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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기자의 어제, 오늘, 내일

[[현장중계]오코노키 마사오 초청 日北관계 세미나]“김정은 정권은 이미 안정화되어가고 있다”

◉ “아베 총리, 납치자 문제 잘 풀면 개헌문제 등에서 리더십 발휘할 수 있을 것”(오코노기 마사오)

◉ “당 창건 70주년 행사 있는 10월까지는 北 도발 가능성 낮아”(히라이 히사시)

◉ “日北 수교시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는 지금까지 한국에 대해 해온 수준이 될 것”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5-01-22 02:11

▲ 왼쪽부터 이즈미 교수, 오코노기 교수, 문정인 교수, 히라이 교수.
 
1월21, 동아시아재단(이사장 공노명)이 개최한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일본 게이오대 교수 초청 세미나를 참관했다.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오코노기 교수로부터 일북(日北)관계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였다. 사회는 노무현 정권 시절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냈던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맡았다.

"北, 일본이 과도한 기대 가라앉히길 원해"
 
  일본 내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 중 하나인 오코노기 교수는 1990년 가네마루 신 일본 자민당 부총재의 방북에서부터 시작해 2002년 고이즈미-김정일 평양선언, 그리고 작년 5월 스톡홀름에서 열렸던 일본-북한 외무성 국장급 회담과 이후 일북 교섭 등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 후, 일북 국교 정상화의 최대 과제로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꼽았다.
작년 5월 스톨홀름합의에 따르면 북한은 일본 정부가 공인한 납북자뿐 아니라 자국 내 모든 일본인(2차세계대전 후 북한 잔류 일본인, 북송재일교포의 일본인 아내 등)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를 진행한 뒤 생존이 확인된 사람은 귀국시키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기로 했고, 일본은 독자적으로 시행해온 대북 제재의 일부를 해제키로 했다. 북한은 이를 위해 국가안전보위부에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었고, 일본은 작년 7월 말 인적 왕래 완화, 대북송금 보고 의무 완화, 인도적 목적을 가진 북한 선박의 일본입항 등 제재완화를 단행했다. 하지만 8월말쯤 나올 것으로 기대되었던 북한측의 1차 보고서는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작년 5월 스톡홀름합의 때만 해도 급진전될 것 같은 일북 수교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오코노기 교수는 일본측에서는 작년 12월 총선 등 국내정치 문제가 있었던 것도 원인이지만, 북한이 일본이 과도한 기대를 가라앉히기를 원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일본측에서는 작년 스톡홀름합의 후, 북한에서 북한 내 일본인 문제에 대해 전면적인 재조사를 실시해 더 많은 일본인 납치자들이 살아있고 그 생존자들이 일본으로 귀환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북한으로서는 그렇게 기대치가 높아진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 북한에서도 그렇게 할 수만 있었으면 벌써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과거 고이즈미 정권 시절 납치자 문제에 강경대응할 것을 주장해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아베 총리에게 이 문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인 문제라면서 이 문제를 잘 풀면 인기가 올라가고 개헌 문제 등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일본의 가장 큰 관심사가 납치자 문제라면, 북한이 일본과의 교섭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하나는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충분한 사과와 보상이고 다른 하나는 국교정상화라면서 일본은 사과는 국교정상화 이전에도 가능하지만, 보상은 국교정상화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오코노기, “김정일은 우수한 독재자’”
 
일북수교와 북핵문제의 관계를 묻는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의 질문에 대해 오코노기 교수는 일북수교 교섭의 마지막 단계에서 북핵문제는 가장 큰 문제가 되겠지만, 이건 일북간에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북핵문제에 대해 남북한간, 미북간에 어느 정도 진전이 이루어져야 일북수교도 최종적으로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명호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과 김정은 정권의 무력도발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은 그리 불안하지 않으며, 이미 안정화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정일은 (사회주의 몰락 후) 20년 동안 북한 체제를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전반 10년은 사회주의 몰락, 기근 등으로 어려웠지만, 후반 10년 동안 김정일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고비를 넘기는데 성공했다. 김정일은 어떻게 하면 자기 아들의 시대에도 북한체제가 살아남을 수 있게 할 것인가 하는 것만 생각했으며, 결국 그렇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 점에서 김정일은 우수한 독재자였다.”
오코노기 교수는 김정은 등장 후 3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까지는 김정일이 써 놓은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후 경제우선이나 국제관계 개선 등을 주장하는 것은 김정은 자신의 시나리오에 따른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코노기 교수 뿐 아니라, 동석했던 일본 전문가들도 그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이즈미 하지매(伊豆見元) 시즈오카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김정은이 의욕적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며(‘적극적인 무력도발은 않을 것이라는 의미), 한국은 북한의 도발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인 히라이 히사시(平井久志) 리쓰메이칸대 객원교수는 북한의 GDP는 일본의 현()들 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하는 시마네현이나 도쿠시마현보다도 못한 수준이며, 이러한 경제력으로는 도저히 장기전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가 있지만, 핵무기는 우리도 죽고, 세계도 죽자고 하기 전에는 쓸 수 없는 무기다라면서 남은 것은 국지도발인데, 적어도 당 창건 70주년 행사가 있는 10월까지는 도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아무리 독재정권이라고 해도 당 창건 70주년 행사가 있는 10월까지는 무엇인가 주민들에게 성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국지도발이 전혀 없을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올해 북한은 외교-경제-군사 등 모든 역량을 10월의 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집중할 것이다. 다만 10월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주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하면, 그 이후 다시 도발적 노선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히라이 교수는 한국이 당초부터 일북 스톡홀름합의를 너무 과대평가했다면서 당초부터 납치자문제 해결이나 일북수교는 실현되기 어려운 문제였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일본이 대북제재에서 따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지만, 그건 달리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일북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낮다.”
 
아베는 강한 압력이 있어야 협상 가능하다고 믿어
 
작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일본이 찬성표를 던진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오코노기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아베 총리가 강한 압력이 있어야 협상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는 압력과 대화에 같은 비중을 두는 게 아니라, 압력 쪽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다. 아베는 압력 때문에 상대방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바로 그런 압력의 하나이다.”
 
코리아헤럴드기자가 납치자 이슈가 아베정권의 내셔널리즘(우경화)에 미치는 영향을 물었다. 오코노기 교수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납치자 문제를 잘 풀면 개헌 등에서 아베가 리더십을 발휘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답했다. 히라이 교수는 일본은 그동안 국제적으로 가해자 측면만 부각되어 왔는데, 납치자 문제는 일본인들에게 피해자의식을 심어주었다. 이런 걸 내셔널리즘이라고 한다면, 내셔널리즘적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히라이 교수가 이렇게 말하자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일본이 북한과 수교할 경우, 과거 식민지배 문제에 대해 어느 수준에서 사과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오코노기 교수는 고이즈미-김정일의 평양선언에도 나오지만, 오늘날까지 일본이 지금까지 한국에 해 온 수준, 즉 무라야마담화나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8108일 나온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서 오부치 총리는 금세기의 한일 양국 관계를 돌이켜보고,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하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하였다고 명시했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정치학과 준교수(准敎授)고이즈미-김정일의 평양선언에도 깊은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과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일본에 대해 도발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오코노기 교수는 지금 일본인들은 한반도 유사사태보다는 센가쿠 문제, 중국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니시노 교수 역시 한반도 유사사태는 일본안보에 직결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지금 일본에서 추진되고 있는 집단자위권 문제는 한반도유사사태와는 큰 관련이 없다. 이 문제는 일본을 둘러싼 여러 상황이 변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그 가운데 중국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부연했다. 오늘날 일북수교 전망 등 오늘날 일본의 국제문제전문가, 전략가들의 1차적 관심사는 한반도가 아니라 중국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말이었다.
 
등록일 : 2015-01-22 02:11   |  수정일 : 2015-01-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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