곤 일색이다. 지도자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반대편에 선 국민들에게는 배척의 메시지를 보내면 그 나라와 그 국민은 결국 분열 반목할 수밖에 없고 그 나라는 붕괴되기 마련이다.
 
강의하기가 참으로 힘들고 괴롭다. 세상만사가 교과서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 현실과 같이 이렇게 뒤죽박죽이어서야 강단에서 강의하기가 참으로 간초(艱楚)하다. 반듯한 기본에의 충실을 강조하고 사회와 학문의 기본을 가르치려는 노력은 강단에 서 있는 한 계속될 것이다.
등록일 : 2018-05-14 13:59   |  수정일 : 2018-05-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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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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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 2018-05-14 )  답글보이기 찬성 : 10 반대 : 2
교수님의 제자가 되어 훌륭하신 강의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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