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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이원우 기자의 컬쳐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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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애니 '너의 이름은'...세월호 참사 같은 '국민적 재해'를 대하는 한일(韓日)의 차이

※ 이 글에는 개봉작 '너의 이름은.'의 주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글 | 이원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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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이름은.' 스틸컷
작년 일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한국에서도 지난 4일 개봉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누적 흥행수익 200억 엔을 넘기며 '역대 영화 2위'의 대기록을 세울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도 예매율 1위를 기록할 만큼 반응이 뜨겁다. 동아시아의 일원으로서 국내 개봉 즉시 극장에서 작품을 관람했다.

작품의 중심에는 '타임 워프'라는 설정이 있다. 3년을 시간을 가로질러 도쿄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가 시간을 넘나들며 마음을 나눈다.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이 쉴 틈 없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이것이 과연 '역대 영화 2위'의 기록을 세울 만큼의 엄청난 아름다움이었느냐의 문제다. 

시간을 거스르는 설정이라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 '초속 5센티미터'를 비롯해 숱하게 많은 작품들에도 나온다.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이라면 역시 같은 감독의 전작 '언어의 정원'도 못지않다. 그렇다면 '너의 이름은.'의 기록적 흥행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이 작품은 타임 워프나 남녀의 몸이 뒤바뀌는 설정에서 한 걸음을 더 나아간다. 작품의 중심을 이루는 주요 사건은 '운석 충돌'이라는 재해(災害)다. 타키와 미츠하는 단순히 마음만 나누는 게 아니라 운석 충돌로부터 마을 주민 500여명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분투한다.

불가능해 보이던 기적이 현실로 바뀌어 가는 것과는 반대로, 둘의 기억은 흐려져 간다. 한때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서로의 삶을 살았던 두 사람은 점점 서로의 이름마저 기억할 수 없게 된다. 바로 이 망각의 지점이 '너의 이름은.'이 도달하고 있는 새로운 영역인 것이다.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에 한국인들이 얼마나 공감할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인들이 느낀 감동에 필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나 않나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일본과 한국은 이미 '재해'라는 주제에 있어서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 재해'를 가졌다는 점에서 일본과 유사점이 있다. 하지만 묘하게도 한국인들은 이 문제를 정치와 엮어버리는 전개를 택했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 '내부자들'을 위시해 '더 테러 라이브' '터널' '아수라' 같은 어두운 색채의 '현실적' 영화들이 득세하고 있는 데에는 사회에 대한 강력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또 다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건이 터졌을 때 정부나 관료들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한국인은 이제 없어졌다고 해도 좋다. 사실 바로 그 점이 현재 대한민국의 위험한(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일본인들은 어떤가. 이들은 현실에 대한 냉소 대신 '판타지'의 세계를 선택한 것처럼 보인다. 한국인들이 현실적 느와르물에 열광했던 2016년, 일본의 흥행수익 1위부터 10위까지 중에서 무려 7개 작품이 애니메이션이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나머지 셋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들이다.)

운석 충돌로 인해 마을 하나가 통째로 사라져 버린다는 설정은 여러 면에서 동일본 대지진을 연상케 한다. 어쩌면 일본인들은 2011년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집단적 트라우마를 갖게 된 것은 아닐까? 설령 기억을 잃는 대가를 치러야만 하더라도, 이름부터 다시 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한국의 박스오피스는 '너의 이름은.'과 정치느와르 '마스터'가 1,2위를 나눠서 차지하고 있다. 두 작품은 일본과 한국의 '마음'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등록일 : 2017-01-06 08:03   |  수정일 : 2017-01-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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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대중문화평론가
전 시사주간 미래한국 편집장, 현 미디어펜 기자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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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  ( 2017-01-12 )  답글보이기 찬성 : 9 반대 : 8
남북한이 통일이 되면, 지역감정은 어떻게 변할까? 종북좌빨이라는 단어는 어떻게 변할까? 지역감정과 종북좌빨이 살기위해서는 통일이 되면 안된다고?
도쿄맘  ( 2017-01-10 )  답글보이기 찬성 : 7 반대 : 1
아직 이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2011년 그 날, 돌이된 아이를 안고 도쿄에서 지진을 겪은 것과 2014년 뉴스로 세월호사건의 진행과정 본 사람으로써 그 차이를 분명히 알기에 이 기사에 동의할 수가 없네여.
미쨩  ( 2017-01-07 )  답글보이기 찬성 : 3 반대 : 0
좋은기사네요. 일본처럼 자연재해이미지로 남든 울나라처럼 정치, 불신으로 남든 이미 벌어진 사건들이고 그 안타까움이 애니로나마 애도될 수 있어 뭉클했어요 개인적으로요.
sr  ( 2017-01-06 )  답글보이기 찬성 : 6 반대 : 7
차이가 있다면 세월호는 100퍼센트 인재이며 책임의 소재가 분명하지만 그들은 자연재해였다는 부분이 아닐지.. 우리의 경우는 엉뚱하게 정치와 결부된게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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