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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프러제트>로 본 여성 참정권

글 | 신용관 조선Pub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6-07-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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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프러제트>의 한 장면.

지난 6월 23일 개봉한 영화 <서프러제트>는 여성 참정권을 다룬 영국 영화입니다. 원제 ‘suffragette’는 20세기 초 영국과 미국에서 활동한 여성 참정권 운동가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suffrage’가 투표권, 선거권, 참정권을 뜻하는 단어이니까요.
(참고로, ‘보통선거권’은 universal suffrage 또는 popular suffrage이고, ‘참정권 운동’은 suffrage movement라고 표현합니다.)

영화는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까지 격렬하게 이어졌던 여성 투표권 획득 운동과 관련된 실화와 실제 인물들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역할인 세탁공장 노동자 여성은 가상의 인물이긴 합니다.
1897년 영국에서는 하원(下院)에서 여성참정권을 목적으로 하는 입헌운동이 진행되었습니다. 1903년에는 에멀린 팽크허스트를 중심으로 ‘여성사회정치동맹’이 결성되어 과격한 운동노선을 취하기 시작합니다. 영화 <서프러제트>에서는 메릴 스트립이 팽크허스트 역할을 맡아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지요.
 
영화에서도 결정적인 사건으로 묘사되지만, 1913년 ‘여성사회정치동맹’ 소속의 한 여성이 정치적 소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경마대회에서 목숨을 던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교사 출신의 에밀리 데이비슨은 영국 국왕 조지5세가 참관하는 경마대회에 잡입, 가로대 밑으로 빠져나가 달려오는 말 앞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경찰은 신문을 이용해 여인의 머리에서 흐르는 피를 막았지만, 그녀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여인의 외투 안쪽에는 ‘여성사회정치동맹’이라고 쓰인 깃발 두 개가 꽂혀 있었다고 합니다.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 역사 1001 Days』 마로니에북스)
 
제1차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여성사회정치동맹’의 활동은 중단되었지만 1918년 국민대표법의 성립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이때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인정되었습니다. 영국에서 전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이 부여된 건 1928년입니다.
여성참정권은 여성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말하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능력이 떨어지고 또 가정을 지키는 것이 여성의 본분이며, 여성의 이익은 남성에 의해 대변된다”는 등의 이유로 오랫동안 정치에 참여할 여성의 권리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서프러제트> 마지막 부분에 각 나라별 여성 투표권 부여 시기가 자막으로 나옵니다. 가장 먼저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나라는 뉴질랜드입니다. 1893년의 일이지요. 19세기에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정치 체계를 가졌던 것으로 평가되는 뉴질랜드는 1879년 재산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모든 성인 남성이 투표할 수 있게 하였지요.
여성 투표권을 적용한 최초의 선거는 1893년 11월 28일에 실시됐는데 어떤 여성들은 호위도 받지 않은 채 기표소에 혼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 “여성은 우편을 통해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는 군요.
 
호주는 1902년 여성에 참정권을 부여했으며, 유럽대륙에서는 핀란드가 1906년 최초로 여성투표권을 인정했습니다. 여성이 의원으로 처음 선출된 것도 핀란드였습니다. 1907년 총선에서 19명의 여성이 핀란드 의회의 의원으로 선출되었지요.
제1차 세계대전 후 서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여성참정권을 인정하게 됩니다. 미국은 1920년에 남녀에게 동등하게 투표권이 주어졌습니다.
프랑스는 1789년 프랑스혁명 때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하던 여성들이 투옥되거나 단두대에서 처형됨으로써 여성의 정치 참여가 무위로 돌아갑니다. 결국 여성운동이 시작된 지 1세기 반 만인 1946년에야 비로소 법률상 여성 참정권이 보장되었습니다.
 
아시아, 아프리카에 사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국가의 독립과 민주주의의 도입과정에서 참정권을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2차 대전의 종전에 따른 8.15 광복을 계기로 1948년 제정헌법에서 남녀의 차별 없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인정하였습니다.
스위스(1971년)와 포르투갈(1974년)은 예상 외로 뒤늦게 여성 참정권이 보장된 경우가 되겠습니다.
가장 최근에 참정권이 부여된 나라는 2015년 여성의 선거 참여를 허용한 사우디아라비아입니다. 아랍지역에서는 이미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이 여성 참정권을 부여한 바 있지요.
중동 국가 중 가장 보수적인 율법을 적용하는 사우디는 이슬람율법(샤리아법)과 부족 전통에 따라 여성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운전 등을 금지해 왔습니다. 모든 여성은 나이에 관계없이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 했지요. 그런 사우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신용관 조선뉴스프레스 기획취재위원


등록일 : 2016-07-08 15:47   |  수정일 : 2016-07-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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