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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박소영 기자의 '인터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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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인터미션']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리뷰

글 | 박소영 여성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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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는 속도감 넘치는 작품은 아니다. 비유하자면 시종 잔잔하다 이따금 몰아치는 바다 같다. 이런 이유로 <두 도시 이야기>를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관객도 꽤 있다. 연출을 맡은 왕용범 역시 이 부분을 걱정했던 듯하다. 왕 연출은 이번 공연에서 원작을 20분 가까이 쳐내며 이야기의 속도감을 높였다. 
<두 도시 이야기>는 제목처럼 파리와 런던, 두 도시를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다. 염세적인 지식인 ‘시드니 칼튼’이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눈뜨고, 그 여인의 남편을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는 내용이다. 프랑스 혁명이 배경이지만 <레미제라블>처럼 혁명이 작품의 중심이 되진 않는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단연 주인공 시드니 칼튼이다. 시드니는 술에 절어 살다가 운명의 여인 ‘루시 마네뜨’를 만나 변하기 시작한다. 사랑에 빠진 얼얼함을 그는 “처음이야 이런 밤은, 내 인생이 이렇게 달콤했었나?”(‘I can’t recall’ 중)라고 노래한다.

한지상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는 비탄에 찬 지식인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그는 뮤지컬 특유의 과장된 톤이나 제스처를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대사와 대사 사이의 포즈(pause)도 영리하게 활용한다. 그간의 무대 경험으로 얻은 자신감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잔잔하던 한지상이 ‘쾅’ 하고 폭발하는 건 오직 노래할 때다. 터질 듯한 성량과 흔들림 없는 음정은 그가 왜 뮤지컬계 블루칩일 수밖에 없는지 입증한다.
 

다른 배우들도 호연을 선보였다. 특히 ‘존 바사드’ 역의 서영주는 특유의 콧소리와 개그감으로 무거운 극 분위기를 띄워 갈채를 받았다. 아쉬운 건 넘버를 완벽히 소화하지 못한 일부 배우였다. <두 도시 이야기>에는 마디 안에서도 고음과 저음이 번갈아 나오는 난도 높은 곡이 많다. 극장 음향 문제 때문인지, 컨디션 난조 때문인지 일부 배우는 원래 음보다 반음 떨어진 소리를 냈다.

그러나 20분가량의 엔딩은 이런 불협화음을 씻고도 남았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기꺼이 단두대에 오른 시드니를 보며, 관객은 할 말을 잊은 듯 조용해졌다. 마지막까지 숨죽인 채 무대를 응시하던 관객들은 커튼콜이 끝나자 조용히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먹먹한 여운이 잔향처럼 남았다.

한 줄 평
왕용범이 깎고 다듬은 원석 ★★★☆ 
등록일 : 2014-08-11 오후 2:55:00   |  수정일 : 2014-08-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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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박소영 TV조선 기자

-주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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