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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경제학자가 본 정책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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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용 생색내기-서울시 경전철 계획

경제학자가 본 정책 이슈 - 8조8천억원짜리 경전철

글 | 양준모 연세대 정경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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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도시에서 지하철은 가장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이다. 대중교통분담에서 지하철이 차지하는 비중은 도쿄가 86%, 런던이 65%, 파리가 58%이다. 반면 서울은 36%에 불과하다. 경전철을 도입하면, 철도서비스 지역이 62%에서 72%로 확대되고 대중교통분담률이 제고됨으로써 혼잡비용을 10% 절감시킬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용인시는 경전철 사업으로 1년 전 3,139억 원보다 거의 두 배가 증가한 6,253억 원(20136월 기준)의 빚을 지고 있다. 많은 지자체가 경전철과 같은 대규모 사업으로 빚이 빛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경전철의 상황은 어떨까.
 
서울시가 발표한 용역 보고서에 의하면, 편익이 비용의 8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말하는 편익은 다양한 유무형의 편익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경제적인 편익만 따지면 경전철 사업은 투자가 아니라 돈 먹는 하마에 불과하다.
 
현재 10개 노선이 고려되고 있다. 이 노선들의 총투자액은 88천 억 원 정도의 규모로 재정적으로 6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검토되었다. 서울시가 민간 사업자를 유치하여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민간 사업자에게 손실 금액을 다시 보전해 주지 않으면 아무도 나설 수 없는 사업이다. 민간 사업자는 시보조금, 국고보조금, 지역분담금을 다 합쳐서 44천 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더라도 16천 억 원 정도의 손실을 감수해야만 할 것으로 예견된다.
 
보도에 의하면 경전철 사업에 참여하고자하는 민간 사업자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신림선과 동북선 사업에서도 어떠한 조건으로 재정지원을 하느냐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민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추가적인 재정지원이 필수라는 결론이다.
 
최소운영수입보장 제도를 폐지해도 비용이 더 많기 때문에 손실만을 지원해줘도 어마어마한 지원금이 필요하다. 결국 경전철 사업은 서울시에게 6조 원대의 추가적인 빚을 안겨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자체 보고서에서도 타당성이 없다고 한 사업을 민간사업 운운하며 성급하게 추진의사를 밝힌 저의가 무엇인가.
 
서울시가 경전철 건설 계획을 발표하자 관련 지역에서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였다. 우리 지역에도 편리한 교통수단을 하나 더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환영하거나, 직접적으로 자신의 부동산이 경전철 역과 근거리에 위치하여 가격 상승을 기대해 환영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정치인들에게는 대단한 압력으로 작용한다. 올해에는 지자체 선거도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상책이다. 재정문제를 이유로 반대하는 측에서는 아직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니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라고 역공을 하면 그만이다. 찬성하는 측에게는 계획을 발표하였으니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어차피 선거일 전에는 어떠한 일도 확정될 수 없기 때문에 경전철 사업은 선거용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거용 재료이다.
 
정치적으로 경전철을 추진한다고 해도 이대로는 안 된다. 경전철과 기존 지하철의 연계, 경전철과 마을버스와의 연계 등 전체 교통망 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여 재조정해야한다. 더욱이 교통망과 지역의 비즈니스 중심이 연계돼야 한다. 전통 시장을 지역 교통망의 허브로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길은 사람을 이끌고 문화와 경제를 창조한다. 따라서 다양한 검토를 통해 경전철이 애물단지가 되지 않도록 다각적인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88천 억 원의 사업비를 경전철이 아니라 다른 사업에 투자해도, 지역 주민들이 여전히 경전철을 원할까. 그 돈이면 전통시장을 현대화된 쇼핑센터로 탈바꿈시켜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주택개량 및 환경 개선, 도로확장 사업에 투자하여 획기적인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도 있다. 그래도 주민들이 경전철을 원한다고 믿는지 정치인들에게 되묻고 싶다.
 
향후 지자체 장은 다양한 대안을 주민들에게 제시하여 미래 대한민국을 건설할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길 기대한다.
등록일 : 2014-02-04 오전 9:16:00   |  수정일 : 2014-02-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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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양준모 연세대 정경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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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va  ( 2014-02-05 )  답글보이기 찬성 : 19 반대 : 15
좋은 말씀에 공감 합니다.^^
김동윤  ( 2014-02-04 )  답글보이기 찬성 : 15 반대 : 10
아주 훌륭한 말씀 입니다.
      답글보이기  김인숙  ( 2014-02-04 )  찬성 : 14 반대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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