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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박상융 변호사의 이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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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용서해준 동거녀를 살해… 가정폭력 수사와 처벌의 문제점

글 | 박상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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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동거녀를 폭행한 남자가 경찰에 체포되었다. 불까지 질렀는데도 어찌 된 일인지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되었다. 피해자인 동거녀가 처벌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동거녀가 처벌을 원치 않는 이유를 조사해보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필자가 경찰재직 시 취급한  가정폭력사건의 경우 처음에는 거의 겁도 나고, 피해를 면하기 위하기 위해  신고하지만 경찰이 출동한 후 조사단계에서 처벌을 원치않는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경찰은 처벌을 원치 않기 때문에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사건을 종결하고 돌아온다.  
 
왜 처벌을 원치 않는 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처벌의사를 철회하지 않으면 보복 폭행을 당하기 때문에 두렵기도하고 처벌의사를 표시해도 구속되는 경우가 희박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상해진단서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상해진단이 나올 정도가 아닌  단지 피해가 가볍다는 이유로 구속이 안된다.
 
불구속이 되면 가해자는 집에 귀가한 후 신고를 한 피해자를 찾아가  다시 폭행을 한다. 그러한 가운데 상습폭행에 가정이 멍이 든다. 흔히 가정폭력의 경우 매 맞는 배우자, 부모, 자녀만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매맞는 장면을 지켜본 자녀와 그 가족(부모)의 정신적 충격이나 고통은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매맞는 가정에서 성장한 자녀들이 가출과 범죄, 나아가 정신적 상처를 입어 자신들도 폭력범죄자가 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필자는 매 맞는 피해자들이 집에서 쫓겨나 쉼터 등으로 피하는 반면에 오히려 폭행을 한 가해자는 집에서 머무르는 현실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다. 이번 사건의 경우 폭행을 당한 동거녀는 처벌의사를 철회했을 뿐 아니라 경찰의 신변보호조치까지 거부했다고 한다. 왜 동거녀는 처벌의사를 철회하고 신변보호조치를 거부했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에 아마도 철회하지 않으면 동거남이 자신에게 보복을 할까 봐 두려워서 그랬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니면 경제적으로 동거남에게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처벌의사와 신변보호조치를 요청하면서 혼자서 독자적으로 살아가기가 더 힘들어서 일지도 모른다.
 
신변보호조치를 거부한 경우 경찰은 더는 조치를 해 줄 수 없는 것일까? 방화까지 하고 상습적으로 폭행을 가해놓고도 법원의 영장기각에 의해 석방된 동거남이 또다시 재범을 저지를 우려가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었을까? 
 
신변보호조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석방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여 왜 신고했느냐고 다그치면서 보복 폭행을 할 우려가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을까?
 
그리고 이러한 조치는 과연 경찰서 어느 부서에서 해야 할까? 가정폭력이 야간에 이루어지다 보니 이를 처리한 파출소, 여성청소년 수사팀, 형사팀, 강력팀의 경우 자신의 당직 교대근무 시간이 끝나면 사건이 제대로 인수인계되지 않는다. 가해자가 다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지와 보복을 하는지에 대해 현장을 방문하여 가해자에게 재범하지 않도록 강력히 경고하고 피해자를 안심시켜 주는 조치를 할 수는 없었을까?
 
말로만 신변보호조치, 긴급접근금지 조치를 외치지만 현실적으로  피해자와 관계자들은 잘 알지 못한다. 아울러 가정폭력사건은 불구속된 상태에서 검찰을 거쳐 법원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되기까지 길게는 3개월 이상이 걸린다.
 
그러한 상태에서 재 폭행이 이루어지고 피해자는 보복을 두려워한 나머지 제대로 신고조차 되지 않는다. 사건접수단계에서부터 재판까지 시간이 너무 길게 걸린다. 신고 또한 신고 후 자녀문제,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처벌을 철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해자에 대한 쉼터 또한 부족하고 쉼터에 머무르는 것을 꺼리기도 할 뿐 아니라 쉼터 자체에 경찰관이 배치되지 못해 신변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 가정폭력 현장을 지켜본 자녀들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가정폭력상담소, 가정법률상담소,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많은 기관과 시설이 있지만 제대로 내실 있게 운영되지 않는다. 법과 현실이 따로따로다.  
 
경찰, 검찰, 법원단계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치료와 상담, 그리고 경제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성, 학교폭력 등과 더불어 4대 사회악으로 가정폭력 근절을 외쳤지만 현실적으로 폭력발생 후 조치만 이루어졌을 뿐이다.
폭력을 당한 피해자의 치료와 가해자의 재범을 막기위한 접근금지조치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재범율이 높아졌고 가정폭력은 오히려 늘어만 갔다.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 다른 나라 법규정을 인용하여 만들어진 법률은 장식에 불과하다. 왜 이 땅에서는 매 맞는 피해자는 집에서 도피하고 있고 가해자는 도리어 집에서 당당히 머무르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국회의원, 대법관, 여성가족부장관, 법무부장관, 경찰청장, 검찰총장 등 관련기관장들이 가정폭력 피해당사자들을 직접 찾아가서 들어보아야 한다.
 
5월 가정의 달이다. 생활고에 시달려 아들을 살해하고 자살한 아버지, 처벌의사를 철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동거녀를 살해한 사건을 보면서 서글픈 현실을 느낀다.
등록일 : 2018-05-14 16:37   |  수정일 : 2018-05-1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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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융 변호사

1965년생. 고려대 법학과 졸업 /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1993년 특채로 경찰에 입문, 경찰청 마약·지능범죄수사과장, 경기지방청 수사과장,
서울 양천·평택·동두천·김포·대전중부·논산경찰서 등 서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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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 2018-05-14 )  답글보이기 찬성 : 5 반대 : 3
박변호사님의 말씀에 100%공감합니다. 폭행발생 후 합의를 보던 안보던 무조건 구속수사에 보복범죄는 무기징역을 때리면 이런일 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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