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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볼트와 이상화, 누가 빠를까?

소치 동계 올림픽 타임키핑 뒷이야기

글 | 김공필 조선일보 행복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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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5일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경기장에서 펼쳐진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결승전. 폴란드의 즈비그니에프 브루트카 선수가 네덜란드의 쿤 페르베이 선수를 불과 0.003초 앞선 1분 45초 009를 기록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1000분의 3초 차, 사람의 눈으로는 도무지 분간할 수 없는 미세한 차이지만 판정 시비는 없었다. 초정밀 타임키퍼(time keeper, 기록을 측정하는 시계장치) 덕분이었다. 이 경기는 올림픽에서 정확한 기록 측정, 즉 타임키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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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결승선에 설치된 포토 피니시 카메라. 1초당 2000개의 장면을 포착한다.
(우)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는 보안 문제로 인해 기존의 화약총을 대신한 전자총이 출발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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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봅슬레이 앞쪽 양 날개에 부착된 측정 장치. 선수들의 전 구간 속도를 전송한다.
(우) 100만분의 1초를 기록할 수 있는 퀀텀 타이머.

 
우사인 볼트와 이상화가 뛴다면
 
속도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에서 기록 측정은 꽃이다. 특히 시속 50km를 넘나드는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부터 시속 150km를 능가하는 봅슬레이까지 동계올림픽에서 오차 없는 기록 측정은 생명에 가깝다.
 
번개처럼 빠르다고 해서 라이트닝 볼트(Lightning Bolt)라는 별명을 가진 육상 선수 우사인 볼트와 소치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우승자 이상화 선수가 겨룬다면 어떤 결과가 날까. 이상화가 볼트를 약 20m 따돌리면서 먼저 100m 결승선을 통과한다. 볼트의 육상 100m 세계 기록인 9초58은 시속 37.57km/h이고 이상화의 이번 우승 기록인 37초28는 시속 48.28km/h로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쇼트트랙처럼 거의 엉키다시피 한꺼번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들에게 순위를 부여한다는 것 또한 예삿일이 아니다. 그러나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 오랜 시간 진화해온 타임키핑 장비들은 이런 우려를 잠재운다.
 
화약총, 보안 검색 통과 까다로와 전차총 개발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다양한 타임키핑 기기와 시스템이 기록을 지켰다. 스피드스케이팅이 펼쳐진 빙상경기장. 그리 넓지 않은 트랙에는 10가지 주요 측정 장비들이 곳곳에 포진했다. 심판이 빨간색 스타팅 건(starting gun)의 방아쇠를 당기면 부저 소리와 조명과 떨림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출발을 알린다. 그간 사용해왔던 실제 권총 모양의 화약총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부터 전자 장치의 총으로 바뀌었다.
 
화약총이 전자총으로 바뀐 가장 큰 이유는 항공기와 경기장 안의 보안 문제 때문이었다. 이전의 화약총은 실제 총알을 쏠 수는 없었지만 실제 권총과 모양이 비슷해 보안 검색을 통과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공식 타임키퍼인 오메가가 검색에도 쉽게 통과할 수 있는 모양의 전자총을 개발한 것.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양쪽 다리에는 매우 가볍고 예민한 트랜스폰더(transponders, 무선 중계기)가 부착되어 있어 경기 중인 선수들의 기록과 순위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해줬다. 트랜스폰더에서 발생하는 신호는 전자신호 해독기에 의해 포착됐다. 가장 중요한 결승선에는 광전지와 포토 피니시 카메라가 자리잡고 결정적인 순간을 지켰다. 포토 피니시 카메라는 1초당 2000개의 장면을 찍어 선수가 이의 제기 시 정확한 판독을 해준다.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특히 주목받은 타임키핑 장치는 봅슬레이 경기장에 있었다. 총 길이 약 1300m를 시속 150km 속도로 달리는 봅슬레이의 움직임은 실시간으로 안방 텔레비전에 숫자로 나타났다. 트랙의 출발선과 중간 구간, 그리고 결승선 양쪽에는 적외선 포토셀이 설치되어 선수들의 움직임을 세밀히 포착했다. 봅슬레이의 전 구간 속도나 진입 각도 측정은 봅슬레이 양쪽 앞 날개에 부착한 특수 측정 장치 덕분에 가능하다. 봅슬레이의 속도와 가속도, 기울어 있는 정도, 선수가 받는 압력까지 기록했다.  
 
82년간 올림픽 경기 기록을 측정해온 오메가

올림픽의 공식 타임키퍼는 스위스의 세계적인 시계 회사인 오메가가 도맡아오고 있다. 오메가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공식 타임키퍼로 선정된 후 이번 소치동계올림픽까지 26번이나 4년마다 열리는 동·하계올림픽의 기록을 공식 측정해왔다. 이 82년 동안 타임키핑 장비나 측정 방식도 발전을 거듭해 이제는 1000분의 1초, 심지어 100만분의 1초도 기록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기술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스위스 뉴샤텔 천문대로부터 정확한 크로노미터로 인정받은 오메가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올릭픽에서 30개의 정밀 크로노그래프를 타임키핑 장비로 사용해 10분의 1초 단위까지 기록됐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에서는 100분의 1초 단위의 측정까지 가능해졌다. 포토 피니시라는 이름의 새로운 기록 측정 장비 덕분이었다. 기술은 진보를 거듭해서 16년 후인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에서는 1000분의 1초 단위의 기록 측정 타임키퍼를 선보였다. 이 신무기는 4년 후인 뮌헨올림픽 수영경기 남자 400m 혼영에서 실력을 발휘해 1000분의 2초 차이로 1등과 2등을 갈라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 첫선을 보인 퀀텀 타이머는 100만분의 1초 단위를 기록할 수 있는 장비로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기록을 지켰다. 2014년 리오올림픽과 2016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오메가는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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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출시한 한정판 '오메가 씨마스터 플래닛오션 소치 2014'. 45.5mm의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와 검정 세라믹 베젤(시계 테두리)이 조화롭다. 러시아 국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베젤 위 1~5분 눈금은 파란색, 6~10분 눈금은 빨간색을 입혔다.

 
등록일 : 2014-03-11 오전 9:29:00   |  수정일 : 2014-03-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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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김공필 조선일보 행복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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