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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박소영 기자의 '인터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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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인터미션']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주인공 이건명 "관객이 행복해야 저도 행복해요"

글 | 박소영 topclas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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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창작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탄탄한 스토리, 귀에 꽂히는 멜로디에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지난 4월 3일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 배우 이건명을 만났다. 이날은 이건명의 생일이기도 했다. 인터뷰 중에도 쉴 새 없이 도착하는 축하 메시지가 그의 ‘핫한’ 인기를 증명하는 듯했다.

“요즘 정말 행복해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좋은데, 관객 반응까지 좋으니 살맛 나죠(웃음).”

〈프랑켄슈타인〉은 19세기 영국 여성작가 메리 셸리의 소설을 각색한 것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자신이 저주받은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생명 창조 실험에 성공하는 것. 빅터의 실험을 돕던 친구 ‘앙리 뒤프레’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죽음을 당하고, 빅터는 그를 살려내기 위한 실험에 돌입하지만 앙리는 괴물이 되고 만다. 버림받은 괴물은 빅터를 향한 복수를 꿈꾼다. 스토리가 스토리인 만큼 극의 분위기는 시종 어둡고 침울하다.

“한 회 공연을 마치고 나면 에너지를 다 써서인지 등이 아파요. 그만큼 쉽지 않은 작품이죠.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시도 때도 없이 울었어요. 공연 끝나고 족발을 뜯다가도 울컥하고, 샤워를 하다가도 바닥에 주저앉아 흐느꼈죠(웃음). 다행히 지금은 조금 냉철해졌어요. 그래야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거든요.”


〈프랑켄슈타인〉의 연습 기간은 라이선스 뮤지컬의 두 배였다. 라이선스 뮤지컬의 연습 기간은 대개 6주, 길어야 8주를 넘기지 않는다. 그러나 〈프랑켄슈타인〉팀은 꼬박 석 달을 연습했다.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은 물론, 배우들까지 모두 모여 “이 작품은 한국 뮤지컬의 자존심”이라며 이를 갈았다.

“처음 한 달은 대본 리딩하고, 회의하고, 또 리딩하고, 연출과 통화하고를 반복했어요. 매일같이 상의하면서 작품을 수정ㆍ보완한 거죠. 유준상ㆍ류정한ㆍ박은태ㆍ한지상 등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이 모두 베테랑이다 보니 목표 지점도 같았어요. 배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받아들여준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의 리더십도 훌륭했고요.”

오랜 연습의 보람은 관객 반응으로 나타났다. 커튼콜 전석 기립의 장관이 연출된 것은 물론, 관람 후기도 연일 포털사이트를 장식했다. 눈에 띄는 반응 중 하나는 “〈프랑켄슈타인〉의 노래가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너의 꿈 속에’ ‘난 괴물’ ‘단 하나의 미래’ ‘위대한 생명 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등 대부분의 노래는 쉽고 강렬한 멜로디로 구성돼 있다.

배우들은 고음과 저음을 넘나들며 폭발적인 에너지로 관객을 전율케 한다. 그러나 이틀에 한 번꼴로 공연해야 하는 배우들에게 이런 곡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터. 특히 빅터의 테마인 ‘위대한 생명 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노래 실력과 연기를 동시에 요하는 고난도 곡이다.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소문난 이건명이지만 이번만큼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힘들죠. 배우 입장에서는 정말 쉽지 않은 곡이에요. 모든 것을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하니까요. 그런데 힘들지 않으면 재미있을 수 없어요. 저는 목을 관리 하느라 3월 내내 금주했어요. 메인 캐스트가 된 이후 저와 약속했죠. 공연 전날은 절대 술 마시지 않는다고.”

빅터와 ‘자크’, 1인 2역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연기 부담도 크다. 빅터는 천재이면서 동시에 광기를 가진 인물이고, 자크는 괴물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하는 악당이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두 인물에 이건명은 어떻게 몰입하고 있을까.


“소중한 사람을 잃었던 경험이 있어 빅터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요. 내 몸과도 같았던 친구를 떠나보냈거든요. 빅터는 어릴 적 엄마를 잃었고, 아빠 역시 빅터를 구하려다 죽어요. 생명 창조와 부활이라는 건 이 어린아이에게 항상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는 테마일 수밖에 없죠.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가장 슬픈 대목은 어린 빅터가 나와서 ‘단백질은 유기질의 결합, 전기 자극 반응하는 세포’로 흘러가는 노래를 부르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 어린아이가 오죽하면 그런 노래를 부르겠어요. 생명을 창조하겠다는 빅터의 꿈도 사실은 저주받은 운명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거예요. 자크는 얼핏 빅터와 상관없는 역할로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1막에서 빅터가 창조한 괴물을 2막에서 자크가 괴롭히잖아요? 그러니까 자크의 역할은 괴물을 못살게 굴어서 빅터에게 복수하게 만드는 거죠. 빅터가 인간을 저주하도록 하는 장치이자 소스인 셈이에요. 빅터와 자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거죠.”

‘경험’은 이건명에게 있어 연기 선생님이나 다름없다. “나이 들면서 연기를 보는 관점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삶을 보는 시각이 넓어졌다고 할까요. 특히 여행을 통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돼요.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으니까요. 인도 갠지스강에 갔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해요. 시체 머리가 떠다니는 강에서 사람들이 양치를 하더라고요. 그들은 갠지스 강물이 자신들의 죄를 씻어주고 병자를 치료하는 성수라고 생각해요. 너무 놀랍고 충격적이어서 하루 종일 갠지스 강가에 있었어요. 그런 경험이 더 많은 사람을, 더 많은 상황을 이해하게 해주더라고요.”

‘사람에 대한 이해’는 봉사활동에도 눈을 뜨게 한 계기가 됐다. 이건명은 지난해부터 10여 명의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소년원 청소년들을 돕는 뮤지컬 토크콘서트 〈Who Am I〉를 진행하고 있다.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에 관심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 공연의 수익금은 전액 학생들을 위해 쓴다. 경기도 안양의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 의왕의 고봉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시작했다. 후원은 금호아시아나재단이 맡았다.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지난해에는 ‘나’를 주제로 콘서트를 열었는데, 아이들이 자기 이름의 소중함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 놀랍더라고요. 그 아이들에게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고, 여행도 시켜주고 싶어요. 올해부터는 제가 직접 MC도 볼 생각이에요. 저 때문에 손을 내미는 사람이 단 10명이라도 더 생긴다면 기꺼이 할 거예요.”

“나를 찾아주는 무대가 있고, 쉬지 않고 일할 수 있어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이건명. 그가 지향하는 배우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저는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죽을 힘을 다해 무대에 서요. 제가 제일 행복한 순간은 커튼콜에서 관객의 진심 어린 박수를 받을 때거든요. 그때 가슴이 타버릴 것 같은 전율이 와요. 앞으로도 제가 행복하려면 계속 이런 박수를 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감동을 주는 무대를 만들어야 하잖아요. 관객이 행복해야 저도 행복할 수 있어요(웃음).”
등록일 : 2014-06-26 오전 10:43:00   |  수정일 : 2014-06-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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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TV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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