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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주의자이고 싶다

국가주의자 코스프레를 하게 만드는 눈물겨운 사건들

글 | 이원우 시사주간 미래한국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3-10-16 17:46

자유주의자를 자처할 때 가장 좋은 건 잘난 척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의견의 ‘불일치’를 전제로 깔기 때문에 마음껏 자신의 견해를 표출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진영 논리와는 애초부터 접점이 없다. 아마도 대한민국 최고의 자유주의(Libertarianism) 교육기관일 홍익대 경영대학의 교수님들은 ‘우파’로 호명되는 것조차 꺼렸다. 어떤 것이든 집단에 속해 색깔을 강요당하는 게 싫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국가주의는 피해야 할 적에 가깝다. ‘애국심’이라는 말조차 사용하기 싫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국가는 다만 개인의 재산권을 지켜주는 시스템일 뿐이다. 국가는 오로지 그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따라서 자유주의는 모든 형태의 규제에 회의적이며 여기에서부터 보수주의(Conservatism)와의 건강한 긴장관계가 형성된다.
 
이석기가 ‘국회의원’인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긴장관계는 소위 보수-진보 논쟁보다 훨씬 심오한 구석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이 논쟁은 거의 부각되지 않는다. ‘적(敵)의 적’ 앞에서 분노한다는 점에서 둘의 차이는 별로 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종북 얘기다.
 
국정원이 이석기와 통합진보당을 덮친 8월 28일. 가슴이 뛰었다. 진실의 시간이 드디어 왔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뉴스에는 이상한 풍경이 비치고 있었다. 증거부터 영장까지 필요한 절차를 모두 밟아 진행된 압수 수색이었음에도 이석기의 사무실 앞에선 대치 국면이 벌어지고 있었다.
 
순간 온몸으로 ‘국가’를 거부하고 있는 그들에게 자유주의를 도둑맞았다는 직감이 들었다. 설문조사를 돌려보면 사람들은 지금의 나보다는 통합진보당을 자유주의자에 가까운 이미지로 인식할 것이다.
 
실제로도 이석기와 관련된 문제로 글을 쓰면서 자유주의자의 스탠스가 아닌 것 같다는 지적을 몇 번이나 들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마땅한 자유주의자가 국가의 개인(個人) 탄압에 동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거였다.
 
한 마디로 천만의 말씀이다. 자유주의자는 정부의 크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관건은 역할이지 크기가 아니다.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서라면 정부의 크기는 지금보다 더 커져도 된다. 종북이 이렇게 큰데 정부가 그보다 작아서야 되겠는가?
 
‘종북’ 존재하는 한 정부 크기 충분히 커야
 
   
"야, 이 도둑놈들아!"의 '야'를 발음하고 계신 'V님'
지금까지 국정원과 검찰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이석기는 이미 소(小)황제를 자처했던 분위기다. ‘남쪽의 수(首)’라는 닉네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V님’이라는 별명도 마련했고, 당연히(?) 전담 경호팀도 있었다.
 
V님은 9월 6일 구치소에 수감되는 과정에서 경찰에 둘러싸여 “야, 이 도둑놈들아”라고 외쳤다. 그가 다름 아닌 ‘도둑’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건 고도의 상징성을 내포한다. 그들은 이미 그들만의 견고한 성 안에서 국가에 필적하는 하나의 시스템을 확립했다는 얘기다. 그런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대한민국의 금배지를 달았을까?
 
힌트는 북한이 줬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석기 사건에 대해 “통일애국 인사들에 대한 야만적 탄압 소동”이라고 논평했다. 이 이상 확실한 심증은 없다. 이석기 무리는 ‘남한의 자유주의자’가 아니라 ‘북한의 국가주의자’다.(물론 북한은 국가가 아니지만)

그들로 인해 안 그래도 복잡한 자유주의, 보수주의, 국가주의의 정의는 다시 한 번 뒤엉켰다.
족보를 교정하는 일이야 나중에 해도 될 일이겠지만, 문제는 이석기류의 사고방식에 은연중에 동조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다는 점이다. 이들이 스스로 멋진 자유주의자의 흉내를 내고 있다면 그건 문제다.
 
본의 아니게 그들에게 동조하는 사람들
 
   
 
이를 테면 9월 26일 구글에서 ‘박근혜’를 검색하면 ‘부정선거로 당선된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이다’라는 서술이 떴다. 구글과 위키백과의 내용에 누군가 장난을 친 것이다. 아마도 이 사람은 스스로를 ‘정의 구현에 앞장서는 게릴라 자유주의자’ 쯤으로 인식하지 않았을까.
 
만약 이런 일이 야권 인사를 상대로 이뤄졌다고 가정해 보자. 예를 들어 노무현을 ‘김대업 병풍조작 사건으로 당선된 16대 대통령’으로 정의했다면? 김대중을 ‘노벨평화상을 위해 북한에 위헌적 지원을 한 15대 대통령’으로 정의했다면? 당장 촛불시위가 시작될 것이다. 인터넷은 지금 ‘수상한 자유주의’에 완전히 잠식당했다.
 
검찰은 이번에 구속된 이석기의 유죄를 확신하고 있다고 한다. 압수수색 당시보다 더 많은 증거가 수집되었다는 후문이다. 다만 그의 형(刑)은 5년 미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마저도 노무현 정부에서 그랬듯 사면·복권돼 버리면 그만이다. 무단 방북해 이명박 정권의 만행을 사과(?)하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만세!”를 외치고 돌아온 노수희에게도 법원은 고작 징역 4년을 선고했을 뿐이다.
 
내 세금(재산)이 그들의 콩밥 제조에 쓰인다는 사실에서 분노를 넘어선 슬픔을 느낀다.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갈림길에서 마음 놓고 고민할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오는 것일까. 타는 목마름으로, ‘자유’ 민주주의여 만세.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이원우 대중문화평론가
전 시사주간 미래한국 편집장, 현 미디어펜 기자

등록일 : 2013-10-16 17:46   |  수정일 : 2014-01-0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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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 2014-01-08 )  답글보이기 찬성 : 11 반대 : 14
지금 이사회는 민주라는 탈을쓴 좌파편향적인 세력이 점령한듯하다. 문화계 교육계(몇년전 한고등학교에서 수업중 여선생님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반대하는 촛불집회참석하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마이크 수업으로운동장까지 들리도록 수업하는 것을 듣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슴) 이것이 점점 정상 인듯 인식된다는데 문제가있다 왜 김대중 노무현에게 비판은 마치 금기사항이되고 심지어 요즘은 영화로 노무현 우상화까지.그분들이 한업적이 뭔지는 모르지만... 수상한 자유주의- 그말씀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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