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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박상융 변호사의 이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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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촌오거리살인사건’ 같은 억울한 사람이 안 나오게 하려면

글 | 박상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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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강도 사건 실화를 다룬 영화 <재심>의 한 장면. 


2000년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속칭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18년 만에 대법원에서 진범의 확정판결로 마무리되었다. 당시 경찰이 용의자로 체포한 16세 다방배달원은 최초 목격자로 현장에 있었던 사실, 그가 타던 오토바이 공구함에 칼이 있었다는 사실로 유죄 심증과 함께 구속되어 검찰에 송치되었고, 징역 10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자백도 있었지만 당시 피의자는 여관방에서 경찰의 감금과 구타로 인한 강압에 의한 자백이었다고 말했다. 공구함의 칼과 피해자의 상처의 흔적이 맞지 않았고, 칼에 혈흔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밀감정등 확인조사는 무시되었다. 
 
용의자가 범행 당시 다른 장소에 있었고 용의자의 오토바이를 목격하지 못했다는 용의자에게 유리한 진술도 있었지만 묵살되었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도, 공판정에서 공소유지를 담당했던 검사도 제대로 사건기록을 면밀히 조사하고 확인하지 않았다. 
 
 감형받기 위해 2심에서 죄 없는 그에게 죄를 인정하라고 권유한 국선변호사도 문제다. 결국 범죄자로 몰린 소년은 10년 형 만기출소 후 26세 때 출소했다. 출소전에  경찰에서 진범을 검거, 진범의 자백과 목격증언 등 진술을 확보, 구속영장을 청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단계에서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영장을 반려했다. 
 
지금 정부와 국회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찰, 경찰 개혁위원회의 출발점은 바로 이러한 억울하게 누명을 씌워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사건의 원인과 자성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경찰은 왜 무리하게 강압수사를 하고 구속을 했을까?
 
경찰 자체 내에 부당한 수사를 막기위한 자체내  지휘 감독하는 사람이나 기관은 없는지, 검찰 역시 말로만 경찰 수사지휘를 통해 경찰의 불법 부당한 수사를 감시•통제한다고 하지만 형식적인 송치 후 수사에 그치지는 않았는지, 그 후 경찰이 진범을 잡아 구속영장을 청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영장을 기각하였는지,
 
송치 후 공소제기과정에서 증거의 신빙성에 대한 조사와 판단은 제대로 왜 안 했는지, 법원 역시 왜 현장검증과 증거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 국선변호사 역시 왜 제대로 변론 과정에서 피고인의 결백입증을 위해 경찰과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제대로 분석, 조사하지 않고 부실 변론을 하였는지, 이러한 의문점을 가지면서 필자는 현행 수사와 재판 절차의 문제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실적(구속)에 의존한 수사, 심문이라는 이유로 장기간의 사실 추궁식의 문답식 조사, 구속영장발부 단계에서 경찰과 검찰이 제출한 수사기록에 의존한 사실상 유무죄판단 결정관행식 수사, 현장검증을 도외시한 서류 중심의 탁상행정식 조사방식, 일부여론에 의해 선입견과 편견을 가진 일부 수사관과 법관,
 
잘못된 수사와 재판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는 수사와 재판, 사건 관련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고 빨리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수사와 재판, 더 나아가 수사와 재판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인생경험과 경륜이 적고 오로지 법과 규정에 얽매여 결정하는 시스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억울하게 수감된 피해자처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충분한 변론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시스템, 이러한 것들이 결국 한 사람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을 한순간에 망쳐버리게 하는 오류(범죄)를 저지르는  수사와 재판을 하게 된다.
 
이러한 사건에 대해 관련 사건수사와  재판의 담당자와 책임자는 물론 경찰, 검찰, 법원변호사협회는 관련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 그리고 깊은 자성을 하여야 한다. 사법개혁특위, 검찰, 경찰, 법원 개혁위원회,나아가 변호사협회의 출발점은 이러한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원인분석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국민들은 경찰, 검찰, 법원에서 소환하면 무서워한다. 그러니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이러한 심리 상태를 이용하여 경찰,검찰을 사칭하면서 사기를 치는 것이다. 제2, 제3의 약촌오거리살인사건이 또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검찰청, 법원 앞에서 나홀로 시위하거나 구치소, 교도소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여야 한다. 
 
수사와 재판을 마친 후 바둑 복기식으로 잘못 수사하고 판결한 것이 아닌지 늘 자성하고 성찰하여야 한다. 정약용 선생의 <흠흠신서> 서문에서 ‘사람이 살려야 할 자를 죽이고 죽여야 할 자를 살리고도 마음 편히 있다’라는 글처럼 대한민국의 경찰, 검찰, 법관은 과연 자신이 수사•재판한 사건의 사람들이 살려야 할 자를 죽였는지, 혹은 죽여야 할 자를 살렸는지에 대해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에서 또는 수사•재판이 끝난 후에도 끊임없이 돌아봐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경찰, 검찰, 법원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등록일 : 2018-04-05 09:40   |  수정일 : 2018-04-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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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융 변호사

1965년생. 고려대 법학과 졸업 /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1993년 특채로 경찰에 입문, 경찰청 마약·지능범죄수사과장, 경기지방청 수사과장,
서울 양천·평택·동두천·김포·대전중부·논산경찰서 등 서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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