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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강위석의 생각을 따라 말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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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권력은 있고 경제 다스릴 능력은 없다

무용(無用)을 넘어 불능(不能)이 된 케인즈주의적 처방

정치는 경제를 다스릴 능력이 없다. 부채 과다 경제에는 케인즈적 처방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 빚을 더 질수도 줄수도 없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저금리 덕에 연명해 가는 장기적 침체기간이 계속될 것이다.

글 | 강위석 시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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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M. 케인즈
 
이 시리즈의 <4.정치가 고귀한 행위라고?>에서는 정치가 공공선과 공익을 증진시키며 정치 참여자는 이것을 수행하는 착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공공선택론의 주장을 소개하였다.
 
그런데 정치에는 이 보다 더 절실한 약점이 있다. 미제스와 하이예크가 말하는 지식 문제가 그것이다.
 
개인의 사리(私利)만을 좇아 운영되는 시장 경제는 비인간적인 경쟁, 소득 불평등, 불안정한 경기 변동, 노동계급의 소외, 금융부문의 이상(異常) 비대(肥大), 공해(公害, 외부비경제)의 만연 등 시장의 실패 때문에 결국 와해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이었다. 케인즈주의도 이런 진단에 상당 부분 동조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와 케인즈주의가 서로 갈라서는 것은 처방에서다. 마르크스주의는 혁명을 통한 생산수단의 전면적 국유화, 가격통제, 중앙계획 경제가 처방이다. 반면 케인즈주의는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통하여 시장의 실패를 완화하고 구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케인즈주의가 전문으로 하는 병(病)은 경기후퇴이기 때문에 따라서 처방은 주로 정부재정 확대, 중앙은행 통화발행 확대, 이렇게 확대에 편중되어 있다. 무자비한 숙청과 혁명을 거쳐 집권한 공산주의가 중앙계획에 따라 운영하던 소련 경제의 실험은 70년이 채 못 되어 실패하고 소련제국은 와해하고 말았다. 미제스와 하이예크는 공산주의의 멸망을 예언하고 있었는데 놀라운 것은 그 원인을 중앙계획경제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데에 두었다는 사실이다.
 
 
공산주의 멸망을 예언했던 미제스와 하이에크

중앙계획경제란 것은 생산할 재화와 서비스의 종류와 수량, 이를 생산하기 위한 자원의 구성,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배급, 이 세 가지를 모두 중앙계획 기관이 집중적으로 결정하는 경제다. 그런데 정치 조직은 경제를 중앙계획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와 지식을 갖출 수 없다고 미제스와 하이예크는 단언하였다. 그런 능력이 있을 수 없다. 중앙계획경제이므로 더욱 없어진다.
 
특히 가격을 폐지한 공산주의 경제에서는 경제 계산을 할 수도 없고 소비자가 어떤 것을 수요하는 지도 알 수 없다. 생산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도 경제 계산이 불가능하므로 의미를 가질 수 없다.
 
집중의 반대는 분산이다. 중앙계획경제와 반대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다. 자유시장경제에서는 앞의 세 가지가 모두 시장에서 결정된다.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면 각 생산자는 그것을 보고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각 소비자는 가격을 보고 소비량을 결정한다.
 
경제에서 정부는 시장을 대신할 수 없고 계획은 가격 메카니즘을 대신할 수 없다. 소련 공산주의는 이 원리를 거역해 보려다가 패망하였다.
 
그렇다면 케인즈주의적 경제 운용, 즉 재정팽창이나 통화팽창에 의한 경기부양 정책은 중앙계획경제와는 달리 그 운명이 창창할 것인가.
 
 
케인즈주의자들의 만병통치약은 중앙은행의 돈 풀기

케인즈주의는 시장의 실패라고 그들이 부르는 병이 전공(專攻) 분야이다. 구체적으로 경기불황, 소득불균형, 실업 등이 그들이 치료를 장담하는 주된 병변(病變)이다. 처방은 간단하다. 마치 공산주의 소련이 중앙계획을 만변통치약으로 여겼듯이 케인즈주의자들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것을 만병통치약으로 삼는다.
 
정부가 돈을 풀면 실제로는 정부가 빚을 그만큼 지게 된다. 정통 케인즈주의자들은 정부의 적자 자체를 처방으로 내세운다.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 민간이 그만큼 빚을 지게 된다. 2008년에 시작된 양적완화라는 미국중앙은행의 돈 풀기는 국경을 넘어 신흥국들의 빚까지 늘였다.
 
지식론보다 더 절박하게 정부의 능력을 제한하는 것이 있다. 정부나 중앙은행의 돈 풀기는 유효수요를 늘이는데 장기적으로는 물론 단기적으로도 효과를 낼 수 없다는 주장이 노벨 경제학 수상자 로버트 루카스 등의 합리적 기대이론이다.
 
정부가 수요를 진작하려고 적자재정을 집행하여 지출을 늘이면 여기서 생긴 빚을 가리기 위하여 필경 세금을 늘이게 된다. 그러면 민간의 지출은 그 만큼 줄어든다. 그러면 수요는 다시 줄어든다. 이런 판에 투자나 생산을 늘여서는 안 된다고 시장은 판단한다. 따라서 정부가 돈을 푸는 것은 경기회복에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합리적 기대이론이다.
 
 
무용(無用)을 넘어 불능(不能)이 된 케인즈주의

정부는 개인과 그들의 집합적 무대인 시장을 속일 수도, 이길 수도, 이끌 수도 없다. 합리적 기대이론은 케인즈적 처방의 원천적 무용론이다.
 
합리적 기대이론보다 정치의 경제적 역할에 더 엄혹한 부정적 진단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의 카먼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 두 교수가 2009년 저술한 '이번엔 괜찮겠지: This Time is Different'라는 책이 그것이다.
 
로고프와 라인하트는 800년 동안 66개국에서 반복된 경기 호황과 불황이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호황,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 부채 과다, 불황의 사이클을 그린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고 이 생각은 틀렸다는 것이다.
 
정부도 민간도 이미 과다한 부채를 지고 있는 경우에는 새로운 빚을 더 질 수도 더 줄 수도 없는 지경에 마침내 이르게 된다. 빚을 지고 주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이 없는 케인즈주의 처방은 무용(無用)을 넘어 불능(不能)이 된다.
 
이 불능은 과거 누적된 케인즈주의의 부채(負債) 처방이 자초한 것이다. 경기후퇴를 끝냈다고 해도 불안정성이 증대된 성장의 장기적 침체가 불가피하게 된다.
등록일 : 2014-02-12 오후 1:42:00   |  수정일 : 2014-02-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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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강위석 시인, 언론인

-1937년 경남 마산에서 출생

-마산고등학교, 연세대 (수학과,학사)
-미국 하바드대학교 케네디 스쿨(경제학 전공, 석사)
-현대문학지 시부문 추천완료
-한국은행, 국제상사(주) 근무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문화일보 논설실장, 중앙일보 논설고문 , 월간 에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자유주의, 보수주의 성향의 논설을 써 왔음
-시집 <알지 못 할 것의 그림자>, 칼럼집 <천하를 덮는 모자>, <향기나는 사람들>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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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광호  ( 2014-02-12 )  답글보이기 찬성 : 23 반대 : 29
강위원님, 건강 하시지요. 칼럼 잘 읽었습니다. 우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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