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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경제학자가 본 정책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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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사업은 왜 실패하는가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교훈

글 | 양준모 연세대 정경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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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에 관한 이야기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1월 노무현대통령께서는 철도공사의 부채가 45000억 원에 달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을 언급하신다. 정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용산역세권 개발을 포함한 철도경영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추진되었다.
 
200712월 철도공사는 25%의 지분을 투자하여 민간 공모형 PF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하였다. 시행사로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를 설립하고 총사업비 305000억 원을 투입하여 201612월까지 사업을 완료하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렇게 야심차게 시작된 초대형 사업이 지금은 좌초되어 법정에 가있다. 사업추진이 어려워지자 정치권에서는 네탓 공방이 있었고 언론도 네탓 공방에 동참하고 있다. 정치적 고려가 우선이고 사업 실패의 정확한 진단은 뒷전인 듯싶다.
 
사업의 실패원인으로 주로 거론되는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외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적자가 불가피해지면서 추가적인 자본조달이 어려워졌다. 더욱이 30조 원이 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기자본비율이 3.8%에 불과하니 조그만 충격에도 사업추진이 어려운 자본구조였다. 분양이 안 되면 사업추진이 어려운데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쳤으니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리가 없었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데 그 누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겠는가. 사후적으로 볼 때, 외부 사업 환경 변화에 전혀 대응할 수 없는 체제로 대규모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법정 다툼 중이니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보다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들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왜 정부가 나서는 대규모 사업은 실패하는가. 투기와 경제 위기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 찰스 킨들버거는 정부와 같이 공신력 있는 기관이 거품을 키우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파산하지 않는다는 미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정부가 참여한 사업에 합리적인 규모 이상의 투자를 하게 되어 거품을 발생시킨다. 더욱이 정부가 참여하는 사업에는 도덕적 해이도 극성을 부리게 된다.
 
예컨대 1000억 원의 공사비가 들어가는 사업이 있다고 하자. 만약 이 사업으로 1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한다면, 과연 사업이 시작될 수 있을까? 만약 정부가 25억 원을 자본금을 납입하고, 민간이 75억 원을 투자하여 독립적인 법인을 설립한다고 하자. 이 경우 75억 원의 자본금을 낸 사업자가 1000억 원의 공사를 독점할 수 있고 공사를 맡은 사업자의 수익률이 10%라면 공사를 발주 받은 사업자는 이익을 본다. , 사업 완료 후 자본금으로 납입한 75억 원은 모두 날렸지만, 공사 수주로 100억 원의 수익을 얻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25억 원의 이익을 본다. 따라서 정부가 참여하기 때문에 100억 원이나 손해 보는 사업이 추진된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선거에 참여하는 지자체 장의 셈법은 어떨까? 어차피 사업이 실패해도 자기 돈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업실패보다 선거에서 지는 것이 더 무섭다. 비용은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크게 벌려 선거구민들에게 성과를 과시하고자 한다. 보상 문제가 발생한다면 주민들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다. 더욱이 보상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얼마나 자산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지를 광고한다. 이와 같이 정치인들은 사업비용이 더 올라갈 수밖에 없는 일들을 한다. 따라서 정부사업은 항상 고비용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대박을 꿈꾸다가 쪽박을 차게 된다. 이번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에서는 어떠한 교훈을 얻어야 하겠는가.
 
정부가 출연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에 유인 구조가 왜곡되어 불필요한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많다. 사업 실패로 정부는 빚더미에서 고생하는데 정부 자금 사냥꾼들은 돈 잔치를 하게 된다. 향후 정부는 사업의 타당성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책임 있게 사업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등록일 : 2014-03-06 오전 9:17:00   |  수정일 : 2014-05-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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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양준모 연세대 정경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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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훈  ( 2014-03-06 )  답글보이기 찬성 : 14 반대 : 8
공사 발주하는 놈만 쳐먹는 제도를 완공하는 놈도 쳐먹을 수 있게 해 줘야지... 또 완공한 후에도 계속 쳐먹을 수 있게 하면 국고가 바닥나는 한이 있어도 번쩍거리는 신도시가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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