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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박상융 변호사의 이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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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죄 고소 천국… 유사수신사기사건 수사로 본 수사와 재판의 문제점

글 | 박상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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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고수익 보장 유혹광고에 넘어가 투자를 하게 되었다. 투자자를 추가로 모집해 오면 수당도 주겠다는 말에 더 혹해서 친인척, 지인까지 끌어들였다. 처음 몇 번은 약속한 대로 수익금이 들어왔다. 그런데 차츰 약속한 수익금은커녕 원금도 보전받지 못했다.
 
알고 보니 회원 돌려막기 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돈은 자신이 챙긴 것이다. 경찰에 고소를 하니 사기사건이라 경제팀에 배당된다. 피해자가 많으니 서로 사건을 맡지 않으려고 한다. 피해자의 주소가 다르니 사건을 병합(합침)해야 되는데 서로 병합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피해자들은 사기범의 검거와 구속과 함께 피해회복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런데 피해회복은 민사사건이라 형사문제와 별개라고 한다. 사기범은 유사수신행위업(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음)는 인정하지만 사기혐의는 부인하다. 자신도 투자한 돈을 다른 사기범에게 속아 당했다고 변소한다. 조금만 참으면 고수익보장이 가능한데 고소하는 바람에 수익환원이 단절되어 피해자가 많이 생겨났다고 변소한다. 나아가 사기피해자들도 고수익 고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했으니 자신에게 기망당했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한다. 
 
투자한 돈의 계좌추적이 필수인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사이에 사기범은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빼돌리거나 다른 곳에 투자에 재산을 은닉한다. 어떤 경우는 돈이 없으니 구치소, 교도소에 가서 몸으로 때우겠다고 한다. 교도소에 수감되면 공짜숙식제공으로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 출소해도 피해금액을 배상할 책임도 없고 수사 당국에서 추적도 안 한다.
 
일부 피해자들에게 추가로 자신을 고소하면 오히려 약속한 돈을 안 주겠다고 하면서 고소를 막기도 한다. 일부 피해자들은 오히려 가해자가 구속되면 투자금을 못 받을까 봐 고소를 하지 않고 구속시키지 말아 달라는 탄원서도 제출한다.  
 
다단계 조직이다 보니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기도 하다. 검찰에 송치되면 검사들도 사건을 배당받지 않으려고 한다. 피해자가 많고 계좌추적, 통신수사 등 수사할 사항도 많고 사건기록도 복잡하고 많기 때문이다. 검사들도 특수부 등 사회적 이목 집중사건 등 생색내기와 승진 등에 도움이 되는 수사만 선호할 뿐 피해자가 많고 복잡한 유사수신사기 고소사건은 서로 피하려고 한다. 압수수색신청도 소명자료가 부족하다면서 되돌려보내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사건기록을 분리해서 송치해 달라고도 한다.
 
일부 사건의 경우 공소장 자체가 범죄사실이 불특정하고 피해금액과 피해자를 제대로 특정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러한 가운데 피해자가 요구하는 가해자의 은닉재산추적, 피해회복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소되어도 법원에서도 마찬가지다.
 
피해자의 돈을 어떻게 했는지, 어떤 곳에 숨겼는지에 대한 추적 입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해자들의 배상명령신청도 기각된다. 재판정에서는 다수 피해자의 원망과 울음소리로 소란스러운 경우도 있다. 
 
어떤 가해자는 유명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피해자에게 반환할 돈은 없다고 발뺌을 하니 법정에서 피해자들의 원망 섞인 고함소리만 들린다.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상에 유사수신행위의 경우 대상범죄에 포함되지 않아 은닉재산 추적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피해자들 간에 재산 다툼으로 송사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다.
 
유사수신행위가 당국의 허가 사항이라고 하지만 도대체 어느 기관에서 담당하는지조차 모른다.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일부 피해자는 나중에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또 다른 범죄자를 끌어들이면서 범죄가 학습 되니 재범률도 높다. 경제가 안 좋을수록 이런 사기는 더욱 성행한다.
 
피해자들을 보면 서민들이 많다. 조희팔 사건 등 희대의 사기사건들이 다단계 유사수신행위에 속아 넘어가 발생한 것이다. 중국 등 해외로 도피하는데도 출국금지 조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처벌형량도 낮다. 그러다 보니 몸으로 때우고 출소 후 은닉한 재산을 찾아 또다시 유사수신사기 행위를 하기도 한다.
 
일반인이 상습사기범들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라는 이유로 범죄경력조회도 할 수 없으니 사기피해자들만 속출한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는 범죄자들에게는 개인정보보호의 천국이 되기도 한다. 국가가 독점한 범죄자정보를 개인정보보호라는 이유로 선량한 서민들에게 제공되지 않으니 사기범들의 천국이 된다.
 
사기범들에 관대하고 사기범 추적수사에 소극적이고 피해회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수배만 시킬 뿐 추적수사에는 인력부족을 이유로 소극적이다. 경찰 공개수배자 명단에 강력범죄자만 많을 뿐 사기수배범은 적다. 출소 후에도 피해회복이 될 수 있도록 끈질긴 자금추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말이다.
 
피해회복은 민사소송으로 하라고 하면 증거확보에 어려움이 많고 인지대, 송달료, 변호사선임비용도 많이 든다. 재판에 이겨도 은닉재산을 알지 못해 집행할 재산을 알아내지 못하면 판결문은 휴짓조각에 불과하다. 
 
법원의 문턱은 높으니 민사성 사기고소사건이 형사고소로 이어진다. 형사고소를 해도 수사관이 증거수집과 추적수사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입증책임을 고소인에게 떠넘기기도 한다. 검찰에 고소를 제기하면 경찰에 내려 보내고 피고소인 연락처도 몰라서 고소인 관할주거지 경찰서로 고소를 제기했는데 때로는 사건관할이 없다면서 사건처리를 미루기도 한다.
 
그러한 가운데 사기피해자와 가해자만 양산된다. 사기죄는 재산적 피해 못지않게 정신적 피해로 이어지고 사기피해자는 다시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사기죄의 고소가 많고 발생이 많으면 그만큼 신용사회로의 길은 멀기만 하다. 
등록일 : 2018-05-02 16:30   |  수정일 : 2018-05-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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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박상융 변호사

1965년생. 고려대 법학과 졸업 /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1993년 특채로 경찰에 입문, 경찰청 마약·지능범죄수사과장, 경기지방청 수사과장,
서울 양천·평택·동두천·김포·대전중부·논산경찰서 등 서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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