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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백승구의 執弓而待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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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작가 허정윤
“그림책 읽는 사람들 많아지면 세상도 아름다워질 것”

⊙“문제 아동은 없다. 문제 부모가 있을 뿐. 부모가 模範 보이면 아이들은 스스로 제 역할 찾아”
⊙어린이 교육문화 콘텐츠 회사 ‘리틀아티스트’, 정부가 선정한 여성기업ㆍ벤처기업으로 뽑혀. 창의력ㆍ인지능력ㆍ협동심ㆍ사회성 높이는 교육 프로그램 ‘아리부바’ 운영

글 | 백승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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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윤 씨는 그림책 작가이자 시인, 클레이 아티스트, 창의성 교육프로그램 회사의 경영자이다.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을 시원한 바다가 보이는 거제도 장승포에서 보냈다.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건설에 건축설계사로 참여했던 아버지를 따라서였다. 서울로 올라와 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했지만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겠다는 어릴 적 꿈을 버릴 수 없었다. 20대 중반에 아동 관련 통합미술 프로그램 연구소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동요 가사를 쓰고(MBC동요대회 작사부문 은상ㆍ인기상 수상), 어린이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어린이 뮤지컬을 기획, 제작도 했다. 일을 하며 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을 공부했고 현재 교육학 박사과정을 다니고 있다.
 그림책 작가 허정윤씨 얘기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그의 창작(創作) 공간이자 10년 전부터 운영해왔던 교육사업 일터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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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를 소재(素材)로 한 《코딱지 코지》는 주인공이 콧구멍 속에서 세상으로 나와 펼치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다루고 있다.
 
-최근 그림책 《코딱지 코지》를 냈더군요. 어떤 내용인가요.
“어린 시절 코딱지를 파서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있을 텐데요. 이 책은 콧구멍을 탈출해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코딱지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이에요. 주인공 이름이 ‘코지’예요. 콧구멍 속에서 펼치는 흥미진진한 모험이 아이들에게 ‘내 콧속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지요.”
-현재 반응은요.
“책을 내고 2주 만에 한 인터넷서점이 집계한 조사에서 유아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한 달 이상 차지했어요. 뜻밖이었어요. 콧구멍 속 코딱지를 소재(素材)로 했는데 그게 아이들에게 신기했나 봐요. 책에 나오는 그림은 제가 ‘클레이’로 직접 만든 소품을 사진으로 찍은 거예요. 클레이 그림책이라 할 수 있지요.”
-클레이 그림책? 찰흙이나 지점토로 만든 소품을 그림으로 표현한 건가요.
“네. 요즘 어린이 책에 나오는 그림은 클레이로 만든 것들이 많아요. 부모님 세대의 학창시절 미술 수업에 썼던 재료로는 찰흙이나 지점토가 전부였지요. 요즘에는 클레이(clay)를 써요. 합성수지로 만든 건데 손에 묻지 않고 인체에도 해롭지 않아요. 특별한 도구나 접착제 없이도 조형물을 만들 수 있지요. 창의력을 키우는 도구로 각광 받고 있어요.”
-그림책 《어부바》《원숭이 학교》《노란장화》등을 냈던데 이들 책도 클레이 그림책인가요.
“일반 그림책이에요.”
-클레이 그림책은 일반 그림책보다 어떤 점이 좋은가요.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여 입체감이 뛰어나요.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죠. 이번에 낸 《코딱지 코지》의 그림사진은 모든 장면을 직접 세트로 만들어 찍은 것들입니다. 주인공 ‘코지’와 그의 친구 ‘코비’의 표정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코털이 빽빽한 콧구멍 속은 종이를 하나하나 오려 마치 정글 숲처럼 생동감 있게 만들었죠.”
 
-글을 쓰는 것 외에 책에 나오는 그림이나 조형물을 직접 그리거나 만들어 왔나요.
“일러스트레이터와 공동으로 책을 낸 적도 있는데, 저는 혼자 하는 작업을 즐겨요. 책마다 그림책 작가만의 독특한 그림 스타일이 있어요. 저는 주로 말랑말랑한 클레이로 입체물을 만드는 걸 좋아해요.”
-코딱지를 소재(素材)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코딱지를 내용으로 한 유아용 책들이 있긴 해요. 아이들의 코 후비는 습관을 고치기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지요. 저는 보는 시각을 바꿨습니다. 코딱지는 더러운 것이며 코를 파서는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콧구멍 속 ‘세상’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들여다 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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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 코지》의 장면들이다. 작가는 비염으로 고생한 아버지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인터넷에 찾아봤더니 유아용 베스트셀러 중에 ‘똥’을 소재한 것들이 많더군요. 아이들은 그런 것들을 신기해하고 좋아하나 봐요.
“아이들은 어른과 보는 시각이 달라요. 제가 코딱지 이야기를 책으로 내야겠다고 생각한 건 오래 전이에요. 선친(先親)께서 비염으로 코를 자주 파셨는데 ‘아빠 코 파면 더러워!”라고 하면 ‘코딱지도 세상을 구경하고 싶대. 그래서 세상 밖으로 꺼내주는 거야’라며 껄껄 웃으셨죠. 아이들에게 무조건 안 된다는 이야기보다는 다른 발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을 말해주고 싶었어요. 코딱지 파기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을 갖는 일이자 재미있는 놀이라고도 생각했고요. 다양한 생각의 고리들이 연결되면서 코딱지를 주인공으로 한 콧속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어요.”
-비염으로 고생하신 아버지의 말씀에서 착안한 거군요.
“한양대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셨는데 대한민국 건설ㆍ조선 강국에 일조(一助)한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계셨어요. 저는 아버지를 따라 지방을 많이 돌아다녔지요. 아버지는 어릴 적부터 제게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주셨어요. 공학도(工學徒)였지만 자연과 사람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난’을 좋아해 저희 집에는 난초 화분이 100개가 넘었을 정도예요. 제가 중학교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당시 아버지 나이 마흔 아홉이셨죠. 제가 글을 쓰거나 회사를 경영하며 어려움에 닥쳤을 때는 항상 아버지를 떠올려요. 개인이 아닌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요.”
 허정윤 작가의 최근작(最近作) 《코딱지 코지》는 ‘주니어RHK’에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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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작가가 운영하는 교육콘텐츠 프로그램 ‘아리부바’의 전시회 장면.
 
 허 작가는 시인(국민일보 신춘문예 등단)이면서 클레이 아티스트, 창의성 교육프로그램 기획자 겸 여성경영인이다. 20대 후반이었던 2007년, 통합미술 프로그램 회사인 ‘허정윤연구소’를 만들었고 곧이어 클레이 제조회사 ‘아리부바클레이’를 설립했다. ‘아리부바’는 우리말 항아리와 어부바를 조합해 만든 합성어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에 출연해 클레이 수업을 한동안 진행했다. 클레이 뮤지컬 ‘엄지공주의 사랑 찾기’를 제작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2012년에는 클레이 제조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냈고 이듬해에 하나 더 취득했다. 회사 이름을 ‘리틀아티스트’로 바꾸면서 교육사업을 넓혀나갔다.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베이징에서 클레이 작품 전시관을 운영했다.
 리틀아티스트의 프리미엄 교육콘텐츠 브랜드인 ‘아리부바’를 더욱 전문화했다. 아리부바는 ‘쿠키요리&클레이동화’ ‘건축교실’ ‘세계문화여행’처럼 놀이수업을 통해 창의력, 인지능력, 협동심과 사회성 등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한다.
 허 작가가 개발한 초등학교 방과 후 학습프로그램은 현재 관련 교육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창의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의 회사는 2013년 정부가 선정한 여성기업, 벤처기업으로 뽑혔다. 허 작가는 지난해 ‘한국융합교육협회’가 선정한 ‘최우수 창의교육상’도 받았다.
 
-시인, 그림책 작가, 클레이 아티스트, 창의성 교육프로그램 경영자 등 하는 일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요.
“아동 교육 관점에서 보면 다 연결돼 있어요.”
-어떤 타이틀이 가장 마음에 드나요.
“당연히 ‘작가’죠. 책을 좋아하신 어머니 덕분에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저희 집 서재(書齋)에는 도서관처럼 책들로 가득했는데 이 책 저 책을 꺼내보며 ‘나도 멋진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죠. 성인이 되어 처음 쓴 자작시가 《국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어요. 그런데 시집보다 그림책을 먼저 냈네요. 그림책 작업은 저 스스로를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일이에요.”
-그림책 작가가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한 때 산부인과 간호사를 꿈꾼 적이 있어요. 갓 태어난 아기들을 매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 그림책 작가, 아동 교육 기업가로 변했지요. 희망이 있다면 《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처럼 전 세계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요즘 아이들은 너무 일찍 ‘성인화’하는 건 아닌가요. 4~5세 아이가 20대(代) 아이돌ㆍ걸그룹의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곤 하잖아요. 동심(童心)이 세계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인데요.
“요즘 아이들은 말보다 스마트폰 사용법을 먼저 배운다고 하더군요.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어도 동심의 세계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생각해요. 어른의 시선이 아닌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이야기와 생각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해요. 아이들을 사랑하고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어른들이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는 부모, 어른들을 보고 행동해요. 교육현장에 계신 분들과 얘기를 해보면, 모두가 수긍하는 부분이 있어요. ‘문제 아동은 없다. 문제 부모가 있을 뿐이다’라는 점이죠. 아이는 말과 행동에서 가장 가까운 부모와 주변의 어른들을 보고 따라 합니다. 아이에게 ‘공부해라’고 해놓고는 정작 그 부모는 TV를 본다면 아이가 이런 부모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부모가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면 아이도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요. 이게 최상의 교육이라 생각해요.”
 
-아동 분야의 출판계 동향은 어떤가요.
“출판계가 불황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요. 물론 그림책 판매량도 많이 줄었어요. 인지도가 높은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이 그나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요. 출판 시장이 어렵다고 해도 신인 작가들의 수준 높은 그림책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데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들이 참 많아요. 최근에 나온 그림책을 보면 일러스트 수준이나 내용의 다양성에 많이 놀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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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윤 작가(칠판 앞 가운데 흰옷 입은 이)는 2010년 아프리카 말리에서 월드비전 나눔교육대사로 활동하면서 현지 교사와 어린이들에게 클레이 만들기 시범을 보였다.

-다음 작품이 궁금합니다.
“그림책 작가로 활동한 지 10년이 됐는데 그 동안 네 권을 냈네요. 적다면 적을 수도 있겠지만 작품 수보다 작품에 들인 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낸 《코딱지 코지》는 5년 동안 수많은 수정 과정을 거쳐 낸 책입니다. 저는 여러 작품을 동시에 준비하는 편인데요, 지금 작업 중인 작품 중에는 8년 넘게 준비한 책도 있어요. 내년에는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 같은 그림책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건강해지고 다양한 생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그림책을 많이 내고 싶어요. 그림책을 읽는 아이와 어른이 많아지면 세상도 아름다워질 겁니다.”
 허 작가는 “나이 80이 넘어도 그림책을 계속 출간해 아이들에게 영원히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며 “지금 운영하는 회사를 세계적인 아동 교육 콘텐츠 기업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허 작가의 눈은 맑고 밝게 빛났다.⊙[글=백승구 기자]
등록일 : 2016-09-06 08:37   |  수정일 : 2016-09-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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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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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an1208  ( 2016-10-20 )  답글보이기 찬성 : 1 반대 : 3
친구 애기 선물을 찾다가 주인공부터 코딱지라는 발상이 재밌어서 선물해줬는데, 엄청 좋아한다 하네요∼∼ 매일 몇번씩 읽어달라고 하며 잼있어 한다고 하니 선물해주기를 정말 잘한 거 같아요^-^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동화책으로 추천드려요!!
김자영  ( 2016-09-10 )  답글보이기 찬성 : 2 반대 : 4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동화책이예요 ∼클레이로 만든 주인공들 표정 하나하나가 아이들 표정처럼 귀엽고 재미나네요 에니메이션 같은 느낌도 들고요 우리몸의 일부인 코속을 주제로 하여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코딱지라는 주인공의 스토리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 쑥쑥 자라나게 하네요∼
허정윤 작가님의 아이들 생각주머니를 쑥쑥 자라나게 하는 동화책 다음편도 기대됩니다
박기호  ( 2016-09-10 )  답글보이기 찬성 : 3 반대 : 2
아이와 함께 읽고 보았습니다
저도 무척 좋았습니다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해지리리 생각됩니다
더 많은 그림책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해방  ( 2016-09-10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면 아이는 따라한다..ㅡ 이말 이 요즘들어 와닿네요. 언제나 아이들의 길잡이같은 친구가 되어주세요∼ 코딱지코지 화이팅 ^^
용산풋살쭈  ( 2016-09-10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조카 선물해주었는데
너무 좋아해요∼^^
      답글보이기  이창욱  ( 2016-09-10 )  찬성 : 0 반대 : 0
조카가 그림책을 너무 좋아해서 자주 선물하는데 코딱지 코지 를 너무 좋아하네요 ^^. 좋은 그림책 화이팅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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